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 채널 CGV 토 밤 10시
사실 <화려한 휴가>는 상당히 치사한 영화다. 빨갱이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오르는 특전사 대원들이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무차별로 구타하는 장면을 통해 관객들이 어떤 생각을 하기도 전에 즉자적인 울분을 느끼게 만든다. 치사한데다가 촌스럽기까지 하다. 영화 말미, 마지막 전투를 앞둔 상황에서 마치 <브레이브 하트>를 연상시키는 박흥수의 연설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다. 5. 18 광주 항쟁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젊은 층에게 역사적 사실을 알려줬다는 장점을 강조하기에는 영화 속 무식한 군인들에 대한 분노에서 감상이 그친다는 반론이 더 설득력 있다. 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 날의 기억을 불완전하나마 스크린에서 소환할 수 있는 시대는 그 때 잠시였다는 것을. 설령 2시간짜리 감동으로 끝날 영화라 해도 그 짧은 감동과 울분만으로도 없는 것보단 있는 것이 훨씬 나은 작품이라는 것을.
<박카스 스타리그 결승전> 온게임넷 토 저녁 6시
2주 전 광안리에서 벌어진 <신한 프로리그 결승전>은 두 가지 커다란 의미를 남겼다. 하나는 임요환부터 이어져 오는 명가 T1의 완벽한 부활이고, 다른 하나는 현존 최강의 플레이어로 꼽히는 폭군 이제동의 몰락이다. 첫날 정명훈에게 아쉽게 패한 건 운의 문제로 돌린다 해도 둘째 날 박재혁과 정명훈에게 변명의 여지없는 패배를 당하며 이제동 위기설이 제기됐고, MSL 4강전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해 ‘이제동네북’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최강의 난적 정명훈을 꺾고 스타리그 결승에 오른 이제동은 다시 폭군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스타리그 결승은 다시 한 번 재밌는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낸다. 프로 데뷔 후 얼마 되지 않아 최고의 선수가 된 이제동은 다시 한 번 폭군의 독재를 꿈꾸고, 반대편에 있는 프로 5년차 박명수는 오랜 기다림 끝에 첫 타이틀을 얻길 바라고 있다. 가뜩이나 종족도 같은 두 고수의 최종 대결은 어떤 결말을 불러올까.
KBS1 일 저녁 8시
혹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매체와 정치인들의 회고에 대해 그저 고인에 대해선 좋게 좋게 이야기해주는 민족적 관행 정도로 치부할지 모르겠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 회고에는 날카로움이 없다. 사실 고인의 업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업적 뿐 아니라, 그가 살았던 시대의 몰상식함을 이야기해야 한다. 남북한 평화통일이라고 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제를 정계에 처음 제시한 것이 고인이라는 찬사의 반대편엔 오직 반공에 목멘 70년대 정권에 대한 비판이 따라와야 하고, 민주화 투쟁에 대한 감사함의 짝패로 군부 독재에 대한 신랄한 평가가 이어져야 한다. 그것만이 고인의 업적이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줬는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번 ‘평화, 한 길을 가다. 김대중’ 편은 과연 전직 대통령에 대한 느끼한 미담을 넘어 과거와 현재에 대한 날선 시선을 보여줄 수 있을까.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사실 <화려한 휴가>는 상당히 치사한 영화다. 빨갱이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오르는 특전사 대원들이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무차별로 구타하는 장면을 통해 관객들이 어떤 생각을 하기도 전에 즉자적인 울분을 느끼게 만든다. 치사한데다가 촌스럽기까지 하다. 영화 말미, 마지막 전투를 앞둔 상황에서 마치 <브레이브 하트>를 연상시키는 박흥수의 연설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다. 5. 18 광주 항쟁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젊은 층에게 역사적 사실을 알려줬다는 장점을 강조하기에는 영화 속 무식한 군인들에 대한 분노에서 감상이 그친다는 반론이 더 설득력 있다. 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 날의 기억을 불완전하나마 스크린에서 소환할 수 있는 시대는 그 때 잠시였다는 것을. 설령 2시간짜리 감동으로 끝날 영화라 해도 그 짧은 감동과 울분만으로도 없는 것보단 있는 것이 훨씬 나은 작품이라는 것을.
<박카스 스타리그 결승전> 온게임넷 토 저녁 6시
2주 전 광안리에서 벌어진 <신한 프로리그 결승전>은 두 가지 커다란 의미를 남겼다. 하나는 임요환부터 이어져 오는 명가 T1의 완벽한 부활이고, 다른 하나는 현존 최강의 플레이어로 꼽히는 폭군 이제동의 몰락이다. 첫날 정명훈에게 아쉽게 패한 건 운의 문제로 돌린다 해도 둘째 날 박재혁과 정명훈에게 변명의 여지없는 패배를 당하며 이제동 위기설이 제기됐고, MSL 4강전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해 ‘이제동네북’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최강의 난적 정명훈을 꺾고 스타리그 결승에 오른 이제동은 다시 폭군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스타리그 결승은 다시 한 번 재밌는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낸다. 프로 데뷔 후 얼마 되지 않아 최고의 선수가 된 이제동은 다시 한 번 폭군의 독재를 꿈꾸고, 반대편에 있는 프로 5년차 박명수는 오랜 기다림 끝에 첫 타이틀을 얻길 바라고 있다. 가뜩이나 종족도 같은 두 고수의 최종 대결은 어떤 결말을 불러올까.
혹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매체와 정치인들의 회고에 대해 그저 고인에 대해선 좋게 좋게 이야기해주는 민족적 관행 정도로 치부할지 모르겠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 회고에는 날카로움이 없다. 사실 고인의 업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업적 뿐 아니라, 그가 살았던 시대의 몰상식함을 이야기해야 한다. 남북한 평화통일이라고 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제를 정계에 처음 제시한 것이 고인이라는 찬사의 반대편엔 오직 반공에 목멘 70년대 정권에 대한 비판이 따라와야 하고, 민주화 투쟁에 대한 감사함의 짝패로 군부 독재에 대한 신랄한 평가가 이어져야 한다. 그것만이 고인의 업적이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줬는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번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