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캐스팅, 한일합작, 판타지 로맨스라는 조합은 왠지 불안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리부터 마이너스 점수를 매길 필요는 없다. 한국 감독, 일본 작가, 한류 스타들이 만나 탄생시킨 텔레시네마 프로젝트의 두 번째 영화 <천국의 우편배달부>(극본 기타가와 에리코, 연출 이형민, 제작 삼화 네트웍스)가 11월 11일 개봉을 앞두고 9일 오후 왕십리 CGV에서 언론 시사회를 가졌다.
천국의 우편배달부 재준(영웅재중)의 일은 가족, 친구, 연인 등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떠나보낸 지상의 사람들이 그들을 그리며 쓴 편지를 천국으로 배달하는 것이다. 어느 날 죽은 애인에게 원망이 한 가득 담긴 편지를 써 보내던 하나(한효주)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리게 된 재준은 하나와 함께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답장을 만들어 보내기 시작한다. <롱 베케이션>,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 등 수많은 히트작을 냈던 일본의 인기 드라마 작가이자 ‘러브 스토리의 신’이라 불리는 기타가와 에리코 작가는 이 지극히 동화적인 이야기를 끝까지 동화적인 로맨스로 끌어가고 <미안하다 사랑한다>, <눈의 여왕> 등에서 감각적인 영상미를 보여주었던 이형민 감독은 판타지를 뒷받침할 만큼 아름다운 화면으로 이야기에 힘을 더한다. 지난 해 촬영을 마치고 근 1년의 시간 동안 지상에 나오길 기다려 온 <천국의 우편배달부> 시사회 후 이형민 감독, 영웅재중, 한효주가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천국의 우편배달부>는 기타가와 에리코 작가가 처음부터 영웅재중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라고 들었다. 왜 그런 것 같은가. 그리고 작가와 감독이 영웅재중에게 작품을 위해 당부한 부분이 있다면.
이형민 감독 : 기획 단계부터 정해졌던 건데, 텔레시네마가 한일 합작이고 일본 상영을 고려한다면 동방신기로 널리 알려진 영웅재중이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오히려 나로서는 처음에 동방신기가 누군지도 몰랐지만 이제는 다 외웠다. (웃음) 그리고 촬영하면서는 왜 작가가 영웅재중을 원했는지 알 수 있었다. 4주에 걸쳐 찍은 작품인데 그동안 아시아 공연을 하면서 공항에 내리자마자 달려와 연습하고 촬영했다. 영웅재중은 연기가 처음이지만 잘 했고, 나중에 ‘영화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밝혔다.
“영웅재중은 연기자로서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일본 작가가 쓴 대본을 읽으면서 한국 드라마와 다른 점을 느낄 수가 있었나.
한효주 :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잘 이해가 안 되거나, 대사에 조금 앞뒤가 안 맞는 것들이 있었다. 느낌이 아리송한 부분도 있어서 처음엔 일본어로 된 원작 대본을 받아서 한국어로 된 대본과 번갈아 보며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연구를 좀 했다. 나중에는 그냥 느낌대로 연기를 하게 되었는데 이전에 했던 작업보다 좀 다른 경험이라 좋았다.
영웅재중 : 처음에는 일본어가 그대로 한국어로 번역된 대본을 받았는데 첫 연기이다 보니 잘 알지도 못했고,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형민 감독은 대사를 수정하기보다는 작가가 의도한 대로의 대사를 그대로 쓰고 싶다고 하면서 어려운 뉘앙스의 대사들을 많이 공부시키고 연습시켜 주었다.
이형민 감독 : 사실 두 사람은 일어를 잘 하지만 나는 못 한다. 그래서 대본이 주는 느낌을 캐치하기 힘들 땐 서로 연구하고 토의해가며 촬영을 했다.
작품 후반부에는 다소 낯간지러운 대사들도 있는데 연기하면서 어떻게 느꼈나. 그로 인해 NG를 낸 적은 없나.
