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위크│신화 “합체로봇처럼 서로 보완해준다” -2
신화위크│신화 “합체로봇처럼 서로 보완해준다” -2
KBS 에 이어 ‘라디오 스타’ 등 본격적으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시작했는데 어떤가.
앤디: 예전에는 나이도 어렸고 말 할 때 한번만 생각해서 했다면 요즘은 더 성숙해지고 나이를 먹다 보니 두세 번 생각하고 좀 더 정리해서 얘기하게 된다.
전진: 요즘 예능의 추세는 서로 험담을 하거나 멤버들에 대해 장난치는 편인데, 우리는 서로 너무 잘 알다 보니까 멤버들이 싫어하는 걸 하고 싶지가 않다.
동완: 가볍게 툭툭 치고 그래야 되는데 다들 가볍지가 않다. 솔직히 너무 훈훈한 거 재미없고, 이러다 나중에 사이 틀어질 수도 있어서 걱정인데 사실…만나면 진짜 훈훈하다. 서로 챙겨주려고 하고. 아우, 토할 것 같다. (웃음)

하지만 ‘라디오 스타’ 녹화 때는 김구라 씨가 잔잔하게 흘러가게 두지 않았을 것 같은데.
민우: 전진 씨가 완벽 방어했다. (웃음)
전진: 더 세게 해주셨어야 좀 흥분해서 대응했을 텐데 너무 좋게 해 주셨다. (웃음)
에릭: 녹화 전 MC 선배님들에게 인사드렸더니 “너희들 14년이나 같이 가고, 다시 나올 줄 몰랐는데 이렇게 나온 걸 보니 장하다” 하고 등을 두드려주셨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 보면 자극적인 소재나 성형 고백처럼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가십거리로 연예인들 이미지를 소모시키지 않나. 그렇게 해야 시청률이 많이 나올 걸 알면서도 ‘동생들 장하구나’ 하는 마음에 우리를 많이 위해주신 것 같다.

지난 주부터 JTBC 도 시작했는데 스스로 평가하기에 어떤가.
에릭: 재밌어서 재밌는 방송이 있고 어설프지만 자라가는 과정이 재밌는 방송이 있는데, 앤디가 나왔을 때 MBC 가 그랬다. ‘와, 이거 엄청 웃기다’ 하며 보는 게 아니라 불안하게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웃음) 그런데 앤디가, 그 예능 하나를 잘 못하면서도 집중해서 보게 하는 힘이 있었다. 나중에는 잘 적응해가는 모습에 시청자들도 몰입해서 봤으니까.
앤디: 밀당을 잘 했지. (웃음)
에릭: 그런 면에서 도 처음에는 조금 부족한 점이 있을지 몰라도 가면 갈수록, MBC 처럼 정드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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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음악이나 방송 등 모든 활동에 직접 관여하고 제작한다는 면에서도 남다른 경우다. 스스로 책임지는 게 많은 만큼 할 수 있는 영역도 커진 셈인데.
민우: 우리가 십대 때 만나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활동도 하고 앨범도 만들고 무대도 꾸미다 보니 각자에게 맞는 기회를 조금씩 찾게 된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곡을 쓸 줄 몰랐는데 곡을 쓰게 됐고 솔로 활동을 해 봤고, 개인 활동이 잘 되면 팀이 더 잘될 수 있다는 걸 인식하면서 십 몇 년이 흘렀다. 그동안 앤디도 제작을 하고 에릭은 연기를 하면서 배우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고, 진이는 만능 스포츠맨이자 재치 있는 예능인으로서 다크호스라는 말을 듣고 있고.
신화: 으하하하하하! 콜록콜록!
민우: 혜성이는 어쿠스틱한 발라드 가수의 이미지로…
신화: 으하하하하하!
민우: 하하, 이렇게 내가 말만 하면 애들이 빵빵 터진다.
혜성: 진이는 SF 만화 이미지, 나는 어쿠스틱 이미지? (웃음)
민우: 동완이는 연기에 뮤지컬까지 하게 됐는데, 나도 마지막 공연을 보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저 많은 대사를 저렇게 소화하고 자신 있게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이 참 멋있었다. 그런 각자의 다재다능함이 모여서 지금의 신화를 만드는 것 같고, 그래서 제작도 다 같이 할 수 있는 것 같다.

