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 :
“달이나 해는 스스로 달인지 해인지 모르잖아요? 그건 사람들이 붙여준 것일 뿐이죠. 저도 연기하면서 남들이 어떻게 보는지에는 관심이 없어요.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든다는 식으로 자그마한 부분을 계산해서 작품을 고르고 싶지는 않아요. 단지 한 작품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어요. 그게 단순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죠.”
– 최민수, MBC 출연 당시 한 인터뷰에서 – 최무룡 : 최민수의 아버지. 1950~1960년대 한국 영화계 최고의 스타. 또한 어머니인 인기 배우 강효실은 북한 최초의 영화감독이기도 한 배우 강홍식과 ‘눈물의 여왕’으로 유명한 가수이자 악극 배우 전옥의 딸. 말 그대로 배우의 DNA를 타고난 셈으로, 그는 “대중이 나를 가깝게 생각하는 건 나 자체보다는 나의 부모라는 배경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두 살 때 이혼했고, 친척들의 손에 자라 부모를 좀처럼 만나지 못했다. 스스로 “절벽의 잡초”로 컸다고 말할 만큼 외롭게 자란 어린 시절.
주철환 : PD, 교수, 방송사 사장 등을 지낸 독특한 경력의 방송인. 그전에는 최민수가 다닌 동북고등학교의 선배이자 국어 교사로, 그에게 “에 나오는 키팅 선생님 같은 분”이었다. 최민수가 집에 들어가지 않고 학교에서 자면 밴드부실에서 소주를 마시며 그의 고민을 들어주곤 했다고. 그만큼 최민수는 청소년기를 거칠게 보냈다. 자신의 외로움을 권투로 달래고, 고아 친구와 자취를 하며 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내 군막에 병사가 아무리 없더라도 내 칼을 들고 내 성을 지키”겠다는 심정으로 배우가 된 건 필연이었을 듯. 최민수는 서울예대에서 연기를 배운 뒤 영화 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권투를 하는 외로운 남자의 이야기였다.
하희라 : MBC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최민수는 지극히 가부장제적인 집안에서 자란 남자 ‘대발’을 연기했다. 훤칠한 체구에 선 굵은 미남이면서 아내와의 갈등을 능글맞게 해결하고, 유머감각까지 갖춘 그의 캐릭터는 이전에 보기 힘든 남성상이었다. 이후 , 등의 영화도 이런 이미지가 녹아있는 작품들. 또한 김혜수와 함께 진행한 MBC 에서는 종종 직접 춤추고 노래하기도 했다. 이 시절 그는 1988년부터 1994년까지 관객 동원력이 가장 큰 배우로 선정되기도 한다.
고현정 : SBS 와 MBC 등에 함께 출연한 배우. 에서 그는 가난한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남자를 연기, 코믹한 이미지를 지우고 부드럽지만 강인한 내면을 가진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는 드디어 “귀족적이면서도 야수적”이라는 그에게서 야수의 모습을 끌어냈다. 최민수는 자신이 연기한 박태수가 몰고 다닌 은색 구형 그랜저를 직접 구입할 만큼 배역에 푹 빠졌고, 그의 말투와 행동을 직접 창조했다. 훗날 박태수의 대사들은 수많은 패러디가 생길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그의 연기가 가장 빛난 순간은 마치 초인 같던 터프가이로 살아온 박태수의 연약한 내면이 드러난 “나 지금 떨고 있니?”였다. 이때까지는 그는 연기를 통해 터프가이의 외모와 부드러운 감성을 동시에 보여줬었다.
