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용사들 편히 잠드소서>, 군대가라고 해서 미안해
, 군대가라고 해서 미안해" /> SBS 화 밤 11시 5분
누가 그들을 영웅으로 만들었을까? 25일부터 29일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의 박동이 잠시 멈추었다. SBS에서 준비한 특집다큐 는 급하게 마련된 장례식 같았다. 완벽한 취재 끝에 방송을 내보냈다고 하긴 힘들지만 하사 14명, 제대가 불과 40일 남은 동기 병장 4명,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산화자 6명 등을 비롯해 최고 고참인 원사에서 막내인 이등병까지, 그들이 마지막을 함께한 천안함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찬찬히 둘러보았다. 내레이션을 맡은 양희은 씨는 시종일관 같은 담담한 톤으로 희생 장병의 생전 모습,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들려주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애도와 함께 간접적으로나마 질문을 남겼다. 한 달간의 애끓는 기록이기에, 눈물이 앞을 멈추지 않는 상황들의 연속이었으나 KBS와 달리 눈물로 성금을 걷으려는 신파도 없었다. 그동안 지겹도록 봐온 장면들, 추측들은 과감히 건너 띄었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군의 초기 대응과 구조작업, 그리고 원인 규명과 책임을 짚었다. 지난 정부에서 체계를 완성시킨 국가위기대응 매뉴얼은 왜 사문화했는지, 안보장관회의를 4차례나 지하벙커에서 가지면서 무엇을 했는지는 추모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추궁을 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당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한 희생 장병의 어머니가 “국방의 의무가 없는 좋은 데 가라, 엄마가 너를 군대가라고 해서 미안해 죽겠다”는 절규를 자막을 써서 삽입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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