영웅재중 : 마지막에 우리 어디서 만나지 않았었냐는 이야기를 하며 내가 “내 꿈 속?”이라고 말할 때가 좀 그랬다. 일본어였다면 오히려 별로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런 대사였을 텐데. 그리고 내 마음 속에서는 NG가 굉장히 많이 났다. (웃음)
한효주 : 나도 마음속 NG가 많았다. (웃음) 그래서 연기할 땐 오히려 어색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 다시 보니 낯간지러운 부분도 있다. (웃음)
그동안 드라마에서 이형민 감독이 보여주었던 영상미가 <천국의 우편배달부>에서도 돋보인다. 이 작품에서 특히 신경쓴 부분이 있다면.
이형민 감독 : 일본 사람들은 삶과 죽음의 문제,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사랑 이야기 같은 주제를 영화에서 많이 다루어 왔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런 장르가 낯설다 보니 작가와 합의해서 대본을 좀 수정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그 낯선 면 때문에 다른 어떤 작품보다 영상적인 면에서 볼거리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방송, 영화, CF에서 좋은 스태프들을 모았다. 촬영과 조명은 CF 쪽, 편집과 연출부는 방송 쪽, 미술은 영화 쪽 스태프들을 주로 썼고 미장센이나 이미지에 공을 많이 들였다. 다소 일본풍이라고 느껴지실 부분도 있겠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그런 느낌의 소품이나 디자인, 컬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런 점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
연기 신인인 영웅재중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도 있었나.
한효주 :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된 건 사실이었지만 그런 점들은 촬영하며 점점 줄다가 막바지에는 사라졌다. 오히려 영웅재중의 스태프들이나 팬들이 나를 잘 챙겨주셔서 재미있게 촬영을 마쳤다. 파트너로서 연기적인 면을 본다면 순발력이 굉장히 뛰어난 편이다. 내 연기에 대한 리액션이 좋고 적응도 빠른 편이라 앞으로도 많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할 생각인지, 그리고 현재 SM 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문제로 소송 중인데 SM에서 지어 주었던 ‘영웅재중’이라는 이름을 계속 쓸 예정인지 궁금하다.
영웅재중 : ‘영웅재중’ 이라는 이름을 포스터에 내가 넣은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점은 잘 모르겠다. (웃음) 그리고 앞으로 연기를 하느냐 마느냐를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신인 때부터 계속 말했듯 기회가 주어진다면 노력하겠다는 말이 제일 맞는 것 같다.
“윤호와 창민이가 열심히 하라는 말을 많이 해 줬다”
수 년 동안 가수로 활동해 왔는데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연기를 하면서 느낀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면.
영웅재중 : 무대 위에서와 연기 할 때의 재미는 굉장히 다른 것 같은데, 그 느낌을 캐치하는 데 오래 걸렸다. 사실 연기도 무대 위에서의 퍼포먼스와 같다고 생각하라는 감독의 조언이 많았다. 특히 비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연기를 하고 난 이후의 스테이지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최근 MBC <맨땅에 헤딩>에 출연한 유노윤호를 비롯해 멤버들은 연기에 대해 어떤 조언을 했나. 혹은 먼저 작품을 촬영한 선배로서 유노윤호에게 조언해준 적도 있나.
