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을 향해 독주하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2’가 오역 논란에 휩싸였다.
3일 영화계에 따르면 관객들은 영화 초반 안나의 대사와 엔딩 부분에서 안나가 엘사에게 보낸 편지 등 크게 두 부분에 오역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화 초반부 안나는 돗자리 위에 앉아있는 올라프에게 “Enjoying your new permafrost, Olaf?”라고 묻는다. 이 대사에는 “새 얼음장판 마음에 드니?”라는 자막이 나온다. ‘permafrost’는 영구 동토층이라는 뜻으로, 계속 얼어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직역하자면 “영구 동결 상태가 마음에 드니?”라는 뜻인데 관객들은 ‘새 얼음장판’이라는 자막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1편에서 눈사람 올라프가 겨울이 아닌 계절에도 녹지 않게 해주려고 엘사는 올라프 전용 눈구름을 만들어줬다. 2편에서는 엘사가 더 강력해진 마법으로 올라프 몸에 ‘영구 동결 마법’을 걸었음을 이 같은 대사로 알려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라프 몸에는 1편에서 보이지 않던 눈 결정 모양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몸이 녹지 않으니 좋니?”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다.
‘겨울왕국2’에서 제스처게임을 하는 주인공들. /사진=‘겨울왕국2’ 예고편 캡처
영화 결말 부분에는 안나가 엘사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금요일에 열리는 무도회에 늦지 마”라는 대목이 있다. 편지 속 단어는 ‘제스처 게임(Gesture charade)’인데 이 단어가 전혀 다른 뜻인 ‘무도회’로 번역됐다는 지적이다. 제스처 게임은 영화 초반부에 엘사와 안나, 올라프, 크리스토프, 스벤이 쪽지에 적힌 단어를 몸짓으로 설명하는, 흉내 맞히기 놀이를 의미한다. 또한 이번 편에는 무도회 개최 장면이나 무도회를 암시하는 장면도 등장하지 않고 별다른 설명도 없다. 이는 ‘샤레이드(charade)’라는 뜻의 오역으로 추측된다. ‘charade’는 가식, 위장이라는 뜻과 제스처 놀이라는 뜻이 있는데 관객들은 가식, 위장이라는 뜻에서 ‘무도회’라는 오역이 나온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겨울왕국2’의 더빙판에는 ‘제스처 놀이’라고 대사가 나온다. 자막판과 더빙판의 해석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오역 지적과 함께 번역가가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관객들이 많아지고 있으나 ‘겨울왕국2’ 측은 “번역가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오역 논란에 대한) 디즈니 측의 공식적인 입장 역시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