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마치 오락 프로그램을 그대로 옮겨온 것처럼, 엠블랙은 [스타ON] 인터뷰 내내 기자들을 즐겁게 웃도록 만들었다. 의식적으로 개그를 했다는 말이 아니다. 그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음악 이야기를 할 때나, 소소한 숙소에서의 생활을 말할 때나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한 모습으로 말을 이어나갔고, 마치 축구팀이 환상적인 2:1 패스를 하듯 서로의 말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끌고 나갔다. 동영상으로 찍어두고 싶을 만큼 즐거웠던 엠블랙과의 [스타ON]을 공개한다.

얼마 전 팬 사인회를 했잖아요.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요? (임아름 ah04242***)
승호: 사인회에서 여러 번 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희를 매번 보시는데도 사인 하나하나를 너무 소중하게 여겨주시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이준: 저희를 욕하는 사이트가 있어요. 정말 저희 팬들인데, 욕을 해요. (웃음) 잘해도 욕하고, 못하면 더 욕하면서 재미를 느끼는 분들인데요. 그 분들이 사인회에 왔는데, 어느 사이트에서 왔다고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얼굴을 봤는데 진짜 모범생 이미지에 욕은 한 마디도 못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그분들이 기억에 남아요.
승호: 저는 거기 들어가면 재밌던데. 저를 되게 좋아하는 팬인지, 제가 머리를 세운 게 더 좋았나봐요. 그래서 제가 헤어스타일이 바뀌니까 처음엔 코디 욕 하다가 결국엔 양승호 돌아와 ***야 이런 글도 남기고. (웃음)

“가지고 싶은 기계는 이제 맥프로 뿐”
[스타ON] 엠블랙│“털 있고, 근육 있고, 깜찍한 건 무리에요” -3
[스타ON] 엠블랙│“털 있고, 근육 있고, 깜찍한 건 무리에요” -3
승호 씨는 팬들 반응을 굉장히 잘 보는 것 같아요. 트위터에서 팬이 프린터 사용법 물어 본 거 답도 해주지 않았어요? (웃음)
승호: 제가 원래 팬들 글에 답을 잘 안 해요. 비슷한 질문도 많고 UFO 문자도 있으니까. 그런데 이런 질문엔 꼭 답을 해줘야 될 것 같은 거에요.

최초의 ‘A/S돌’이라던데. (웃음) 원래 가수가 안 되면 공대생이 됐을 거라고 했던데요.
승호: 네. 원래 기계에 관심 많았어요. 옛날에 컴퓨터가 엄청 비쌌을 때도 부숴먹고 집에서 쫓겨나기도 했어요. 나이 들면서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는데 기계를 사야 된다고 마음을 먹으면 못 참아요.

그런데 방송에서 피아노 치는 모습은 의외였어요. 언제부터 치게 된 건가요? (라나)
승호: 피아노를 안치게 생겼는데 (웃음) 피아노를 한 10년 배웠어요. 요즘 연주를 하지 않아서 다시 시작하면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방송에서 보여드린 건 제대로 연습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서 부끄러웠어요. 그 후에 다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요즘에 관심 있는 기계는 뭔가요?
승호: 아, 다 이미 손에 넣었습니다. 지금 맥프로 하나만 있으면. (웃음)

작년에는 굳이 아이폰을 갖고 싶지 않다고 했었는데. (Ae)
승호: 지금 블랙베리까지 두 대 다 있어요. (웃음)

기계를 너무 사랑해서 선물도 다 기계로? (웃음) 이준 씨에게 게임기를 선물하고는 무조건 하루에 한 시간씩 하라고 했다던데. (neverever)
승호: 그게 사준 건 아니고, 제가 받은 걸 넘긴 건데 기계를 좋아해서 그런 게 많다 보니까 준이가 갖고 싶어하길래 게임기 하나 준거죠.

아직도 밤에 한 시간씩 시켜요?
이준: 아니요, 못하겠어요. 그것 때문에 갈등이 되게 많아요.
승호: 제가 30분으로 줄여줬어요.
이준: 어젠가 그젠가, 진짜 진심으로 화난 표정으로 게임하라고 해서 (웃음) 제가 먼저 잠들 때까지 (승호가) 안 자요.
승호: 제가 일찍 자는 편인데, 요즘에 게임하는지 지키느라 잠을 못 자요. (웃음) 게임은 뭘 해도 좋은데 게임은 일단 해야 해요.

이준 씨는 팬들이 인간 비글이라고 별명 지은 거 아세요? (gone)
이준: 아니요!