영웅재중 : 멤버들의 조언은 없었다. (웃음) 촬영 시기 자체가 작년 4집 활동 당시라 우리가 정말 바쁠 때였다. 콘서트도 있어서 멤버들이 모두 기진맥진했을 때라 특별한 조언은 없었지만 윤호와 창민이가 촬영이나 현장 분위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라는 말을 많이 해 줬다. 그리고 윤호는 워낙 악바리에 노력을 많이 하는 친구라 연기에 대해서도 내가 걱정할만한 건 아니었다. 힘들다거나 아프다거나 하는 말을 잘 안 하는 편이라 그런 얘기도 들은 적 없고, 우리는 그 친구의 근성을 믿고 잘 할 거라 생각하면서 지켜봤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형민 감독 : 한효주에게 정말 고맙다. <봄의 왈츠>로 데뷔하던 당시 아무 것도 모르는 모습을 볼 때는 동생처럼만 느껴졌는데 <천국의 우편배달부>에서 연기를 처음 해 보는 파트너를 만나는 게 걱정스러웠을 텐데도 일고의 의심 없이 하겠다고 해 주었다. 이 작품 때문에 한 번도 자르지 않았던 머리를 잘랐고, <찬란한 유산>에서 그 머리로 사랑받아 기쁘다. (웃음) 그리고 이병훈 감독의 <동이>의 히로인으로 캐스팅된 것도 축하한다. 영웅재중에 대해서는, 아마도 기자들은 엄격하게 쓰겠지만 나도 연기에 대해서는 엄격한 사람이다. 처음 하는 배우인데 굉장히 노력했고 굉장히 잘 해 냈다고 말하고 싶다.
한효주 : 이형민 감독과 영웅재중에게 너무나 감사한다. 촬영하는 내내 하나 역을 할 수 있다는 데 굉장히 기뻤고 고마웠고,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캐릭터와 가까워진 게 처음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너무나 특별하고 소중한 작품이다. 한 번 보면 재미있고 두 번 보면 더 재미있다. (웃음)
요즘 SM 엔터테인먼트와의 소송 문제로 걱정하는 팬들이 많은데 한 마디 전한다면.
영웅재중 : 사실 이런 시기에 얼굴을 내미는 것 자체도 마음이 좀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시사회에는 꼭 참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년 전에 촬영할 당시에는 굉장히 힘들었는데도 감독, 배우, 스태프들과 아주 친해졌고 그 기간 내내 행복했다. 지난 1년 동안 나 자신도 개봉을 기다렸던 작품이라, 힘든 시기지만 시사회에 와서 나 스스로라도 이 작품을 축하해야 될 것 같았다. 팬들이 많이 걱정할 텐데 그 걱정 속에서도 마음의 위안이 될 만한 좋은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천국의 우편배달부 재준(영웅재중)의 일은 가족, 친구, 연인 등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떠나보낸 지상의 사람들이 그들을 그리며 쓴 편지를 천국으로 배달하는 것이다. 어느 날 죽은 애인에게 원망이 한 가득 담긴 편지를 써 보내던 하나(한효주)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리게 된 재준은 하나와 함께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답장을 만들어 보내기 시작한다. <롱 베케이션>,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 등 수많은 히트작을 냈던 일본의 인기 드라마 작가이자 ‘러브 스토리의 신’이라 불리는 기타가와 에리코 작가는 이 지극히 동화적인 이야기를 끝까지 동화적인 로맨스로 끌어가고 <미안하다 사랑한다>, <눈의 여왕> 등에서 감각적인 영상미를 보여주었던 이형민 감독은 판타지를 뒷받침할 만큼 아름다운 화면으로 이야기에 힘을 더한다. 지난 해 촬영을 마치고 근 1년의 시간 동안 지상에 나오길 기다려 온 <천국의 우편배달부> 시사회 후 이형민 감독, 영웅재중, 한효주가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천국의 우편배달부>는 기타가와 에리코 작가가 처음부터 영웅재중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라고 들었다. 왜 그런 것 같은가. 그리고 작가와 감독이 영웅재중에게 작품을 위해 당부한 부분이 있다면.
