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의 여왕> MBC 밤 9시 55분
극중에서 남편과 아내의 세계는 철저하게 공적, 사적 영역으로 분리되어 있다. 그것은 주로 공간의 구분으로 시각화된다. 남편들이 사무실에 있을 때 아내들은 집, 쇼핑몰, 피부 관리실 등을 오간다. 보통의 ‘줌마렐라’ 드라마가 이러한 구분을 은밀히 체화시킬 때 <내조의 여왕>은 오히려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이 재미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정글과도 같은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점에서 퀸즈푸드와 평강회의 속성은 동일하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의 관심은 남녀의 권력 구도가 아닌 그 뒤에 숨어있는 더 큰 사회적 구조에 있다. 정사원이 되기 위한 달수(오지호)의 몸부림이나 가계부를 쓰며 생활비를 걱정하는 지애(김남주)의 고민은 모두 같은 데서 온다. <내조의 여왕>이 그들의 다른 듯 같은 세계를 통해 확인시켜주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세계관이 된 신자유주의 적자생존의 논리다. 캐릭터들의 권력 구도 안에 그러한 사회적 속성을 투영시켜 풍자할 때 <내조의 여왕>은 가장 재밌고 흥미로운 드라마였다. 그러나 11회는 극의 중심 갈등이 퀸즈푸드도 평강회도 아닌 사각관계 로맨스로 옮겨오면서 초반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새삼 확인시켜주었다. 드라마를 빛나게 했던 블랙코미디의 요소가 차츰 지애-태준(윤상현)의 로맨틱 코미디와 준혁(최철호)의 슬랩스틱 코미디에 밀려나는 느낌이다. 날카로운 유머 대신 범국민적 웃음을 선택한 <내조의 여왕>은 여전히 재미있지만 전처럼 흥미롭지는 않다.
글 김선영
<야심만만 시즌2> SBS 밤 11시 10분
시청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겠다던 본래의 취지를 잃어버린 <야심만만>은 현재 계속해서 바뀌는 세트장으로도 눈속임 할 수 없는 ‘몰개성의 토크쇼’중 하나다. 그렇다면, 이들의 승부처는 토크 속에 묻어나는 웃음과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진심의 균형에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자를 공격하는 약자’ 패턴의 전형을 보여준 이승기의 토크는 다소 스피디함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진부하지 않은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중반 이후 토크를 주도하며 미리 준비해 온 짧은 이벤트를 선보여 스튜디오의 분위기를 달군 붐은 이미 얘기한 적 있는 경험일지라도 스태프에게 적절한 순간에 음악을 틀어줄 것을 부탁하는 성의를 보여 ‘방송이 임하는 자세’의 진심을 읽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김창렬이 박현빈을 벼르더라”, “최성국이 안문숙과 스캔들을 계획 했다”며 남의 이야기를 맥락 없이 전한 임창정의 방식은 이들과 조금 달랐다. 특히 ‘야심만만 송’을 준비해 온 붐이 춤을 추는 동안 옆에 서서 취객 흉내를 내는 그의 모습은 그가 가수 활동을 중단했던 6년 전에나 먹힐 법한 스타일의 진행 방식이었다.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를 제 것인 냥 포장하는 과욕은 지양해야겠지만, 지나치게 즉흥적인 태도로 방송에 임하는 것 역시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무리 리얼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라 하더라도 방송에는 기승전결, 그리고 납득할 수 있는 태도가 언제나 필요한 법이니까 말이다.
글 윤희성
극중에서 남편과 아내의 세계는 철저하게 공적, 사적 영역으로 분리되어 있다. 그것은 주로 공간의 구분으로 시각화된다. 남편들이 사무실에 있을 때 아내들은 집, 쇼핑몰, 피부 관리실 등을 오간다. 보통의 ‘줌마렐라’ 드라마가 이러한 구분을 은밀히 체화시킬 때 <내조의 여왕>은 오히려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이 재미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정글과도 같은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점에서 퀸즈푸드와 평강회의 속성은 동일하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의 관심은 남녀의 권력 구도가 아닌 그 뒤에 숨어있는 더 큰 사회적 구조에 있다. 정사원이 되기 위한 달수(오지호)의 몸부림이나 가계부를 쓰며 생활비를 걱정하는 지애(김남주)의 고민은 모두 같은 데서 온다. <내조의 여왕>이 그들의 다른 듯 같은 세계를 통해 확인시켜주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세계관이 된 신자유주의 적자생존의 논리다. 캐릭터들의 권력 구도 안에 그러한 사회적 속성을 투영시켜 풍자할 때 <내조의 여왕>은 가장 재밌고 흥미로운 드라마였다. 그러나 11회는 극의 중심 갈등이 퀸즈푸드도 평강회도 아닌 사각관계 로맨스로 옮겨오면서 초반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새삼 확인시켜주었다. 드라마를 빛나게 했던 블랙코미디의 요소가 차츰 지애-태준(윤상현)의 로맨틱 코미디와 준혁(최철호)의 슬랩스틱 코미디에 밀려나는 느낌이다. 날카로운 유머 대신 범국민적 웃음을 선택한 <내조의 여왕>은 여전히 재미있지만 전처럼 흥미롭지는 않다.
글 김선영
<야심만만 시즌2> SBS 밤 11시 10분
시청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겠다던 본래의 취지를 잃어버린 <야심만만>은 현재 계속해서 바뀌는 세트장으로도 눈속임 할 수 없는 ‘몰개성의 토크쇼’중 하나다. 그렇다면, 이들의 승부처는 토크 속에 묻어나는 웃음과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진심의 균형에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자를 공격하는 약자’ 패턴의 전형을 보여준 이승기의 토크는 다소 스피디함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진부하지 않은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중반 이후 토크를 주도하며 미리 준비해 온 짧은 이벤트를 선보여 스튜디오의 분위기를 달군 붐은 이미 얘기한 적 있는 경험일지라도 스태프에게 적절한 순간에 음악을 틀어줄 것을 부탁하는 성의를 보여 ‘방송이 임하는 자세’의 진심을 읽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김창렬이 박현빈을 벼르더라”, “최성국이 안문숙과 스캔들을 계획 했다”며 남의 이야기를 맥락 없이 전한 임창정의 방식은 이들과 조금 달랐다. 특히 ‘야심만만 송’을 준비해 온 붐이 춤을 추는 동안 옆에 서서 취객 흉내를 내는 그의 모습은 그가 가수 활동을 중단했던 6년 전에나 먹힐 법한 스타일의 진행 방식이었다.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를 제 것인 냥 포장하는 과욕은 지양해야겠지만, 지나치게 즉흥적인 태도로 방송에 임하는 것 역시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무리 리얼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라 하더라도 방송에는 기승전결, 그리고 납득할 수 있는 태도가 언제나 필요한 법이니까 말이다.
글 윤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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