박철 : 배우겸 방송인. SBS 의 ‘유부클럽’ 등에서 실제 생활에서도 터프가이로 사는 최민수의 일화들을 공개해 이른바 ‘최민수 시리즈’를 시작했다. 터프가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모았던 배우가 오히려 그 터프함 때문에 웃음의 대상이 된 셈. 하지만 최민수는 박철에게 “소스 (이야깃거리) 떨어지면 전화해”라고 할 만큼 이런 반응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SBS , 등 에서 보여준 ‘일편단심 터프가이’의 모습을 변주해 연기한 작품들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문제는 오히려 영화에 있었다. 그는 이후 , 등 터프함과 액션 연기를 강조할 수 있는 작품들을 연이어 선택했고, 연기에 몰입한 나머지 상대 배우를 실제로 때리기도 했다. 그는 정말로 너무 터프해졌고, 더욱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김제동 : KBS 의 ‘품행제로’에 함께 출연한 MC. 최민수는 문제 학생들을 바로잡는 역할로 출연, 그들에게 얼음물에 뛰어들 것을 요구하며 “(얼음물은) 엄마의 양수” 같은 독특한 화법으로 화제를 모았다. 평소 할리 데이비슨을 ‘자전거’라 말하고, 스스로 “전구도 갈아끼지 못하고 주민등록증도 잃어버린 뒤 안 만들었다”고 할 만큼 평범한 사람과 다르게 산 그의 모습이 대중에게 공개된 셈. 그는 카리스마를 “나 자신에 대한 장악력”이라 정의하고, “궁극적인 장악력은 자유다. 무엇인가에 안주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것, 나 자신을 정의하지 않는 것, 항상 채워나가는 대신 비워 나가는 것”이라며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갖고 살았지만, 사람들은 TV에 비춰진 그를 보고 최민수를 정의해나갔다.
이상민 : 프로듀서이자 최민수의 가장 친한 후배. 최민수는 이상민의 전 부인 이혜영이 그를 사기혐의로 고소하자 이상민의 기자회견에 동석, “혜영아 내가 볼 땐 이거 아니다. 내일이라도 취하해라. 너희들의 행복했던 모습이 그립다”고 말했다. 절친한 후배를 돕기 위해 나섰겠지만, 이혼한 부부의 일에 나선 것이 대중에게 좋아 보이기는 어려웠다. 또한 오토바이 불법 개조 논란에 대해 바이크를 탈 때의 복장 그대로 기자회견을 연 것이나 아내와 함께 대부업체광고에 출연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는 시대의 아이콘에서 별난 사람으로, 다시 ‘비호감’으로 변하고 있었다. “가슴에 칼을 품고 산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그 칼을 끄집어내서는 안 된다. 끄집어내는 순간 그 사람은 양아치가 된다”는 자세로 살았지만, 정작 사람들은 그를 ‘칼’로 받아들인 셈.
김종학 : 드라마 감독. , SBS , MBC 에 최민수를 캐스팅했다. 최민수에게 대중적인 인기를 가져다준 건 지만, 는 연기자로서 그의 특징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에서 연기한 화천회의 대장로는 현실과 신화의 중간쯤 위치하는 설정은 물론, 작품 속에서 어떤 내면도 보여주지 않은 채 순수한 악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민수는 이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독특한 말투와 복장은 물론 장면마다 완벽한 장악력으로 현실의 인물처럼 소화한다. 작품 밖에서는 웃음의 소재가 될지언정 작품 안에서는 강렬한 에너지로 캐릭터를 실제의 사람처럼 연기하며 작품 전체에 힘을 부여한다. 남궁연은 그에 대해 “배역이 정해지면 그 배역에 해당하는 영매를 불러내는 것 같다”고 말했고, 영화 촬영 당시에는 감정선을 유지하려고 세트에서 라면만 먹을 만큼 연기에 모든 걸 던졌다. 에서는 몸에 이상이 생겨 오른손을 쓰기 힘들자 왼손잡이가 돼 연기했을 정도. 의 연기는 남들과 다르게 살았고, 25년 넘게 연기에만 집중하며 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경지다. 그가 우습거나 이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카메라 안의 최민수는 언제나 자기 몫을 제대로 했다.
강주은 : 최민수의 아내. 캐나다에서 살다 미스코리아 대회에 참가하려고 한국을 방문, 청재킷에 귀고리를 한 최민수를 처음 보고 “참 내 타입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민수는 강주은을 만난 지 세 시간 만에 결혼하자고 말했고, 그 후 바쁜 스케줄에도 17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에 가서 강주은을 만나 밥만 먹고 돌아올 만큼 정성을 다한 끝에 결혼했다. 강주은은 처음에는 “오빠만 믿어줘” 같은 말을 하는 최민수를 이해 못 해 “처음 3년간 40년 동안 싸울 양을 다 싸웠”지만 점점 그를 이해해 최민수에게 “고독 다음의 친구”가 됐다. 최민수는 아내 생일날 가족용 놀이공원 1년 회원권을 선물하고, 아무리 바빠도 아들의 학교 행사에는 참여했다. 특히 그가 노인 폭행 논란을 견딘 건 가족의 힘. 이 사건은 실제로는 최민수와 한 노인이 도로에서 언쟁을 벌인 뒤 노인이 출발하는 최민수의 차를 붙잡은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몇몇 정황이 왜곡 보도되면서 최민수는 노인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차에 매달고 수백 미터를 간 파렴치범이 됐다. 최민수가 무혐의 판결을 받으며 오해는 풀렸지만, 그는 은둔 생활을 선택했다. 그리고, 강주은이 “연기하는 걸 보고 싶다”며 복귀를 설득한 뒤에야 SBS 에 출연했다. 가정은 오직 연기 외에는 할 수 있는 것도, 할 것도 없었던 외로운 야수가 찾은 안식처 아닐까.