비글이 되게 기운차고 정신없는 종인데 (웃음) 이준 씨가 방송에 나오면 분위기를 초토화시킨다고.
이준: 어? 저는 그런 이미지 아닌데. 저는 되게 조용해요.
일동: ……
승호: 딱 한마디 하고 싶은데, 요즘에 아주머니가 집에 안 오시는데도 집이 정리가 돼 있어. 그거 내가 한 거거든. 집에 와서 기계들 각 잡고 니 침대 위에 옷 다 올려놓은 게 나야. 그런데 오자마자 침대 한 번 솨-악 쓰는 게 너야!
이준: 에이, 난 처음 듣는 얘기야.
승호: 그런데 준이는 외로움을 많이 타서 방이 깨끗하면 외롭다고 느껴요. 빈 여백이 좀 없어야 꽉 찬 느낌이라면서.
엠블랙 : 으하하하하하!
천둥: 무슨 강아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 같아.

이준 씨가 숙소 생활에 폭풍을 몰고 오는군요. (웃음)
이준: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저는 숙소생활 하는 동안엔 날 버리자고 생각해요. 그래서 씻는 것도 마다하고.
천둥: 마다하면 안 되지!
이준: 정리하는 것도 그렇고, 그냥 내 자신을 버려라. 딱 참고 숙소생활을 하자. 제 자신이 어지러운 게 싫으면서도 제가 참는 거죠. (웃음)
승호: 그런데 진짜 신기한 게, 연습생 때도 그렇고 준이네 집에 놀러가서 자면 장롱 속 물건 하나까지 다 정리가 돼 있어요. 그런데 왜 숙소에서는 그래?
지오: 그건 어머니가 다 하신 거야.
이준: 나도 하긴 해! 하지만 숙소에서는 모든 걸 버리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승호: 이젠 바닥에다 금을 그어놔야겠어요.
지오: 보통 운동 기구 같은 건 걸어 다니는 동선 바깥으로 치우잖아요. 그런데 이 친구는 수건 밑에다가 아령을 숨겨서 저는 걸어 다니다 아령을 찬 적이 있어요. 운동하고 아령 위에다 땀 닦은 수건을 걸어 놓으면 그게 안 보이잖아요!
미르: 나도. 수건 들어 올렸는데 완전 무겁고.
천둥: 난 벤치프레스에 부딪힌 적 있어.

“사랑스러운 모습 같은 건 남자 다섯이서 할 게 못되는 것 같다”
[스타ON] 엠블랙│“털 있고, 근육 있고, 깜찍한 건 무리에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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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는 멤버들이 각자 그냥 쉰다면서요?
미르: 그냥 자요.
이준: 개인 활동을 좋아해서…
지오: 따로 있는데도 더 따로 있으려고 하고 (웃음) 막 딴 방 들어가고.
승호: 맞아요, 딴방에서 컴퓨터하고 누구는 딴 방에서 전화하고.
지오: 이 친구(이준)는 요즘 빨랫감을 자기 침대 주위에 덮어서 병실에 칸막이 막아놓은 것처럼 살아요. 완전 차단! 아무래도 오픈돼 있으면 신경 쓰이니까. 숙면을 굉장히 좋아해서 다 가려놓고 자고.

천둥 씨는 이런 형들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형들 대하기는 어렵지 않아요?
천둥: 외국에서는 형, 누나 선배 이런 게 없이 거의 다 친구처럼 편하게 지냈는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더라구요. 한 살 형이라도 깍듯이 대해야 하는 게 어려웠어요. 그런데 지내보니까 우리(엠블랙) 끼리는 그런 게 무의미하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외국생활로 돌아갔어요. (웃음)

이렇게 재밌게 사는 팀인데, 예능에서 같이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없어요? (임채원 chewon2***)
지오: 특별히 어느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기 보다는 함께 나가서 보는 분들을 즐겁게 할 수 있으면 그게 좋아요. 워낙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서 나가기 전에 회의도 많이 하고. 요즘엔 고정으로 나가는데, 은 나오는 게스트마다 그걸 따라하거나 그것보다 더 신선하고 웃긴걸 해야 사람들이 즐거워하잖아요. 그래서 대본을 보면서 미르야, 넌 여기서 굴러, 내가 너 위를 뛰어넘을게 이런 작전을 많이 짜고. (웃음)
미르: 진짜 스타킹 거꾸로 입고 벗고. 살아남으려고 그렇게 해요.

미르 씨는 평소에도 예능감이 좋죠? (웃음) 보통 남들이 과거 사진을 올리는데, 미르 씨는 내 과거 사진은 내가 올린다고 하잖아요. (장성의 자랑)
미르: 처음에는 왜 그랬냐면, 1집 끝나고 나서 저한테만 그런 사진이 안 올라오는 거에요. 분명히 형들은 과거사진이 많이 올라오는데 왜 나만 없어! 나도 사진이 많은데 분명히 나에게도 많은 사진이 있는데 왜 못 찾을까 싶어서 한 장 올렸는데 반응이 좋은 거에요. 그래서 하나씩 올리다 보니까 재미를 느꼈죠.
엠블랙: 그러다 제대로 된 게 올라갔지. (웃음)
미르: 정말 제대로 한 번 당했죠. 팬들이 얘는 과거사진 좋아하나 보다 해서 강한 걸 올려주시더라고요 (웃음)
엠블랙: 으하하하하하
미르: 그 이후로 과거사진을 안올리고 있습니다. (웃음)

예능에서 활동하는 걸 보면 좀 더 밝은 이미지의 노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한 번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노래를 해보는 건 어때요? (강미형 peace1***)
미르: 그게 한 번 했다가 데여가지고.

