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노홍철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라고. 김지수는 이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청년이다. 카메라 앞에서 “저는 이런 거 찍을 때가 제일 민망해요”라며 어색함에 쑥스러워 하다가도 이내 “저는 이쪽이 더 예쁘더라라구요”라고 왼쪽 뺨을 들이밀며 웃는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그는 자주 웃었다. Mnet <슈퍼스타 K 2>가 진행되는 내내, 심지어 탈락하고 난 다음에도 보여줬던 그 꾸밈없는 얼굴로. 제주도 예선에서 김지수가 등장했던 그 순간을 많은 이들이 기억한다. 덥수룩한 수염에 소도둑같이 생긴 사내의 입에서 ‘I`m yours~ Well open up your mind and see like me~’ 라는 감미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오던 순간, 그곳을 둘러 싼 공기가 바뀌었다. “물건 하나 건졌네”라는 길의 감탄은 과장이 아니었다. 그러나 김지수가 사람들의 마음을 뺏은 건, 단지 비주얼을 배반하는 미성과 음악적 가능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나 웃는, 그리고 주위 사람을 웃게 하는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그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슈퍼스타 K 2>에 목숨 걸고 나갔던 게 아니에요”



“저는 <슈퍼스타 K 2>에 목숨 걸고 나갔던 게 아니에요. 절실하긴 했지만 욕심 부리지 말고 평소에 하던 걸 마음 편하게 보여주자는 각오였어요. 저는 농담이지만 제가 우승자라고 해요. 저는 슈퍼위크 때 한 번도 안 떨어지고 다 올라갔잖아요. 그래서 저는 ‘내가 1등이었어’ 라고 말하고 혼자 웃어요. (웃음)”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를 쫓는 카메라를 통해 보았듯이, 그는 꽤 힘든 시간을 겪어 왔다. 부모와 떨어져 할머니 손에서 자란 어린 시절,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추억이 담긴 사진 한 장이 없는 집안 사정, 하루하루가 그냥 힘들어서 집에 있기도 싫었다던 이 청년은 어찌 이리도 밝게 웃을 수 있는 걸까. “정말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거든요. 그래도 밖에 나가기만 하면 그냥 웃고 싶은 거예요. 그냥 웃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많이 힘들고 슬플 때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난 건강하니까, 언제든지 뭐라도 할 수 있으니까 라고 다짐하며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역시 그에게 음악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드디어, 그가 기지개를 켤 시간





고향에서 친구들과 맥주 한 잔 마시고 장난치듯 시작했던 거리 공연부터 많은 이들에게 이름을 알린 <슈퍼스타 K 2>까지 음악이 있어 그는 웃을 수 있었고, 그래서 행복했다. “거창하게 음악이 절 구원했다고 생각은 안하고 제가 좋아했으니까. 그냥 음악 할 때만큼은 즐거웠거든요. 진짜 돈 없고 슬퍼도 그냥 너무 즐거운 거예요. 즐겁게 음악을 했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어머니께 효도도 할 수 있고 가족들에게 인정도 받는 날이 찾아온 게 아닌가 싶어요.” 그의 음악으로 인해 행복한 이들은 비단 가족들만이 아니다. “팬들에게 글을 썼었어요. 이렇게 많은 걸 해주셨는데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그런데 저는 지수 씨 노래만 들으면 된다고 그러시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제 노래가 누구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는 게 너무나 행복한 것 같아요.”

앨범 발매를 하루 앞두고 팬들의 기대감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건만 곡 하나 하나가 정말 사랑스럽다는 듯 열띠게 이야기하는 목소리에선 기대감이 먼저 느껴진다. “타이틀 곡이 ‘너무 그리워’라는 곡이에요. 멜로디는 어깨춤을 추게 하는 비트인데 가사는 되게 슬퍼요. 헤어진 연인에 대한 모든 순간의 기억이 가사에 담겨 있거든요. 그런데 가사가 랩처럼 다다다다다닥 있어서 숨 쉴 공간이 없어요. (웃음)” 힘들었던 어린 시절부터 꿈을 눈앞에 둔 지금에 이르기까지, 김지수는 스물두 살 청년이 겪기에는 다소 힘겨웠을 시간과 감정들을 경험해 왔다. 하지만 그가 좋아하는 제이슨 므라즈의 노래 가사처럼 ‘밤이 있어야 새벽이 있고, 날이 밝아야 기지개를 켜게(It takes a night to make it dawn. And it takes a day to make you yawn, brother. It takes some mold to make you young)’ 된다. 이제 드디어, 그가 기지개를 켤 시간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