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철│고객님, 괜찮은 적금 하나 들고 가세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061221060345195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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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5월 25일생. 벌써 이십대 후반이다. 영화 를 찍을 때도 같이 출연한 모델들 중에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거의 없더라.
서강대에서 신문방송학, 사회학을 전공하는데 학점 따기도 워낙 어렵고 출결 관리도 엄격해서 모델 활동 할 때 애를 많이 먹었다. 그래도 재수까지 해서 입학한 학교인데 졸업장은 꼭 받고 싶어서 계속 활동과 병행을 해왔다. 지금 한 학기 남겨두고 휴학 중인데, 다음 학기에 복학할 수 없을 만큼 일이 많아지고 바빠지면 좋겠다. 하하하하.
평소에 가장 즐기는 것은 축구다. 보는 것, 하는 것 다 좋아한다. 특히 우리 축구팀은 창단 2주 만에 총장 배 준우승을 했던 팀이다. 아아, 요즘 경기에 못 나가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유로 2012나 K리그 경기도 챙겨보고 있다. 응원하는 팀은 바르셀로나! 잘하는 팀을 응원하니까 얼마나 신나는지! 하지만 이 팀이 암흑기일 때부터 계속 믿고 응원을 해 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원래는 선수를 따라가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팀에 애착이 생겨서 의리를 지키고 있다.
모델이 되고 나서 깜짝 놀랐던 게, 우리나라에 키 크고 멋진 사람이 정말 많다는 점이었다. 나랑 눈높이가 맞는 분들이나 더 크신 분들도 워낙 많고, 다들 얼마나 멋있던지. 나는 평소에 별로 멋을 부리거나 하는 편이 아니라서 더 놀랐다. 학교 다닐 때도 항상 구질구질하게 입고 남자애들이랑 몰려다니고 그러는데 말이다.
내가 진짜 남자로서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장동건 선배님이다. 나이가 들었다고는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잘생긴 기준은 아직도 그분이다. 모델 중에는 임주환 선배를 정말 좋아해서 인터뷰도 몇 번이나 읽고, 사진도 챙겨볼 정도였다. 강동원 선배님의 작품도 전부 다 찾아봤고. 진짜 멋진 남자들이 너무 많다니까.
배우로서 가장 눈여겨봤던 분은 김남길 선배님이다. 이후로 계속 주목하고 있었는데, , 다 봤다. 누구도 닮지 않은 자신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정말 존경스럽다. 제 2의 누구, 그런 수식이 없는 배우잖은가. 언젠가 신인 배우가 여성스러운 남자를 연기 할 때, 의 내 연기를 참고할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 하하하.
모델 생활을 하면서 벌었던 돈은 대부분 은행에 잘 모아뒀다. 모델 일을 하면서도 비싼 옷은 잘 안사는 편이었는데, 내 형편보다 무리하는 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다. 부모님이 절약을 늘 강조하셨는데, 그래서 어려서부터 몸에 그런 습관이 베어있는 것 같다. 덕분에 지금 취업한 친구들을 봐도 덜 조급하다. 나는 이미 모아둔 게 있으니까, 지금 좀 일이 없더라도 2, 3년 사이에 따라잡으면 되는 거니까.
내가 번 돈으로 산 제일 비싼 물건은 스쿠터다. 그런데 너무 걷지 않으려고 해서 금방 팔아버렸다. 그것보다는 어머니께 드린 선물이 더 비쌌던 것 같다. 결혼기념일에 큰 TV도 사드렸고, 이번에 영화를 찍은 기념으로 냉장고도 사 드렸다. 마침 기다렸다는 듯이 14년된 냉장고가 딱! 고장이 나더라고.
오디션에 한창 떨어지고 다닐 때, 회사 회식 자리에서 손창민 선배께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그랬더니 “겨우 그 정도로 주눅이 드냐. 나는 훨씬 많이 떨어지고, 심한 말도 많이 들었다. 아직 멀었다” 그러시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 50번 떨어졌지만, 아직 100번은 안된 거니까.
촬영을 할 때 감독님이 일단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끔 풀어 주셨다. 그 중에서 가장 괜찮은 장면을 골라서 영화에 써 주신 거라고 생각 한다. 강지환 선배님도 현장에서 구체적인 부분까지 도움을 많이 주셨고, 영광 씨도 내 모니터를 꼼꼼히 해 주기도 했고,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으면서 작품을 해 낸 것 같다.
아무래도 민승은 차형사가 해결하는 사건과 분리된 인물이다 보니까 막상 영화에서 편집된 장면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아깝지만 영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겠지. 그래도 감독님이 DVD가 나오면 민승의 장면들을 좀 더 살려주시겠다고 하셨다.
무대 인사를 가면, 배우들이 인사를 할 때마다 함성 소리가 다르다. 아무래도 다른 분들은 이미 인기인이시니까 아마 신인인 나만 신경 쓰고 있는 걸 텐데, 나를 향한 함성도 조금씩 커지고 있는 것 같다. 그 기분이 정말 좋다.
글. 윤희성 nin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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