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 관해 궁금한 두세가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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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영웅들 ‘엑스맨’이 돌아왔다. ‘엑스맨의 위대한 탄생’이라는 카피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는 이미 일각에서 시리즈 중 최고작이라 불리고 있으며 부제의 중의법 사용은 100% 정당하다. ‘1급수’ 의 ‘시작’을 알리는 이 영화는 순수 오락영화인 동시에 철학적인 정치영화이고, 놀랍게도 풋풋한 하이틴 무비다. 과 의 아쉬움은 이제 잊어도 좋다. 의 매튜 본 감독은 무너져가는 전설을 화려하게 되살렸다. 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의 대단함을 파악하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지만 약간의 정보는 더 큰 재미를 주기도 한다. 에 관해 당신이 알아야 할 몇 가지 것들을 준비했다.

‘엑스맨’의 이름은 어디서 유래했나
은 프로페서 X/찰스 자비에와 매그니토/에릭 랜셔의 대립이 기본 골격이다. 주인공이 프로페서 X라서 엑스맨이라고 이름붙여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돌연변이’에게만 있는 ‘X-유전자’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X-유전자는 돌연변이에게 보통 사람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준다. 특별한(Extra) 힘을 준다는 의미로 X를 썼다는 이야기도 있고, 엑스레이(X-ray)에 의한 돌연변이라는 의미로 X를 해석하기도 한다. 어떤 것이건 ‘엑스맨’이 냉전시대 핵전쟁에 대한 근원적 공포가 낳은 산물이라 해도 지나친 해석은 아니다.

프로페서 X a.k.a. 찰스 자비에
찰스 자비에는 텔레파시와 독심술, 심지어는 타인의 생각까지 바꾸고, 몸의 감각을 조작하거나 기억을 완전히 지울 수도 있다. 사람이 듣고 보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셈이다. 이런 능력으로 돌연변이들의 정체를 곧바로 알아챈다는 점에서 엑스맨의 지도자가 되기 충분했다. 훗날 ‘프로페서 X’가 된 찰스를 통해 돌연변이들은 ‘커밍아웃’하고 공동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원작자 스탠 리와 잭 커비가 흑인 인권 운동에 한 평생을 바친 마틴 루터 킹에게 영감을 받아 프로페서 X를 만든 것은 우연이 아니다. 외모는 전설의 할리우드 배우 율 브리너를 참고했다. 영화와 달리 만화에서는 초능력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무렵 대머리가 되는 것으로 설정된다. 16세에 하버드대를 우등생으로 졸업했고, 옥스포드로 진학해 학업을 이어갔으며 , 한국전에도 참전했다. 영화에서 CIA요원으로 나오는 모이라는 만화에서 옥스포드 재학 시절 찰스의 약혼녀였다.

매그니토 a.k.a. 에릭 랜셔
프로페서 X의 영원한 맞수가 되는 매그니토는 금속을 이동시킬 수 있는 염력을 가졌다. 얼핏 악당처럼 보이지만 원작자 스탠 리의 말처럼 “돌연변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차별주의자들에게 대항하는 존재”일 뿐으로, 안티히어로이자 히어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탠 리는 애초에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의 대척점을 강조하기 위해 친형제로 설정하려 했으나, 결국 나치 학살의 피해자인 독일 국적의 유태인으로 최종 결정했다. 만화에서는 나치에 의해 부모를 잃고 아우슈비츠에서 만난 소녀 마그다와 수용소를 탈출, 이름도 매그너스로 바꾸고 결혼해 아이까지 낳지만 초능력 때문에 원만한 결혼생활에는 실패한다. 당국에 의해 쫓기는 신세가 된 그는 이름을 에릭 렌셔로 바꾸고 이스라엘로 건너가 한 병원에서 만난 찰스 자비에와 친구가 된다.

