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은 ‘꽃미남’이나 ‘샤방샤방’ 같은 수식어로 묘사되는 아이돌이 아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짐승’ 이나 ‘슬램덩크’ 같은 표현들이다. 2008년 가을, 싱글 앨범< Hottest time of the day >로 데뷔한 이 일곱 명의 청년들은 ‘10점 만점에 10점’을 통해 무대를 마음껏 뛰고 날며 폭발하는 에너지 그 자체를 보여주었고, MBC 에브리원 <아이돌 군단의 떴다! 그녀 시즌 3>(이하 <떴다! 그녀>)에서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왁자지껄 뛰어노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자신들을 알렸다. 최근 두 번째 싱글 <2:00PM Time for Change>와 타이틀곡 ‘Again & Again’으로 돌아온 2PM을 <10 아시아>에서 만났다. 서로 말하고 끼어들고 놀리고 떠드느라 정신없었던 2PM과의 대화는 그야말로 야생 리얼 버라이어티 인터뷰였다.새 싱글 <2:00PM Time for Change>이 발매되기 전까지 티저가 차례차례 공개 됐어요. 사진, 티저 영상, 음원이 하나씩 공개되는 과정을 보는 기분이 어땠나요?
택연 : 이번 타이틀곡 ‘Again & Again’에는 ‘10점 만점에 10점’ 때에 비해 아크로바틱이 적어요. 그래서 춤이 공개되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고, 또 처음에 공개됐던 사진을 보니까 재범이 형만 멋있게 나오고 나머지 멤버들은 얼굴이 잘 안 보였거든요. (웃음) 그런데 많은 분들이 누군지 찾아내 주시고, 티저 영상에도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사했죠.
“‘Again & Again’ 은 그런 경험이 있는 준수한테 딱 와 닿았대요”
십대 남학생들이 예쁜 여자를 봤을 때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던 ‘10점 만점에 10점’에 비해 ‘Again & Again’은 자기에게 계속 상처 주는 여자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남자의 감정을 그린, 진짜 연애 이야기잖아요. 가사가 충분히 이해가 됐나요?
택연 : 준수 군이 제일 경험이 많아서 딱 와 닿는 가사였대요. “너에게 자꾸 돌아가 왜 그런지 몰라” 하는 것처럼 진짜 돌아간 적이 있어서. (웃음)
준수 : 아, 야, 야, 아니야! 그게 아니라, 옛날에 그랬던 경험이 한 번 있어서 와 닿았다는 거예요. 이 노래가, 한 여자가 있고 나한테 계속 상처를 주는데 왜 내가 그 여자의 말 한 마디에 어쩔 수 없이 자꾸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는 얘기거든요.
택연 : 그니까, 왜 그러셨어요?
준수 : 아, 어릴 때라. (웃음)
택연 : 하하, 이제 성숙해 졌죠.
찬성 씨는 90년생 막내라 그런 경험을 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나요? (웃음)
찬성 : 아 뭐… 제가 연애를 안 해봤다고 하면 거짓말이기 때문에. (웃음)
준수 : 나온다, 나온다!
재범 : 했다구? 안돼애!
찬성 : 예, 암튼. 연애 경험이 있지만 이렇게는 경험해보지 않았죠.
택연 : 이렇게는?
우영 : 도가 지나쳤다는 말이지.
찬성 : 도가 지나쳤다, 왜 자꾸 돌아가나.
우영 : 그래, 그건 도리가 아니다.
택연 : 준수는 돌아갔다는데, 그럼 준수가 뭐가 되니? (웃음)
사실 연애 얘기를 들으려고 했던 건 아닌데. (웃음) 각자 가사를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했는지.
준수 : 진영이 형(박진영)이 항상 녹음할 때 상황을 만들어 주세요. ‘10점 만점에 10점’ 때도 그랬고, “네가 지금 바로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면서 불러” 라는 얘기를 하시죠.
‘10점 만점에 10점’ 때와 마찬가지로 우영 씨가 첫 파트를 맡았는데, 노래를 가장 먼저 들려주는 입장이라 부담도 있을 것 같아요.
