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가장 큰 문제점" /> 5회 SBS 월-화 밤 9시 55분
아정(윤은혜)에 이어 기준(강지환)에게도 결혼의 필요성이 생기면서 는 드디어 두 남녀 주인공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를 본격적으로 진전시킬 동력을 얻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 결정적 기회를 좀처럼 살리지 못한다. 여전히 캐릭터에 감정을 입히기보다 로맨틱 코미디의 관습적 전개 방식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르의 핵심은 뭐니 해도 악연과 오해의 늪에 빠진 두 남녀의 갈등 속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화학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계약 결혼이든 원수 집안이든 갑을 관계이든 무수히 바뀔 수 있는 갈등의 설정보다는 캐릭터와 그 감정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까칠한 완벽남이 엉뚱한 한 여자의 거짓말에 속수무책으로 휘말리게 되는 결혼사기극’이라는 설정 하나를 밀어붙이기 위해서 정작 더 중요한 것들을 속수무책으로 무너뜨린다.
사건을 키우기 위해 ‘국가보증 엄친딸’이었던 아정은 끊임없이 민폐만 끼치는 “이상한 여자”가 되고, 능력 있는 경영자였던 기준은 거짓말 하나 수습하지 못하고 중요한 사업까지 그에 의존해야 하는 부실한 남자가 된다. 이러한 문제는 5회에도 계속되었다. ‘결혼하고 싶은 게 아니라 결혼한 여자가 되고 싶은’ 거라던 아정의 감정은 “네가 생각하는 결혼한 여자는 뭔데?”라는 상희(성준)의 질문에 기껏해야 친구들 만나서 남편을 흉보거나 자랑하는 상상으로 답하고 대출까지 받아 가짜 결혼반지를 마련하는 동안 그나마의 설득력까지 잃어버린다. 기준도 마찬가지다. 먼지 한 톨 용납하지 않던 그의 강박증이 토사물을 참아낼 만큼 비위가 좋아지고, 바로 전까지 옛사랑 윤주(조윤희)와의 해후에 휘청거리다가 분위기에 취해 아정에게 키스를 시도하는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캐릭터의 감정이 사라지자 ‘거짓말’은 고사하고 그 뒤의 진심조차 설득력이 없어진다는 것, 그것이 지금 이 작품의 가장 큰 문제다.
글. 김선영(TV평론가)
아정(윤은혜)에 이어 기준(강지환)에게도 결혼의 필요성이 생기면서 는 드디어 두 남녀 주인공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를 본격적으로 진전시킬 동력을 얻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 결정적 기회를 좀처럼 살리지 못한다. 여전히 캐릭터에 감정을 입히기보다 로맨틱 코미디의 관습적 전개 방식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르의 핵심은 뭐니 해도 악연과 오해의 늪에 빠진 두 남녀의 갈등 속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화학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계약 결혼이든 원수 집안이든 갑을 관계이든 무수히 바뀔 수 있는 갈등의 설정보다는 캐릭터와 그 감정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까칠한 완벽남이 엉뚱한 한 여자의 거짓말에 속수무책으로 휘말리게 되는 결혼사기극’이라는 설정 하나를 밀어붙이기 위해서 정작 더 중요한 것들을 속수무책으로 무너뜨린다.
사건을 키우기 위해 ‘국가보증 엄친딸’이었던 아정은 끊임없이 민폐만 끼치는 “이상한 여자”가 되고, 능력 있는 경영자였던 기준은 거짓말 하나 수습하지 못하고 중요한 사업까지 그에 의존해야 하는 부실한 남자가 된다. 이러한 문제는 5회에도 계속되었다. ‘결혼하고 싶은 게 아니라 결혼한 여자가 되고 싶은’ 거라던 아정의 감정은 “네가 생각하는 결혼한 여자는 뭔데?”라는 상희(성준)의 질문에 기껏해야 친구들 만나서 남편을 흉보거나 자랑하는 상상으로 답하고 대출까지 받아 가짜 결혼반지를 마련하는 동안 그나마의 설득력까지 잃어버린다. 기준도 마찬가지다. 먼지 한 톨 용납하지 않던 그의 강박증이 토사물을 참아낼 만큼 비위가 좋아지고, 바로 전까지 옛사랑 윤주(조윤희)와의 해후에 휘청거리다가 분위기에 취해 아정에게 키스를 시도하는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캐릭터의 감정이 사라지자 ‘거짓말’은 고사하고 그 뒤의 진심조차 설득력이 없어진다는 것, 그것이 지금 이 작품의 가장 큰 문제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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