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FF10│이노우에 추키 “내게 남은 여름은 몇 번이나 있을까”
“스물아홉에 처음 영화를 만들었다. 그 전까지는 발레를 오랫동안 했고, 그림이나 음악을 공부하기도 했다. 배우 매니저 일을 하기도 했고.” 의 이노우에 추키 감독은 “먼 길을 돌아”와 영화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그 세계는 그에게 여자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 주었다. 제 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 국제경쟁부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의 상영작 역시 나이를 먹어가는 한 여자를 찬찬히 바라본다. 40대에 접어들면서 폐경의 징후를 느낀 수녀 마리아는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여성으로서의 삶을 욕망하게 된다.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아이를 낳고 수녀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 열망은 그녀의 여성성이 상실될 위기에 놓이자 비로소 강렬하게 타오른다.
JIMFF10│이노우에 추키 “내게 남은 여름은 몇 번이나 있을까”
“나 자신 또한 나이를 먹어가고, 몸의 변화를 느끼는 여성이니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마흔이 되기 전까지 내게 남은 여름은 몇 번이나 있을까? 앞으로 내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이노우에 감독의 고민처럼 마리아는 자신에게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여자로서의 시간을 위해 울고 방황하고 그리고 극복하고 다시 살아간다. 2008년 유바리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전작 에 이어 까지 매번 여성들의 내면을 담아내는 이노우에 감독의 다음 행보의 화두 역시 여자다. “아직까진 기술적으로 뛰어나진 못하지만 영화는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다. 앞으로도 계속 여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다음번에 좀 더 나이 먹은 여자로. 내 또래의 얘기를 하면 너무 리얼해질 것 같다.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아서 다 정리가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