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여자를 좋아해>의 이광재 감독, 이나영, 김희수, 김지석. (왼쪽부터) |
아무래도 이나영의 남장한 모습이 눈에 띌 수밖에 없는데, 의외로 남장한 모습도 잘 어울린다.
이광재 감독: 남장한 모습도 예쁘지만 그래도 여성의 모습일 때가 조금은 더 아름다운 것 같다.
김지석: 지금 자체로도 예쁘지만 남장도 예쁘다. 이나영인데 뭔들 안 예쁠까? (웃음) 아까 대기실에서 오늘 의상의 콘셉트는 자체발광, 조명 없이도 빛날 수 있는 거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
이나영: 남장을 했을 때 스태프들이나 감독 등 모든 사람들이 더 편하게 생각하더라. 그리고 새로운 모습이어서 그랬겠지만 더 술렁거리고. 혹시 여자보다 남장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웃음)
“이나영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희수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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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 “이나영은 여신님 아닌가” |
이나영: 보통 영화에서 여자만 연기할 때와 다르게 남자와 여자, 두 가지를 연기해야해서 장단점이 있었다. 여자일 때는 화장도 하고, 자세도 잡아야 되는데 남자는 좀 정신줄을 놓으면 편하게 되더라. (웃음) 물론 평상시에도 그런 옷을 자주 입어서 편하게 했던 거 같다.
김지석은 아역 김희수에게 라이벌 의식 느꼈다는 소문이 있더라.
김지석: 일단 나는 아직까지도 나영 누나의 전화번호를 모른다. 감히 딸 수가 없었다. 근데 희수는 본인이 알아서 따더라. “누나, 전화번호 뭐예요?”하면서. 그걸 보면서 아 나는 저렇게 쉽게 알 수는 없겠구나 했다. (웃음) 내겐 처음부터 나영 누나가 커보였다. 여신님 아닌가? 그래서 극 중에서 준서가 지현을 짝사랑해서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나왔던 거 같다. 그리고 준서와 지현은 포옹 신은 물론 손 한 번 잡은 적이 없는데, 희수는 포옹도 하고 항상 부러웠다. 거기다 문자도 주고받고. (웃음)
극중에서 남자인 이나영도 매력적이다. 남자 이나영을 친구 삼고 싶진 않았는지?
이광재 감독: 보면 알겠지만 남장 했을 때 이나영의 외모가 너무 출중해서 친구로 같이 다니면 나한테 불리한 점이 많을 거 같아서 사양하겠다. (웃음)
김지석: 어휴, 남자 이나영이라고 해도 친구하고 싶다. (웃음)
<우행시>, <비몽> 등 전작들이 무거운 작품이었다. 그에 반해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는 밝은 코미디 영화인데, 작품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이나영: 그동안 쌓인 필모그래피들이 우울하거나 슬픈 게 많아서 코미디랑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워낙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고, <비몽>과 <우행시> 중간에도 코미디에 대한 욕심은 늘 있었다. 하지만 코미디라는 장르가 표현하기도, 관객에게 웃음을 주기에도 참 어려운 것이다 보니 시나리오를 더 신중하게 고르게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워낙 좋아하는 장르이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고 싶다.
“웃고 싶고 따뜻한 마음 갖고 싶다면 우리 영화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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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나영 누나가 맛있는 걸 줘서 고마웠다” |
이나영: 아빠 역할을 하는 지현이라는 캐릭터조차도 본인이 남자였던 적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설플 수밖에 없다. 그 어설픔이 어차피 아이 앞에서 지현이 보여주는 아빠의 몸짓이고, 지현의 원래 모습이었기 때문에 내가 남장을 하고, 아빠가 되는 것 자체에 느끼는 어색함과 잘 맞았던 거 같다. 많이 오버하지 않는 선에서 캐릭터를 잡았다.
얼마 전 개봉한 <국가대표>에서는 터프한 이미지였는데, 여기선 로맨틱한 순정파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김지석: 실제로는 순정파에 가깝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준서가 지현을 짝사랑하는 거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리고 촬영이 끝나고는 나영 누나를 쭉 못 봤는데 오늘 보게 돼서 좋다. 왜냐면 난 전화통화도, 문자도 못하는 사이니까. (웃음)
사실 쉽지 않은 소재를 영화화했다. 관객들이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를 어떻게 봐주었으면 하는가?
이광재 감독: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성의 특별한 이야기로 기대해 달라.
이나영: 새롭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은 소재일 수 있는데, 그걸 편하게 풀었다는 게 우리 영화의 최대 장점인 것 같다. 따뜻하고 훈훈한 웃음이 계속될 영화니까 그렇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김지석: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옴므파탈 이나영’이라고 하고 싶다. (웃음) 우리 영화를 통해 2010년은 패션과 뷰티 모든 게 남장이 대세일 거 같다. 특이하고 편치 않은 소재지만 우리들의 이야기, 옆집 친구의 이야기처럼 풀어가서 자연스럽고 친근하다. 웃고 싶고 따뜻한 마음을 갖고 싶다면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를 권한다.
사진제공. 영화사 도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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