소지섭 : MBC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에서 그는 터프가이도, 괴인도 아니다. 담담한 말투와 합리적인 작전지시로 부하들을 이끌고, 자신보다 주변 사람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중대장의 캐릭터는 오히려 전형적으로 느껴질 만큼 이상적인 남자다. 하지만 최민수는 그의 강렬한 인상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캐릭터에 힘을 불어넣는다. 그는 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후배 배우들로는 채울 수 없는 무게감을 선사한다. 그건 평생 엄청난 에너지로 작품을 장악한 배우가 선배로서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인생도 영화처럼, 영화도 영화처럼 살면서 모든 영광과 풍파를 겪었다. 이제 이 사나이는 어떤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편집. 장경진 three@
“달이나 해는 스스로 달인지 해인지 모르잖아요? 그건 사람들이 붙여준 것일 뿐이죠. 저도 연기하면서 남들이 어떻게 보는지에는 관심이 없어요.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든다는 식으로 자그마한 부분을 계산해서 작품을 고르고 싶지는 않아요. 단지 한 작품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어요. 그게 단순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죠.”
– 최민수, MBC 출연 당시 한 인터뷰에서 – 최무룡 : 최민수의 아버지. 1950~1960년대 한국 영화계 최고의 스타. 또한 어머니인 인기 배우 강효실은 북한 최초의 영화감독이기도 한 배우 강홍식과 ‘눈물의 여왕’으로 유명한 가수이자 악극 배우 전옥의 딸. 말 그대로 배우의 DNA를 타고난 셈으로, 그는 “대중이 나를 가깝게 생각하는 건 나 자체보다는 나의 부모라는 배경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두 살 때 이혼했고, 친척들의 손에 자라 부모를 좀처럼 만나지 못했다. 스스로 “절벽의 잡초”로 컸다고 말할 만큼 외롭게 자란 어린 시절.
주철환 : PD, 교수, 방송사 사장 등을 지낸 독특한 경력의 방송인. 그전에는 최민수가 다닌 동북고등학교의 선배이자 국어 교사로, 그에게 “에 나오는 키팅 선생님 같은 분”이었다. 최민수가 집에 들어가지 않고 학교에서 자면 밴드부실에서 소주를 마시며 그의 고민을 들어주곤 했다고. 그만큼 최민수는 청소년기를 거칠게 보냈다. 자신의 외로움을 권투로 달래고, 고아 친구와 자취를 하며 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내 군막에 병사가 아무리 없더라도 내 칼을 들고 내 성을 지키”겠다는 심정으로 배우가 된 건 필연이었을 듯. 최민수는 서울예대에서 연기를 배운 뒤 영화 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권투를 하는 외로운 남자의 이야기였다.
하희라 : MBC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최민수는 지극히 가부장제적인 집안에서 자란 남자 ‘대발’을 연기했다. 훤칠한 체구에 선 굵은 미남이면서 아내와의 갈등을 능글맞게 해결하고, 유머감각까지 갖춘 그의 캐릭터는 이전에 보기 힘든 남성상이었다. 이후 , 등의 영화도 이런 이미지가 녹아있는 작품들. 또한 김혜수와 함께 진행한 MBC 에서는 종종 직접 춤추고 노래하기도 했다. 이 시절 그는 1988년부터 1994년까지 관객 동원력이 가장 큰 배우로 선정되기도 한다.
