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권하는 드라마│<성균관 스캔들>, 더이상의 캐스팅은 없다

KBS 의 토대가 된 로맨스 소설 에는 남장여자, 여주인공 주위의 꽃미남들, 은근한 퀴어 멜로 등 최근 몇 년 사이 드라마에서 유행했던 코드들이 대부분 담겨 있다. 그럼에도 원작의 높은 인기와 드라마에 쏟아지는 관심은 남장을 했지만 아름다운 처녀 대물 김윤희, 흠잡을 데 없는 선비 가랑 이선준, 미(美)와 재미에 집착하는 여림 구용하, 거칠지만 순수한 짐승남 걸오 문재신 등 주인공 ‘잘금 4인방’의 4인 4색 매력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에서 이들 캐릭터를 바탕으로 드라마가 아닌 다양한 버전의 캐스팅을 상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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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 박지선_ 초등학교 입학 첫날 남자 짝꿍의 짝 바꿔달라는 항의에 상처받아 남장을 한 채 살아가는 철벽녀. 모든 연애를 불온히 여기며 “두 번 다신 사랑 안 해 애인 따윈 필요 없는 사~람~”을 주문처럼 외우지만 휘순의 다정함에 점차 마음이 흔들리는데…

돌솔 박휘순_중동을 장악한 쫀드기 재벌의 외아들. 첫사랑이 실패하며 솔로로 돌아온 뒤 신분을 숨기고 시도한 소개팅에서 백전백패하며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자신의 재력에도 눈 하나 까딱 않는 지선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는 로맨티스트.

취권 박성광_귀여운 외모와 달리 술과 육두문자가 입에서 떠날 날 없는 쾌락주의자. 1종만 택시 하는 더러운 세상에 반발해 무면허로 택시를 몰던 중 잡혀간 유치장에서 지선과 마주치는데 자신의 매력에 넘어오지 않은 첫 번째 여자 지선에게 흥미를 느낀다.

독설 박영진_거친 야생마를 넘어 광견 같은 사내. 저도 모르게 지선에게 빼앗긴 마음을 숨기기 위해 “여자가 어디 감히 지하철을 타고 다녀?”라며 버럭 화를 내지만 이는 사실 ‘업어주고 싶다’의 반어적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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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 양상국_목숨처럼 사랑하던 닥터 피쉬의 해체 후 다시는 누구도 좋아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우연히 함께 생활하게 된 옹달샘 3인방의 미친 듯한 개그 세계에 빠져들면서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되는데…
무상 유상무_자칭 ‘키도 크고 멀쩡하게 생겼지만 (남에게) 당하는 게 좋다’는 독특한 인생관으로 제 밥그릇마저 종종 빼앗기는 한량 기질의 소유자. 국내 최대 조직에서 상무 자리까지 올랐지만 미련 없이 내려와 고시원 총무로 근무 중이다.
노파 장동민_3대가 교사인 엄격한 집안 분위기에 반발해 깽판치기와 찍자붙기로 살아온 청년백수. 심심하면 70대 여인으로 분장하고 거리에 나가 젊은 아가씨들에게 수작 거는 취미가 있다.
골통 유세윤_樂에 죽고 樂에 사는 음유시인. 짐승 같은 무대 매너로 수많은 여성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머리를 감을지언정 레게는 풀 수 없다는 강한 신념을 지니고 있다. 지상 최고의 나르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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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 이기광_음모에 의해 도둑으로 몰리고 키마저 오해받으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소년. 생계를 위해 예능 시장에 뛰어들지만 곱상한 외모와 달리 욱하는 성격으로 요주의 인물이 된다. 남몰래 “인생, 더럽다!”를 외치러 갔던 대나무밭에서 재훈을 만난다.
탁시 탁재훈_잘 생긴 외모, 적절한 유머 구사, 넘치는 재산까지 여심을 흔드는 모든 것을 보유하고 있는 남자. 민들레 홀씨처럼 자유롭게 살아왔으나 어느 날 문득 자신이 불혹을 지났음을 깨닫고 충격을 받는데…
감량 쌈디_영남 명문가의 자손이지만 거리를 떠돌며 거침없이 살아간다. “5분 안에, 5마디 말로, 10대부터 50대 여인까지 유혹할 수 있는” 555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마성의 싸나이.
냉혈 김구라_철저한 합리주의자. 하루라도 입바른 소리를 하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 특이체질로 사방에 적이 있지만 정작 본인은 개의치 않는다.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인터넷 방송계로 돌아갈 날을 대비해 파트너를 찾던 중 기광의 재능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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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 임예진_세기의 미녀. 취미는 거울보기, 특기는 거울 오래보기. 산다라박, 김연아 등 미소녀 분장을 취미로 한 끝에 남자 아이돌 분장에도 도전했다가 자신을 진짜 남자로 오해한 태현, 형기, 현철에게 정체를 밝히지 못하면서 난관에 빠진다.
행님 김태현_즉흥시인. 미녀에게 약하고 미녀 아닌 여자에게 강하다. 검색창에 자신의 이름을 쳐본 뒤 “산 김태현이 죽은 나이팅게일만도 못한가!”라며 인생무상을 느끼던 중 장난삼아 자신에게 사인을 부탁하는 예진에게 마음이 흔들리는데…
고정 조형기_1인자보다 강력한 그림자. 모든 토크쇼의 첫 회는 그가 접수한다. 영어를 한국어 발음에 접목시켜 부르는 막가파 팝송 등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중년돌. 성질이 급한 데다 쑥스러움을 감추기 위해 예진에게 일부러 더 버럭댄다.
월세 김현철_한국 연극계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손꼽혔던 천재. 지금도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해 감히 자신을 거스르는 상대가 있으면 “게라로히어!”라 일갈하는 야생 불독 같은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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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 구은재_남들의 원한을 대신 해결해주는 복수전문가. 눈 옆에 점을 찍으면 완벽한 남자로 보일 수 있는 변장의 명수로 이태영에게 버림받은 전 약혼녀의 의뢰를 받아 그의 룸메이트가 된 뒤 파멸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으려 하지만…
왕모 이태영_3대 결혼정보회사가 지정한 2010 최고의 신랑감. 돈, 학벌, 직업, 외모 모두 완벽하지만 어느 날 자신의 인생에 뛰어든 구은재 때문에 난생 처음 머리 싸매고 고민한다. 결국 그가 남자든 외계인이든 상관없다는 결론을 내리던 날 은재의 생모가 남긴 편지를 보게 되는데…
원수 김건강_태영의 배다른 형. 실없고 놀기 좋아하고 우유부단한 성품으로 한평생 직업 없이 살아왔다. 밥은 굶어도 와이셔츠는 세탁소에 맡겨야 직성이 풀리는 탐미쾌락주의자.
길억 김성재_솔약국집의 골칫덩이 장남. 결혼-이혼-재혼-기러기 아빠-이혼 등을 거치며 외로워도 화를 내고 슬퍼도 화를 내고 좋아도 화를 내고 부끄러워도 화를 내는 성격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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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지은 five@
편집. 장경진 th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