‘Good Luv’ 말하는 거죠?
이준:그게 굉장히 크게 망해서.
엠블랙: 으하하하하
지오: 솔직히, 사랑스러운 모습 같은 건 남자 다섯이서 할 게 못되는 것 같아요.
천둥 : 맞아…..아예 나이가 열여섯 열일곱이거나…
승호: 밝은 곡이면 모를까, 귀엽고 깜찍한 건 무리에요.
지오: 이미 털 다 있고 막 이런데.
이준: 이렇게 근육 있고!
미르: 그래도 저희가 ‘Good luv’은 아쉬워하는 곡이에요.

천둥과 미르는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미르: 저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엄청난 질타를 받더라고요….
지오: 잘 하드만. 그래도 막내는 낫지. 난 수염이 있는데 했어…

지오 씨는 요즘 수염 미니까 좋아요?
지오: 네. 일단 화장이나 헤어에 있어서 변화를 줘도 수염 때문에 늘 변화가 안보였어요. 그런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착시현상으로 수염이 보인다고들 하던데. (웃음)
지오: 네, 자국도 있고…하루에 두 번씩 밀고 있어요. (웃음)

“제대로 성공하고 나서 푹 자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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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들이 의상이나 분장 콘셉트에서 마음에 드는 건 뭐였나요? ‘Y’ 뮤직비디오 의상이 너무 반짝거린다고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웃음) (배소영 baeso5***)
승호: 다 마음에 들었어요. 다만 ‘Y’같은 경우는 뮤직비디오가 나오고 나서 많은 의견이 나온 걸로 아는데요. 그게 뮤직비디오 배경이 두 개가 있었어요. 검은 배경에 있을 때는 그 옷을 입어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음악도 강하고 춤이나 노래 다 강하니까 의상으로 그런 느낌을 좀 약하게 하겠다는 거였는데, 하얀 배경에서 형광옷을 입고 춤을 추니까…. 그렇게 되더라구요. (웃음) 나중에 아들한테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빠가 저랬다. (웃음)
미르: 저희도 할 때는 몰랐는데 보고나서 헉 했었어요. (웃음)

그래도 결국 ‘Y’로 1등도 했잖아요. 1등했을 때 비 씨의 반응은 어땠어요?
이준: 좋냐? (웃음)

시크돌의 시크한 제작자네요. (웃음) 비 씨가 멤버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거 같아요?
승호: 저희도 모르게 영향을 많이 받아요. 일단 다섯 명 다 존경하고, 특히 저는 가수를 할 생각이 없었거든요. 원래 그냥 학생이었다가 뒤늦게 너무 하고 싶어서 22살에야 제이튠에 들어왔죠. 그래서 이 회사가 처음이자 마지막 회사에요. 그리고 제가 태어나서 남잔데 멋있다고 생각한 유일한 사람이 비였구요. 하다못해 연습실에서 연습할 때도 지훈이 형이 하는 걸 보면 어떻게 저렇게 하나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저도 모르게 따라하게 될 수밖에 없죠.
미르: 저도 지훈이 형을 보면서 지훈이 형 같은 제작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런데 지훈이 형 같은 개념하고는 좀 다를 것 같아요. 저는 회사를 차리기 보다는 회사를 운영하는 걸 도우면서 하고 싶은 걸 해보고 싶어요.

비 씨에게 들었던 가장 인상적인 말은 뭔가요? (안철선 acs9***)
지오: 이 말이 제일 기억나요. “형은 너희들에게 좋은 집과 좋은 차를 살 수 있게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몫은 너희가 하는 거다. 정말로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부와 명예가 따라오는 직업은 이것밖에 없을 거다. 그런데도 열심히 안 하면 너네들이 바보인거고.”
이준: 잠은 죽어서 자.

하하. 무섭네요.
이준 : 이게 웃긴 말 같은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되게 감동적이에요. 우리가 활동 때문에 진짜 피곤해서 정말 죽을 것 같은데, “잠은 죽어서 자”를 떠올리면 ‘아, 죽어서 자야지’하면서 또 버텨요.
미르: 사람이 보통 80년을 사는데 그 중에 2, 30년은 잔다던데….
지오: 그래서 요즘에는 잘 때 “죽어야지” 하고 잡니다. 하하. 제대로 성공하고 나서 푹 자려구요!

[스타ON]은 (www.10asia.co.kr)와 네이트(www.nate.com)가 함께 합니다.

인터뷰. 강명석 two@
인터뷰. 최지은 five@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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