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9일
2010년 3월 19일
MBC 저녁 7시 45분
의 대사를 빌어 말하자면 ‘이제 우리의 시간은 여기까지다.’ 세경과 신애가 순재네에 들어오면서 벌어진 그 수많은 사건들도,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던 러브 라인도, 해리의 ‘빵꾸똥꾸’도 이제 오늘로 마지막이다. 이 상실감은, 어느 한 편 반가운 것이기도 하다. 과연 종영하는 드라마(그렇다, 이 단어를 쓰겠다)의 옷자락을 붙잡고 어떻게든 이별의 순간을 유예하려 했던 경험이, 그 감정을 ‘시청자’라는 이름으로 공유했던 경험이 우리에게 있었던가. 세경에게 가지 말라고 뒤에서 끌어안은 준혁의 모습은 그래서 을 보내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슬프지만 그것은 유일무이한 경험이기에 아름답다. 그것에 비하면 해피엔딩이다, 새드엔딩이다 말도 많았던 결말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토록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희비극의 반복이 보여준 건, 결국 이 세상에 진정한 의미의 끝은 없다는 것일 테니까. 행복도, 슬픔도.
2010년 3월 19일
2010년 3월 19일
KBS1 밤 10시
몇 년 전만 해도 은행에서 적금을 들려고 하면 ‘요즘 펀드 안 하면 바보’라는 식으로 펀드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다. 싫다는 대도 몇 번씩 사람을 귀찮게 하는 그 불편한 실랑이는 그들의 호언장담이 거대한 사기극이었음이 드러나며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보험설계사들은 ‘이 보험 안 들면 바보’라는 말과 함께 보험을 강요한다. 펀드와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가장 불편한 것은 ‘정말 나만 촌스럽게 안 하고 있는가?’라는 스스로에 대한 불신이다. 과연 그것이 근거 없는 촌스러움일까? 보험사의 횡포에 대해 말하는 오늘 은 모든 보험이 사기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보험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그리 촌스러운 것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암 보험을 들어 암 치료를 받았는데 직접 목적의 암 치료가 아니라 보험금 지급이 안 된다는 건 도대체 뭔가. 궁금하다면 보고 공부하자.
2010년 3월 19일
2010년 3월 19일
< TV밥상, 꾸러기 식사 교실 > MBC 오후 4시 30분
미운 일곱 살이라는 말도 있지만 떼쓰고 말 안 듣는 아이를 다루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귀여운 외모를 가졌지만 무시무시한 고집불통인 오늘의 주인공 여섯 살 휘헌이의 경우처럼. 소꿉놀이를 하다가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짜증을 내고, 자기의 소지품이라도 남이 만졌다 하면 집안을 발칵 뒤집어놓는 이 악동이 밥투정을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달콤한 도넛을 너무 좋아해서 밥상에선 엄마가 아무리 사정해도 밥 한 술 안 먹고 뒤돌아 울어버리고, 그 불굴의 고집으로 결국 도넛을 쟁취하는 휘헌이는 영양부족 때문에 키도 또래보다 작은 편이다. 이 아이의 식습관을 바꾸기 위해 가정 의학 전문의와 아동심리학자, 요리전문가가 솔루션을 제공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밥투정을 하면 굶겼던 과거 우리네 부모님의 교육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지 않았나 싶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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