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가 소중한 이유
가 소중한 이유" /> 마지막 회 토-일 SBS 밤 10시
결국 모든 것이 행복하게 마무리되었다. 태섭(송창의)과 경수(이상우)는 아우팅을 당해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생각할 만큼 강해졌고, 언제나 집안의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되었던 병태(김영철)와 민재(김해숙) 부부는 간만의 여행을 꿈꾸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최정훈)는 당신 뜻대로 정실부인의 곁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보냈다. 는 이처럼 마지막 순간까지도 제목 그대로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을 담아냈다. 이것이 정말 놀라운 건, 이 아름다운 해피엔딩이 ‘1년 후’ 따위의 자막으로 얼렁뚱땅 얻어낸 화해와 배려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토록 깐깐하던 할머니(김용림)가 민재에게 “한 평생 잘 보살펴 줄 테니 다음 생엔 내 각시 하라”고 말할 수 있는 건, 단순히 고부 갈등이라 말할 수 없는 인격 대 인격의 촘촘한 서사 덕분이다. 집안의 위계질서가 뚜렷한 가운데서도 할머니는 고집이 아닌 강단을 보여주었고, 민재는 며느리의 도리를 다하되 가족 구성원을 위해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았다. 가령 태섭과 경수의 관계를 밝혀야 할 때 민재는 자신도 집안 어른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할머니는 타박을 가장하며 그동안 마음 고생한 민재를 위로했다. 이것은 이 가족 특유의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다. 물론 이 이상적 가족 안에서도 ‘지랄’ 같은 순간들은 있었다. 할아버지와 병준(김상중)의 관계는 언제나 불편했고, ‘슈퍼 엄마’ 김민재에게도 오십견과 우울증은 찾아왔다. 요컨대, 그들이 가족이기에 아픈 순간들이었다. 그럼에도 결국 이 모든 것들이 해피엔딩을 향해 순차적으로 흐를 수 있는 건 그들이 가족의 정에 기대기보다는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도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버리지 못하는 병준에게 아라(장미희)는 “아버지만 아는 아버지 마음, 마음대로 단정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아라 본인은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병준에게 가진 편견을 넘어 병준의 마음을 알았노라 고백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모른다는 걸 인정하기에 궁극적으로 상대방을 알 수 있다는 역설. 다시 말해 그들은 가족이기에 구속하는 법 대신 가족이기에 이해하는 법을 알고 있다. 물론 이처럼 역지사지의 자세로 온전한 소통에 이르는 이상적 공동체의 모습은 말 그대로 이상적이다. 과연 현실 속에서도 인생은 아름다운가?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드라마는 하나의 가상이기도 하지만 현실을 향한 하나의 발화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즉 는 단순히 현실을 무시한 채 만들어진 가상이 아닌, ‘인생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한 요구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름답지 않을수록, 그래서 드라마와 현실의 괴리가 크게 느껴질수록 이러한 요구는 더더욱 소중하다. 이 드라마를 보며 우리가 느꼈던 그 감정처럼.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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