엑스맨 vs 브라더후드
영화에 나오는 초기 엑스맨과 브라더후드 멤버는 만화와 조금 차이가 있다. 는 매그니토가 만든 브라더후드가 나오기 전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초기 엑스맨의 멤버는 찰스를 제외하고 모두 여섯 명이다. 외모를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는 미스틱/레이븐(제니퍼 로렌스), 짐승 같은 힘을 지닌 비스트(니콜러스 홀트), 주변 에너지를 흡수해 플라스마 에에너지로 방출하는 하보크(루카스 틸), 초음속 음파로 물체를 깨트리고 또 날 수도 있는 밴시(케일럽 랜드리 존스), 곤충 같은 날개로 날 수 있고 치명적인 산성탄을 쏘아대는 엔젤(조이 크라비츠), 반작용 진화 능력으로 상황에 맞게 몸을 변형시킬 수 있는 다윈(에디 가테지). 매그니토가 규합하기 전 악당 세바스천 소유(케빈 베이컨)에게는 자기 몸을 다이아몬드로 결정화시켜 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텔레파시 능력까지 갖춘 엠마 프로스트(재뉴어리 존스)와 순간 이동이 가능한 아자젤(제이슨 플레밍), 토네이도를 만들어내는 립타이드(알렉스 곤잘레스)가 있다. 이들은 곧 브라더후드의 첫 멤버가 된다.

반면 만화에서는 영화 1, 2편에 나온 사이클롭스와 아이스맨, 마블 걸(진 그레이 박사) 그리고 에 나온 비스트와 엔젤이 엑스맨의 첫 멤버다. 또한 영화에서 ‘브라더후드’라는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엠마 프로스트, 립타이드, 아자젤 그리고 엔젤과 미스틱이 영화상에서 ‘브라더후드‘의 첫 멤버가 된다. 만화에서는 매그니토의 쌍둥이 자녀인 퀵실버와 스칼렛 윗치를 비롯해 토드, 매스터마인드가 1기 브라더후드 멤버가 된다. 퀵실버와 스칼렛 윗치는 후에 ‘어벤저스’의 멤버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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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어떻게 제작됐나?
시리즈의 성공으로 20세기 폭스는 2004년 시나리오 작가 셸던 터너를 고용, 매그니토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를 기획했다. 기존의 에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를 가미한 것 같은 버전으로, 에릭 랜셔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 있던 시기부터 탈출 후 찰스 자비에와 첫 만남, 나치 전범들에 대한 복수가 담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작가조합의 파업으로 미뤄졌고, 이야기의 배경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인 1961년으로 옮겨졌다. 20세기 폭스는 그 사이 매그니토에 관한 스핀오프가 성공하면 젊은 ‘엑스맨’ 캐릭터들의 이야기도 스핀오프f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에 이어 매그니토의 스핀오프, 가 차례대로 제작될 예정이었던 것. 그러나 계획은 바뀌었고, 결국 를 연출할 예정이었던 브라이언 싱어는 불발로 끝난 매그니토의 스핀오프를 에 더했다. 또한 감독직을 위해 싱어는 제작자로 직함을 바꾸었고, 빈자리에 매튜 본 감독을 세웠다. 매튜본은 코믹북 (1963)과 (2006)를 토대로 시리즈와 시리즈를 결합한 것 같은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참고로 텔레파시 능력이 있는 찰스 자비에와 엠마 프로스트가 꿈 속에서 싸우는 액션 시퀀스는 때문에 삭제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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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의 티?
은 원작 코믹북에 애니메이션, 영화 그리고 각종 스핀오프까지 나오다 보니 종종 전후 관계가 뒤엉키곤 한다. 특히 3편까지 제작된 영화 시리즈와 스핀오프 혹은 프리퀄에 해당하는 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에서 찰스 자비에는 1962년에 부상을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지만 2000년대가 배경인 에서 프로페서 X의 20년 전 회상에서는 멀쩡히 걸어다닌다. 1979년이 배경인 에서도 마찬가지다. 만화와 에서 찰스 자비에와 에릭 랜셔는 10대 후반에 처음 만난 것으로 설정돼 있지만 에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는 이미 20대를 넘겼다. 또 에서 10대이던 엠마 프로스트는 그보다 17년 전인 에서 훨씬 나이 들어 보인다. 또 하복은 사이클롭스의 동생인데, 앞뒤가 맞으려면 시리즈의 사이클롭스는 할아버지로 나와야 한다. 매그니토의 헬멧 제작 배경도 앞뒤가 안 맞는다. 1편에서 프로페서 X는 매그니토가 세레브로 제작을 도운 뒤 이를 토대로 헬멧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에서 매그니토는 세레브로 제작을 도운 적도 없고 헬멧은 직접 만들기는커녕 세바스천 쇼우에게서 빼앗은 것이다.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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