이형민 감독 : 기획 단계부터 정해졌던 건데, 텔레시네마가 한일 합작이고 일본 상영을 고려한다면 동방신기로 널리 알려진 영웅재중이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오히려 나로서는 처음에 동방신기가 누군지도 몰랐지만 이제는 다 외웠다. (웃음) 그리고 촬영하면서는 왜 작가가 영웅재중을 원했는지 알 수 있었다. 4주에 걸쳐 찍은 작품인데 그동안 아시아 공연을 하면서 공항에 내리자마자 달려와 연습하고 촬영했다. 영웅재중은 연기가 처음이지만 잘 했고, 나중에 ‘영화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밝혔다.
“영웅재중은 연기자로서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일본 작가가 쓴 대본을 읽으면서 한국 드라마와 다른 점을 느낄 수가 있었나.
한효주 :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잘 이해가 안 되거나, 대사에 조금 앞뒤가 안 맞는 것들이 있었다. 느낌이 아리송한 부분도 있어서 처음엔 일본어로 된 원작 대본을 받아서 한국어로 된 대본과 번갈아 보며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연구를 좀 했다. 나중에는 그냥 느낌대로 연기를 하게 되었는데 이전에 했던 작업보다 좀 다른 경험이라 좋았다.
영웅재중 : 처음에는 일본어가 그대로 한국어로 번역된 대본을 받았는데 첫 연기이다 보니 잘 알지도 못했고,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형민 감독은 대사를 수정하기보다는 작가가 의도한 대로의 대사를 그대로 쓰고 싶다고 하면서 어려운 뉘앙스의 대사들을 많이 공부시키고 연습시켜 주었다.
이형민 감독 : 사실 두 사람은 일어를 잘 하지만 나는 못 한다. 그래서 대본이 주는 느낌을 캐치하기 힘들 땐 서로 연구하고 토의해가며 촬영을 했다.
작품 후반부에는 다소 낯간지러운 대사들도 있는데 연기하면서 어떻게 느꼈나. 그로 인해 NG를 낸 적은 없나.
영웅재중 : 마지막에 우리 어디서 만나지 않았었냐는 이야기를 하며 내가 “내 꿈 속?”이라고 말할 때가 좀 그랬다. 일본어였다면 오히려 별로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런 대사였을 텐데. 그리고 내 마음 속에서는 NG가 굉장히 많이 났다. (웃음)
한효주 : 나도 마음속 NG가 많았다. (웃음) 그래서 연기할 땐 오히려 어색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 다시 보니 낯간지러운 부분도 있다. (웃음)
그동안 드라마에서 이형민 감독이 보여주었던 영상미가 <천국의 우편배달부>에서도 돋보인다. 이 작품에서 특히 신경쓴 부분이 있다면.
이형민 감독 : 일본 사람들은 삶과 죽음의 문제,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사랑 이야기 같은 주제를 영화에서 많이 다루어 왔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런 장르가 낯설다 보니 작가와 합의해서 대본을 좀 수정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그 낯선 면 때문에 다른 어떤 작품보다 영상적인 면에서 볼거리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방송, 영화, CF에서 좋은 스태프들을 모았다. 촬영과 조명은 CF 쪽, 편집과 연출부는 방송 쪽, 미술은 영화 쪽 스태프들을 주로 썼고 미장센이나 이미지에 공을 많이 들였다. 다소 일본풍이라고 느껴지실 부분도 있겠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그런 느낌의 소품이나 디자인, 컬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런 점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
연기 신인인 영웅재중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도 있었나.
한효주 :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된 건 사실이었지만 그런 점들은 촬영하며 점점 줄다가 막바지에는 사라졌다. 오히려 영웅재중의 스태프들이나 팬들이 나를 잘 챙겨주셔서 재미있게 촬영을 마쳤다. 파트너로서 연기적인 면을 본다면 순발력이 굉장히 뛰어난 편이다. 내 연기에 대한 리액션이 좋고 적응도 빠른 편이라 앞으로도 많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할 생각인지, 그리고 현재 SM 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문제로 소송 중인데 SM에서 지어 주었던 ‘영웅재중’이라는 이름을 계속 쓸 예정인지 궁금하다.
