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제로> MBC 저녁 6시 50분 방송이 3주년을 맞이한다는 것은 분명 축하받을 일이다. 그러나 3년 내내 방송을 유지하고도 남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은 솔직히 슬픈 일이다. 접수된 38,683건의 제보중에서 총 147회 방송을 하는 동안 2,737건의 불만을 해결한 <불만제로>는 오늘 3주년 방송을 맞아 방송 후 해당 사례의 개선 여부를 점검하고, 소비자가 먼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보다 현명해진 실태를 정리 한다. 오래간만에 식당의 정직함을 시험하는 정량 원정대의 출동시간 또한 마련되어 있다. 언론중재위에 제소를 당하고, 방송 중지 가처분 소송을 겪었으며, 민ㆍ형사 소송으로 마음고생을 해 온 <불만제로>의 소비자인 시청자들에게 자기반성을 통해 방송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노력이 전해 진다면, 불만은 몰라도 최소한 악감정은 제로가 되지 않을까.

M.net 밤 9시 30분
개강 3주 차, 수업 따라가랴 새내기들 눈높이에 맞춰주랴 등록금을 빙자한 고리대금에 고심하랴 복학의 인생이 한숨으로 얼룩진 예비역들이라면 오늘 밤만은 스포츠 뉴스를 과감히 포기하자. 어제 방송된 가 밤 9시 30분에 재방송 된다. 더욱이 이번 방송의 주인공은 숨막힐 듯한 굴곡의 소유자, 제시카 고메즈다. 마른 몸, 톰보이 같은 패션은 섹시해 보이지 않아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힌 그녀의 아름다운 신체는 짧은 시간이나마 마음의 휴식과 안구의 정화를 선사할 것이다. 소녀시대의 제시카, 많은 남성들의 이상형인 제시카 알바, 그리고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매력을 만방에 떨치고 있는 제시카 고메즈를 모아놓고 보니 어쩐지 작명의 힘을 믿지 않을 수가 없다.

<황금어장> MBC 밤 11시 10분
말보다는 몸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오늘 ‘무릎팍 도사’는 체급 제한 없는 타이틀 매치에 버금간다. 시대를 풍미하는 운동선수와 대적할 오늘의 게스트가 한국 여배우로서는 가장 몸을 가혹하게 다루는 하지원이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작들의 성향 때문인지 최강희, 수애 등 평범치 않은 여배우들을 빈번하게 만나고 있는 강호동이지만 “현실의 하지원도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재밌게 살고 싶어요”라고 재미없는 고민을 들고 나온 하지원을 상대로 과연 얼마나 다이내믹한 토크를 펼칠 수 있을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또한 오늘 ‘라디오 스타’에는 재결성한 쿨과 미모가 저주라도 되는 냥 흉측한 표정 연구에 여념 없는 원년 멤버 유채영이 출연해 그룹의 유구한 역사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요컨대, 오늘 방송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유채영의 헤어스타일 되시겠다.

오늘의 EIDF

<찢어라! 리믹스 선언> EBS 밤 9시 55분
저작물에 대한 권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그리고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혹은 그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지적 재산권에 대한 정의가 모호한 덕분에 의견 충돌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사회에 <찢어라! 리믹스 선언>은 전혀 새로운 방향에서 시도되는 답 찾기가 될 것 같다. 기존의 음악들을 섞어서 새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 ‘Girl Talk’를 비롯해 생산자와 사용자의 구분이 모호한 현대 사회의 혼란스러운 틈새들을 조명 한다. 캐나다 최초의 영상 블로거로서 스스로 비디오 리믹스 커뮤니티인 OpenSourceCinema.org를 운영하며, 인터넷 정보 격자 해소를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한 감독 브렛 게일러의 입장은 굳이 작품을 보지 않아도 짐작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답보다는 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한 문제가 있고, 카피 라이트와 카피 레프트의 대립은 바로 그런 성격의 문제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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