신화의 막내로 시작한 앤디가 지금은 아이돌 그룹 틴탑의 제작에도 관여하고 있는데,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후배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 줬나.
앤디: 멤버를 뽑을 때부터 내가 연습생 시절 느꼈던 걸 많이 반영했다. 지켜보고 관찰해보면 각자 어떤 매력이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 멤버 형들도 많이 도와줬는데, 에릭 형이 직접 사무실에 와서 아이들에게 얘기를 해 주기도 하고 민우 형은 작곡을 해 줬다.

지금까지 신화가 걸어온 길을 따라 밟고 싶어하는 후배들이 많을 텐데, 전례가 없었던 아이돌 선배로서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전진: 잘 지냈냐.
신화: 으하하하하하!
민우: 우리 멤버들의 경우 부모님이 먼저 나서서 어떤 입장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한 번도 없다. 자식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게 부모님이지만 우리 같은 아이돌들은 사회생활을 일찍 경험하니까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고 해결할 수 있게 믿고 맡겨 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
혜성: 우리 때만 해도 팀에서 누구 하나만 다른 일을 하고 걔 혼자 다른 방송에 출연하는 게 아주 낯설고 드문 일이었다. 그런데 우리 멤버 중에 누구는 연기를 하고 누구는 DJ를 하고 누구는 솔로 앨범을 내고 하면서 지금은 개인 활동이 많이 보편화됐는데, 그러다 보면 분명 한 사람 치고 나가는 멤버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랬을 때…
민우: 질투 많이 하셨어요?
신화: 으하하하하하!
혜성: ……
민우: 장난이야.
혜성: 콱 그냥. 아무튼, 그럴 때 자기가 잘 해서 잘 됐다는 생각보다 내가 이 팀에서 시작했고 이 안에 있는 멤버들이 뒤에서 밀어준 덕분에 잘 됐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
에릭: 그리고 수익 구조 같은 면에서 자신들이 생각했을 때 불합리한 게 있다면 개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어리다고 해서 목소리 내는 걸 포기하지 말고 팀을 위해서라면 누군가 총대를 메고 나서든 다 같이 합심을 하든 스스로 움직이면 좋겠다. 회사가 아무리 컨트롤 하려 한다 해도, 팀이 뭉치면 어딜 가도 자기들은 자기들이니까. 연예인은 다른 직업에 비해서도 정말 너무나 이 일을 하고 싶어서 들어온 사람들이니까, 원래 자기가 좋아했던 ‘일’을 제일 중심에 놓고 그걸 해치는 나쁜 것들은 고치려고 노력했으면 한다. 어릴 때는 조금 실수해도 다시 고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보고 그게 아니었을 때는 다시 돌아오면 된다.
동완: 덧붙이자면, 따로따로 목소리를 내지 말고 다 같이 동시에 내거나 한 명한테 맡기고 맡겼으면 믿어줘야 한다. 따로 얘기하면 먹히지도 않고 멤버끼리 와해되는 경우도 많던데, 일 문제에 있어서는 멤버끼리 토론해야지 누구는 부모님이랑 의논하고 누구는 다른 사업가랑 의논하다 깨지는 걸 보면 안타깝다.
혜성: 사실 동완이가 딴 목소리를 내서 많이 힘들었…
신화: 으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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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주년 기자회견에서 “별 볼 일 없었던 우리 여섯 명을 신화라는 이름으로 처음 뭉치게 해 주셨던 이수만 대표님께 감사드린다”는 에릭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신화로 모이기 전까지는 단지 노래를 좋아하고 춤을 좋아하는 개개인이었을 텐데 그런 여섯 명이 신화라는 팀을 이루고 여기까지 왔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데뷔 전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이던 그 때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던 것 같나.
동완: 난, 서바이버.