고현정 : SBS 와 MBC 등에 함께 출연한 배우. 에서 그는 가난한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남자를 연기, 코믹한 이미지를 지우고 부드럽지만 강인한 내면을 가진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는 드디어 “귀족적이면서도 야수적”이라는 그에게서 야수의 모습을 끌어냈다. 최민수는 자신이 연기한 박태수가 몰고 다닌 은색 구형 그랜저를 직접 구입할 만큼 배역에 푹 빠졌고, 그의 말투와 행동을 직접 창조했다. 훗날 박태수의 대사들은 수많은 패러디가 생길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그의 연기가 가장 빛난 순간은 마치 초인 같던 터프가이로 살아온 박태수의 연약한 내면이 드러난 “나 지금 떨고 있니?”였다. 이때까지는 그는 연기를 통해 터프가이의 외모와 부드러운 감성을 동시에 보여줬었다.
박철 : 배우겸 방송인. SBS 의 ‘유부클럽’ 등에서 실제 생활에서도 터프가이로 사는 최민수의 일화들을 공개해 이른바 ‘최민수 시리즈’를 시작했다. 터프가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모았던 배우가 오히려 그 터프함 때문에 웃음의 대상이 된 셈. 하지만 최민수는 박철에게 “소스 (이야깃거리) 떨어지면 전화해”라고 할 만큼 이런 반응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SBS , 등 에서 보여준 ‘일편단심 터프가이’의 모습을 변주해 연기한 작품들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문제는 오히려 영화에 있었다. 그는 이후 , 등 터프함과 액션 연기를 강조할 수 있는 작품들을 연이어 선택했고, 연기에 몰입한 나머지 상대 배우를 실제로 때리기도 했다. 그는 정말로 너무 터프해졌고, 더욱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김제동 : KBS 의 ‘품행제로’에 함께 출연한 MC. 최민수는 문제 학생들을 바로잡는 역할로 출연, 그들에게 얼음물에 뛰어들 것을 요구하며 “(얼음물은) 엄마의 양수” 같은 독특한 화법으로 화제를 모았다. 평소 할리 데이비슨을 ‘자전거’라 말하고, 스스로 “전구도 갈아끼지 못하고 주민등록증도 잃어버린 뒤 안 만들었다”고 할 만큼 평범한 사람과 다르게 산 그의 모습이 대중에게 공개된 셈. 그는 카리스마를 “나 자신에 대한 장악력”이라 정의하고, “궁극적인 장악력은 자유다. 무엇인가에 안주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것, 나 자신을 정의하지 않는 것, 항상 채워나가는 대신 비워 나가는 것”이라며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갖고 살았지만, 사람들은 TV에 비춰진 그를 보고 최민수를 정의해나갔다.
이상민 : 프로듀서이자 최민수의 가장 친한 후배. 최민수는 이상민의 전 부인 이혜영이 그를 사기혐의로 고소하자 이상민의 기자회견에 동석, “혜영아 내가 볼 땐 이거 아니다. 내일이라도 취하해라. 너희들의 행복했던 모습이 그립다”고 말했다. 절친한 후배를 돕기 위해 나섰겠지만, 이혼한 부부의 일에 나선 것이 대중에게 좋아 보이기는 어려웠다. 또한 오토바이 불법 개조 논란에 대해 바이크를 탈 때의 복장 그대로 기자회견을 연 것이나 아내와 함께 대부업체광고에 출연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는 시대의 아이콘에서 별난 사람으로, 다시 ‘비호감’으로 변하고 있었다. “가슴에 칼을 품고 산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그 칼을 끄집어내서는 안 된다. 끄집어내는 순간 그 사람은 양아치가 된다”는 자세로 살았지만, 정작 사람들은 그를 ‘칼’로 받아들인 셈.
김종학 : 드라마 감독. , SBS , MBC 에 최민수를 캐스팅했다. 최민수에게 대중적인 인기를 가져다준 건 지만, 는 연기자로서 그의 특징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에서 연기한 화천회의 대장로는 현실과 신화의 중간쯤 위치하는 설정은 물론, 작품 속에서 어떤 내면도 보여주지 않은 채 순수한 악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민수는 이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독특한 말투와 복장은 물론 장면마다 완벽한 장악력으로 현실의 인물처럼 소화한다. 작품 밖에서는 웃음의 소재가 될지언정 작품 안에서는 강렬한 에너지로 캐릭터를 실제의 사람처럼 연기하며 작품 전체에 힘을 부여한다. 남궁연은 그에 대해 “배역이 정해지면 그 배역에 해당하는 영매를 불러내는 것 같다”고 말했고, 영화 촬영 당시에는 감정선을 유지하려고 세트에서 라면만 먹을 만큼 연기에 모든 걸 던졌다. 에서는 몸에 이상이 생겨 오른손을 쓰기 힘들자 왼손잡이가 돼 연기했을 정도. 의 연기는 남들과 다르게 살았고, 25년 넘게 연기에만 집중하며 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경지다. 그가 우습거나 이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카메라 안의 최민수는 언제나 자기 몫을 제대로 했다.
