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드 <다운튼 애비>, 아직도 안 보셨나요?
, 아직도 안 보셨나요?" />
영국 드라마 가 계속적인 재정난에 허덕이는 미국의 공영방송 PBS를 살려내고 있다. 는 제 1차 세계대전 전후를 배경으로, 다운튼 애비라는 거대한 성을 소유하고 있는 크롤리 가와 성을 운영하는 하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현 소유주인 그랜섬 백작 로버트 크롤리와 백작부인 코라는 딸만 셋이다. 당시 법에 따르면 재산은 아들에게만 상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리즈는 딸들의 혼처에 집안의 미래가 걸리게 된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얼핏 보면 그동안 수없이 많이 봐왔던 영국 시대극과 별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시리즈가 어떻게 PBS를 살려냈냐고?

지난 2010년 9월 26일 영국 ITV에서 방영된 는 시대극으로는 1981년 방영된 (Brideshead Revisited) 이후 가장 인기를 끈 작품으로 대두됐다. 영국 내 시즌 1 평균 시청자가 자그마치 1180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의 세계적인 인기는 2011년 1월 9일 미국 PBS에서 ‘마스터피스’ 시리즈로 방영되면서 증폭됐다. 미국 내 PBS에 대해 대중이 갖고 있는 이미지는 어린이 교육방송 혹은 장년층을 위한 방송이었다. 시청자 평균 연령 또한 64세로 젊은 층이 선호하는 채널은 아니었다. 하지만 2011년 와 등의 연이은 히트로 젊은 시청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시즌 1의 평균 시청자는 490만 명으로 이는 PBS의 프라임타임 시청자 190만 명에 비해 큰 폭 상승이다. 또 지난 1월 8일에는 시즌 2가 방영을 시작하면서, 와 등의 언론에서 특집 기사를 실었고, PBS 역시 CNN과 BBC 아메리카, 라이프타임 등 케이블 채널과 과 < TV 가이드 > 등의 연예 매체를 통해 광고를 하는 등 보기 드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8일 방영분은 재방영과 DVR 재생, 온라인 스트리밍 등을 제외하고도 420만 명이 지켜보았다. 이는 지난해 방영된 시즌 1과 비교할 때 18%나 상승한 수치다. 덕분에 는 매년 줄어들고 있는 정부 지원금과 일반 기업 스폰서 등으로 고심하던 PBS에게 단비가 되어주고 있다.

시즌 3, 2012년 9월에 첫방송

의 인기 원인은 무엇일까. 이 시리즈를 창작한 줄리안 펠로우스는 최근 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국인에 비해 미국 시청자들은 계급사회에 대한 관심이 적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 묘사되는 다양한 삶을 보기 원한다.” 귀족인 크롤리 가정은 물론 다운튼 애비를 유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하인들의 삶까지 동등하게 서술하고 주목하며, 관심을 갖고 다루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인기를 거두고 있는 것. 그 인기를 증명하듯 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과 연출상, 각본상, 여우조연상 등 주요부문을 포함한 6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는 1월 15일 열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또 지난 9월부터 12월 말까지 영국에서 방영된 는 최고 1273만 명의 시청자를 동원하기도 했다. 지속적인 성공에 힘입은 듯 ITV 측은 시즌이 끝나기 전인 지난해 11월, 2012년 9월에 시즌 3을 방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기가 있으면 비판도 따르는 법. 시즌 1이 예상 밖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이유로는 의 배경이 된 웅장한 하이클레어 성과 탄탄한 배역진 등도 있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줄리안 펠로우스의 각본이 큰 역할을 했다. 일부에서는 시리즈 자체가 펠로우스의 창작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20세기 초에 실제 집필된 소설을 각색한 것 같다는 극찬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시즌 2에 대한 평은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시즌 1에 비해 멜로드라마 색채가 지나치게 짙어졌고 이야기의 개연성이 약해지면서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코미디로 상황이 흘러간다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또 시즌 1부터 시즌 2까지 레이디 메리 (미셸 도커리)와 미스터 매튜 크롤리 (댄 스티븐스)의 밀고 당기는 사랑 행각은 일부 시청자들을 ‘안티 메리&매튜 커플’로 만들었다고. 차라리 메리와 매튜가 이뤄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역대 최고의 시대극으로 평가받고 있는 역시 종반에는 혹평을 받았지만 팬들에게 아직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는 것처럼, 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의 배경이 되고 있는 뉴 햄프셔 주에 위치한 하이클레어 성에는 시리즈 방영이 시작된 2010년에만 자그마치 17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을 했고, 현재도 이 같은 발길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편집. 이지혜 sev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