백의전사 천호진 vs 백의천사 이성민
백의전사 천호진 vs 백의천사 이성민
백의전사 천호진
“보이는 즉시 죽여라.” KBS 의 기무라 타로(천호진)에게 잘못 걸려드는 순간, 황천길 가는 건 시간문제다. 애초 목표는 큰 아들을 죽인 각시탈, “그 놈과 한 패인 계집” 목단(진세연)이었지만 대상은 언제든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매번 각시탈과 목단을 눈앞에서 놓치는 작은 아들 ?지(박기웅)의 목에도 검을 들이댈 수 있는 강심장의 소유자다. 비위를 거스르는 사람은 세포분열 하듯이 계속 늘어나고 그들을 잡을 수 있는 제국경찰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니, 기무라 타로표 피의 정치를 도저히 멈출 수 없다. 물론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기무라 타로의 매일 아침 각 잡고 다림질한 것처럼 보이는 하얀 제복에는 피 한 방울 묻지 않으며, 동백기름으로 넘긴 듯한 정갈한 머리카락 역시 하루 종일 흐트러짐이 없다. 뽐내는 것은 카리스마요 불타는 것은 눈빛인 서장 양반, 그러다 동공으로 사람 죽이겠소.

백의천사 이성민
“죽이지 말고 살려라.” MBC 의 최인혁(이성민) 교수가 메스를 잡는 순간, 살아나는 건 시간문제다. 중환자실이 없어도, 수술방을 못 잡아도, 응급실이 터져나가도 일단 환자들을 받고 본다. 죽어가는 환자 앞에서 서열 따지는 스승이 얄밉지도 않은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승이 잘못한 수술을 대신 떠맡아 생고생을 한다. 분명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깨끗했을 하얀 가운이 땀으로 범벅될 때까지, 하얀 거즈가 빨간 피로 흥건히 젖을 때까지 숨 한 번 여유롭게 쉬지 않는다. 환자는 많고 침대는 없으니 최인혁 교수의 고집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자나 깨나 환자걱정을 해도 근사한 대접이 돌아오기는커녕, 부담스러워하는 선배들한테 차이고, 피곤해하는 후배들한테 차이다 결국 수술금지 명령까지 받기에 이른다. 먹는 것은 욕이요 듣는 것도 욕인 의사 양반,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래 열심히 일하능교. 환자 살리려다 당신이 먼저 쓰러지겠다 아입니꺼.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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