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물의 새로운 가능성, ‘뜨거운 형제들’
스튜디오물의 새로운 가능성, ‘뜨거운 형제들’
‘뜨거운 형제들’ MBC 일 오후 5시 20분
아바타 소개팅을 두 번 반복했을 때까지 이 프로그램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박휘순이 폭발해서 살린 기획이지만 그 또한 박명수가 지적한 것처럼 외워서 하는, 시켜서 하는 개그는 잘 하지만 응용력이나 레퍼토리가 많지 않아 2회 안에서도 기복이 심했다. 형제가 형제답기 위해 서로의 숨겨진 본모습을 알아보고자 기획된 시트콤 상황극은 리얼 버라이어티와 콩트가 결합된 스튜디오물의 새로운 가능성이 엿보였다. 심리분석가의 분석을 돕기 위해 극단적인 상황에 멤버들을 대본 없이 몰아넣었고, 상대 배우들은 대본대로 상황을 이끌어가고자 움직였다. 웃기기보다는 본모습 그대로 대처해달라는 주문에 멤버들은 그 상황에 벗어나고자 노력했고, 나머지 멤버들과 심리분석가는 세트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을 관찰했다. 막장드라마에 가까운 비약적 전개와 억지 설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이를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보여진 멤버들의 성격도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탄탄한 연기력과 순발력을 갖춘 신인 코미디언들의 능력도 놀라웠다. 출연진의 한쪽이 대본대로 움직이고 다른 한쪽은 대본 없이 움직이는 까닭에 돌발 상황은 계속 터져 나왔고, 예측하지 못한 럭비공 전개와 당황해하는 출연진의 모습은 웃음을 유발했다. 물론 노유민, 박휘순처럼 상황대처 능력이 떨어지면 진행이 안 된다는 큰 단점이 있긴 하지만 사이먼D처럼 기대치 못한, 그간 숨겨져 있던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연기와 스토리가 기반이 된 상황극에 리얼 버라이어티의 재미요소를 함께 버무릴 수 있는 장르가 어쩌면 어제 시도한 상황극일지도 모르겠다. ‘뜨거운 형제들’의 신선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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