전진: 정말, 동완이 형에게서는 ‘살아야 한다’는 기운이 느껴졌다. (웃음)
민우: 나는, 꿈을 꾸다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진심으로 포기하지는 못했을 만큼 절실했는데, 그 때 행운이 왔다.
에릭: 나는 좀, 철없는 패기였던 것 같다. 솔직히 열정은 아니었다. 게다가 막상 들어와 일을 해 보니 이 세계가 생각만큼 화려한 것만도, 쉬운 것도 아니었고 그래서 나는 여기에 안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와중에 이수만 선생님에게 감사드리는 건, 만약 내가 솔로로 데뷔했으면 100퍼센트 ‘아, 이건 나한테 안 맞는 길이야’라고 접었을 텐데 멤버들을 만나게 해주신 덕분에 계속 오게 된 거다. 신화를 통해 새로 좋은 인생의 친구들을 얻은 것도 좋지만, 이 친구들이 내가 부족한 부분을 커버해줄 수 있으니까 얘네들과 같이 활동하면 내가 굳이 가수를 그만두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동완: 합체로봇처럼 다들 조금씩 서로 보완해주는 면이 있다. 나는 오른쪽 다리. (웃음)
앤디: 나는…갓난아기?
신화: 푸하하하하하!
혜성: 어떻게 말을 저렇게 귀엽게 하지?
앤디: 신생아. 왜냐면…
에릭: (앤디 볼에 뽀뽀)
앤디: 아으!! 아무튼 신생아에게 옷을 입혀 주고 음악을 듣게 해 주면서 주위에서 멋지게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신화가 탄생한 거고, 신화라는 이름에 덧붙여 앤디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 같다.
혜성: 나는…
전진: 어린왕자. (웃음)
혜성: 데뷔 전 나는 진짜 아무 생각도 없었다. 미국에서 유학 중에 오디션을 보게 된 것도 특별히 이걸 하고 싶어서는 아니었다. 그 때 굉장히 방황의 시간, 힘든 사춘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오디션이 겹치면서 한국에 가수를 하러 가느냐 아니면 미국에서 계속 공부를 하러 가느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그런데 계속 미국에 있으면 그 방황을 못 이겨 나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가수의 꿈보다 내 인생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거다. 그렇게 운명인지 뭔지 내가 한국에 오고, 춤을 못 추던 내가 연습실에서 춤 연습을 하고, 멤버들이 한 명씩 모여들기 시작하고, 녹음을 하고 있고, 그러다 여기까지 온 거다. 그 때는 솔직히 ‘훌륭한 팀이 돼야지. 최고의 가수가 돼야지. 나중에 대상도 받고 그래야지’ 하는 꿈이나 목표가 전혀 없었다. 아예 백지에서 모든 게 시작됐다.
전진: 나는, ‘달려라 하니’ 같았다. 어릴 때부터 춤을 좋아해서 열심히 추고 배우기는 했지만 가수가 되겠다는 생각은 특별히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내 꿈은 데뷔 초 잡지 인터뷰에 썼던 것처럼 ‘아버지’였다. 친어머니가 안 계시다 보니 사람 찾는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 친어머니를 찾는 게 꿈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춤 연습 끝나고 TV에서 H.O.T 첫 방송을 보니 학교 선배인 강타 형이 나오는 거다. 아는 사람이 TV에 나오는 걸 그 때 처음 봤는데, 딱 드는 생각이 ‘TV에 나가면 엄마 찾을 수 있겠다. 가수가 돼야겠구나’였다. 그러다가 얼떨결에 행운을 만나 신화의 마지막 멤버로 들어가게 된 거다.
에릭: 뻔한 영화 같지만 우리가 모인 과정이 다 신기하게 드라마틱하다. 초반 숙소 생활할 때 다들 울면서 일기 쓰고, 진이가 엄마 찾으러 간다고 할 때 같이 갔던 기억이 난다.
민우: 그래서 운명이었던 것 같다. 다들 환경도 너무 다르고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였는데 영화처럼 모이게 됐다. 그리고 나는 그 중에 드래곤볼을 완성하는 하나…(웃음)

* 더 자세한 이야기와 다양한 사진은 월간지 < Kstar >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글, 인터뷰. 최지은 five@
인터뷰. 강명석 기자 two@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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