우영 : 당연히 있었죠. 특히 녹음할 땐 더 그랬어요. 제가 좋게 시작해야 분위기가 좋아서 진영이 형도 들썩들썩 하시고, 다른 멤버들도 잘 하게 되니까 항상 부담이 있는데 어쩔 수 없어요. 이겨내는 수밖에. 최대한 잘 해서 칭찬 듣자는 생각으로 했죠.
택연 : 우영이는 부담 갖는 대신 녹음이 빨리 끝나서, 다들 힘들어 할 때 ‘아, 좋아. 끝났어’ 이러고 있죠. (웃음)
“안무도 일곱 명이 한 명이 되어서 추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했죠”
박진영 씨는 프로듀서이자 소속사 대표고, 나이가 아무리 어린 연습생들에게도 엄격한 트레이닝을 시켜 강하게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PM에게는 어떤가요? 멤버들이 형이라고 부른다던데.
재범 : 네. 그건 시키셔서.
2PM : 으하하하!
택연 : 삼촌이죠~ (웃음) 그런데 매번 녹음할 때 “형이, 그러지 말라고 그랬잖아!” “형이 그럼 안 된다고 했잖아!” 그러세요. 일에는 정말 꼼꼼하고 예민하시고,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채찍질도 많이 하시는데 그 대신 녹음 끝나면 “그래, 수고했어. 이렇게 잘 할 수 있잖아~” 하고 풀어주시는 스타일이죠.
재범 : 그냥 진심으로 음악 좋아하시고 춤이랑 노래, 이런 거랑 관련 안 되면 생각보다…되게 어리게, 안 어울리게 행동하세요. (웃음)
우영 : 젊게 행동하시지.
재범 : 막 이상한 개그 치시고. 으하하.
준호 : 문자에도 이모티콘이나 ㅋㅋ 이런 거 쓰세요.
‘Again & Again’은 아크로바틱이 주를 이뤘던 ‘10점 만점에 10점’ 안무와 달리 굉장히 섬세하고 흐트러짐이 없는 춤을 보여줘야 하는데 연습은 어떻게들 했나요?
재범 : 이번 안무는 느낌이 중요해요. 바운스도 많고, 리듬 타는 것도 많고, 느리면서 끈적끈적한 부분이 많은데 각자 느낌이 달라서 맞추는 게 힘들었어요. ‘10점 만점에 10점’은 자유롭게 노는 스타일이라서 필 받은 대로 하면 됐는데, 이번에는 서로 느낌이 맞아야 해서 하루에 4시간 정도 안무 연습한 다음에 티저와 컴백 무대에서 보여 드린 아크로바틱 연습하고 그랬어요. 보컬도 안무랑 계속 맞춰 보면서 되게 열심히 연습했어요.
우영 : ‘Again & Again’에서는 헤어스타일이나 의상, 안무까지 각자 조금씩 다르면서도 ‘한 팀’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게 목적이었어요. 그래서 안무도 일곱 명이 한 명이 되어서 추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했죠.
그래서 상당히 정교한 안무로 이루어져 있는데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네티즌들이 ‘뱃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노래와 결합한 패러디 영상을 만들었어요. 혹시 봤나요?
택연 : 네. ‘마법의 안무’라고 하죠. (웃음)
찬성 : 저는 ‘후레시맨’ 버전을 봤는데, 재밌기도 하고 그렇게 관심을 가져 주신다는 게 좋죠.
하지만 애절한 분위기의 타이틀곡이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코믹한 이미지로 알려지는 게 걱정되지는 않았나요?
재범 : 그래도 무대를 보시면 퍼포먼스가 멋있다, 남자답다,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실 것 같아요. (웃음)
인터뷰. 최지은 (five@10asia.co.kr)
인터뷰. 강명석 (two@10asia.co.kr)
인터뷰. 윤희성 (nine@10asia.co.kr)
정리. 윤희성 (nine@10asia.co.kr)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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