영웅재중 : ‘영웅재중’ 이라는 이름을 포스터에 내가 넣은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점은 잘 모르겠다. (웃음) 그리고 앞으로 연기를 하느냐 마느냐를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신인 때부터 계속 말했듯 기회가 주어진다면 노력하겠다는 말이 제일 맞는 것 같다.
“윤호와 창민이가 열심히 하라는 말을 많이 해 줬다”
수 년 동안 가수로 활동해 왔는데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연기를 하면서 느낀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면.
영웅재중 : 무대 위에서와 연기 할 때의 재미는 굉장히 다른 것 같은데, 그 느낌을 캐치하는 데 오래 걸렸다. 사실 연기도 무대 위에서의 퍼포먼스와 같다고 생각하라는 감독의 조언이 많았다. 특히 비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연기를 하고 난 이후의 스테이지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최근 MBC <맨땅에 헤딩>에 출연한 유노윤호를 비롯해 멤버들은 연기에 대해 어떤 조언을 했나. 혹은 먼저 작품을 촬영한 선배로서 유노윤호에게 조언해준 적도 있나.
영웅재중 : 멤버들의 조언은 없었다. (웃음) 촬영 시기 자체가 작년 4집 활동 당시라 우리가 정말 바쁠 때였다. 콘서트도 있어서 멤버들이 모두 기진맥진했을 때라 특별한 조언은 없었지만 윤호와 창민이가 촬영이나 현장 분위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라는 말을 많이 해 줬다. 그리고 윤호는 워낙 악바리에 노력을 많이 하는 친구라 연기에 대해서도 내가 걱정할만한 건 아니었다. 힘들다거나 아프다거나 하는 말을 잘 안 하는 편이라 그런 얘기도 들은 적 없고, 우리는 그 친구의 근성을 믿고 잘 할 거라 생각하면서 지켜봤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형민 감독 : 한효주에게 정말 고맙다. <봄의 왈츠>로 데뷔하던 당시 아무 것도 모르는 모습을 볼 때는 동생처럼만 느껴졌는데 <천국의 우편배달부>에서 연기를 처음 해 보는 파트너를 만나는 게 걱정스러웠을 텐데도 일고의 의심 없이 하겠다고 해 주었다. 이 작품 때문에 한 번도 자르지 않았던 머리를 잘랐고, <찬란한 유산>에서 그 머리로 사랑받아 기쁘다. (웃음) 그리고 이병훈 감독의 <동이>의 히로인으로 캐스팅된 것도 축하한다. 영웅재중에 대해서는, 아마도 기자들은 엄격하게 쓰겠지만 나도 연기에 대해서는 엄격한 사람이다. 처음 하는 배우인데 굉장히 노력했고 굉장히 잘 해 냈다고 말하고 싶다.
한효주 : 이형민 감독과 영웅재중에게 너무나 감사한다. 촬영하는 내내 하나 역을 할 수 있다는 데 굉장히 기뻤고 고마웠고,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캐릭터와 가까워진 게 처음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너무나 특별하고 소중한 작품이다. 한 번 보면 재미있고 두 번 보면 더 재미있다. (웃음)
요즘 SM 엔터테인먼트와의 소송 문제로 걱정하는 팬들이 많은데 한 마디 전한다면.
영웅재중 : 사실 이런 시기에 얼굴을 내미는 것 자체도 마음이 좀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시사회에는 꼭 참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년 전에 촬영할 당시에는 굉장히 힘들었는데도 감독, 배우, 스태프들과 아주 친해졌고 그 기간 내내 행복했다. 지난 1년 동안 나 자신도 개봉을 기다렸던 작품이라, 힘든 시기지만 시사회에 와서 나 스스로라도 이 작품을 축하해야 될 것 같았다. 팬들이 많이 걱정할 텐데 그 걱정 속에서도 마음의 위안이 될 만한 좋은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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