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다를 뒤집은 것처럼 폭우가 퍼붓던 9월 5일 오후, 쏟아지는 저 빗속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장어들이 나타났다. 바로 ‘2010 장근석 아시아 투어 더 라스트 인 서울’ 팬미팅에 참석한 장근석의 팬들이다. 여기서 우리는 ‘팬미팅은 다 똑같다’는 편견을 버릴 필요가 있다.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각국에서 찾아온 ‘장어 떼’ 앞에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 등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복장으로 등장한 장근석은 무려 4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자신을 주제로 화려한 프리젠테이션을 펼쳤다. 1995년 ‘전국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서 남아 최초로 대상을 받아 여왕들의 관을 썼던 사연부터 “사람들은 저에게 복근이나 식스 팩을 강요하지만, 전 결코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습니다” 라는 고집, 자신의 십대 시절 사진을 가리켜 자기 입으로 ‘상큼한 미소년’이었다고 표현하는 자부심까지 장근석 특유의 능수능란한 화술은 굳이 팬이 아니더라도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마력이 있다. “인형탈을 쓰면 머리가 다 망가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했습니다. (목청 높여) 바로 여러분을 위해서!”라 고백하는 대목은 가히 쇼맨쉽의 절정을 보여준다.
소속사 관계자들을 모아 진행한 에서는 김연아, 매니저인 김병건 실장 등과의 극과 극 열애설을 코믹하게 해명하고 ‘라운지 H 인 남아공’ 등 자신이 주관했던 행사의 출혈에 대한 소회로 스스로를 희화화하는 태도 역시 흥미롭다. “많은 분들이 ‘장근석의 큐티복근’ 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오로지 S라인에만 관심 있습니다” 같은 대사나 “홍콩에서는 저 때문에 길이 마비가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라는 자랑마저 재수 없지 않게 들리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 보는 자기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개그를 구사하는 장근석의 재능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장근석의, 장근석에 의한, 장근석을 위한’ 팬미팅, 이건 진짜 가보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는 ‘장근석스러움’이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소속사 관계자들을 모아 진행한 에서는 김연아, 매니저인 김병건 실장 등과의 극과 극 열애설을 코믹하게 해명하고 ‘라운지 H 인 남아공’ 등 자신이 주관했던 행사의 출혈에 대한 소회로 스스로를 희화화하는 태도 역시 흥미롭다. “많은 분들이 ‘장근석의 큐티복근’ 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오로지 S라인에만 관심 있습니다” 같은 대사나 “홍콩에서는 저 때문에 길이 마비가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라는 자랑마저 재수 없지 않게 들리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 보는 자기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개그를 구사하는 장근석의 재능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장근석의, 장근석에 의한, 장근석을 위한’ 팬미팅, 이건 진짜 가보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는 ‘장근석스러움’이다.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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