강주은 : 최민수의 아내. 캐나다에서 살다 미스코리아 대회에 참가하려고 한국을 방문, 청재킷에 귀고리를 한 최민수를 처음 보고 “참 내 타입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민수는 강주은을 만난 지 세 시간 만에 결혼하자고 말했고, 그 후 바쁜 스케줄에도 17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에 가서 강주은을 만나 밥만 먹고 돌아올 만큼 정성을 다한 끝에 결혼했다. 강주은은 처음에는 “오빠만 믿어줘” 같은 말을 하는 최민수를 이해 못 해 “처음 3년간 40년 동안 싸울 양을 다 싸웠”지만 점점 그를 이해해 최민수에게 “고독 다음의 친구”가 됐다. 최민수는 아내 생일날 가족용 놀이공원 1년 회원권을 선물하고, 아무리 바빠도 아들의 학교 행사에는 참여했다. 특히 그가 노인 폭행 논란을 견딘 건 가족의 힘. 이 사건은 실제로는 최민수와 한 노인이 도로에서 언쟁을 벌인 뒤 노인이 출발하는 최민수의 차를 붙잡은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몇몇 정황이 왜곡 보도되면서 최민수는 노인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차에 매달고 수백 미터를 간 파렴치범이 됐다. 최민수가 무혐의 판결을 받으며 오해는 풀렸지만, 그는 은둔 생활을 선택했다. 그리고, 강주은이 “연기하는 걸 보고 싶다”며 복귀를 설득한 뒤에야 SBS 에 출연했다. 가정은 오직 연기 외에는 할 수 있는 것도, 할 것도 없었던 외로운 야수가 찾은 안식처 아닐까.
소지섭 : MBC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에서 그는 터프가이도, 괴인도 아니다. 담담한 말투와 합리적인 작전지시로 부하들을 이끌고, 자신보다 주변 사람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중대장의 캐릭터는 오히려 전형적으로 느껴질 만큼 이상적인 남자다. 하지만 최민수는 그의 강렬한 인상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캐릭터에 힘을 불어넣는다. 그는 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후배 배우들로는 채울 수 없는 무게감을 선사한다. 그건 평생 엄청난 에너지로 작품을 장악한 배우가 선배로서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인생도 영화처럼, 영화도 영화처럼 살면서 모든 영광과 풍파를 겪었다. 이제 이 사나이는 어떤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Who is next
최민수와 에 출연한 이순재와 에서 함께 연기한 정준하와 MBC 에 출연 중인 유재석
10 Line list글. 강명석 two@
탑 – 김정은 – 윤종신 – 김종국 – 최지우 – 휘성 – 박찬호 – 이효리 – 장서희 – 최양락 – 다니엘 헤니 – 이수근 – 권상우 – 소지섭 – 이민호 – 최명길 – 정형돈 – 김남주 – 박진영 – 손담비 – 김태원 – 신해철 – 송강호 – 김아중 – 김옥빈 – 이경규 – 김혜자 – 고현정 – 길 – 원빈 – 이승기 – 닉쿤 – 지진희 – 박명수 – 김혜수 – 신동엽 – 현빈 – 윤은혜 – G드래곤 – 하지원 – 타블로 – 김C – 유승호 – 양현석 – 강호동 – 김태희 – 김연아 – 장동건 – 장근석 – 김병욱 감독 – 정준하 – 손석희 – 정보석 – 고수 – 이병헌 – 이수만 – 김현중 – 김신영 – 장혁 – 김수로 – 이선균 – 신정환 – 김태호 PD – 강동원 – 송일국 – 노홍철 – 조권 – 김제동 – 문근영 – 손예진 – 김수현 작가 – 하하 – 이미숙 – 전도연 – 유영진 – 강지환 – 김구라 – 박지성 – 탁재훈 – 탁재훈” target=”_blank”>오연수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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