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배우 박해수(왼쪽부터), 서예지, 김상호, 김응수, 이창훈이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박해수(왼쪽부터), 서예지, 김상호, 김응수, 이창훈이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서울 강남 일대 클럽에서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마약 사건이 일어난다. 박해수, 서예지, 김상호는 각자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아 마약 수사에 나선다. 이들은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에서 벗어나 썩어빠진 권력에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한다. 범죄 오락 액션물 ‘양자 물리학’에서다.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박해수, 서예지, 김상호, 김응수, 이창훈과 이성태 감독이 참석했다.

‘양자물리학’은 정의로운 클럽 사장(박해수 분)이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에 검찰과 정치계가 연결된 사실을 알고 업계 에이스들과 함께 썩은 권력에 한방을 날리는 이야기다.

이성태 감독이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를 건네고 있다./이승현 기자 lsh87@
이성태 감독이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를 건네고 있다./이승현 기자 lsh87@
이성태 감독은 “양자물리학은 아주 작은 미립자의 에너지 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으로 예측 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양자물리학을 철학적으로 해석하면 ‘생각도 에너지이기 때문에 생각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주인공은 이러한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의 긍정적인 성격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범죄 오락 영화와의 차별 점은 ‘캐릭터’라고 했다. 이 감독은 “흔히 보지 못했던 캐릭터들이 주역이 돼 극을 끌고 간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일으키는 파동과 우주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상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클럽 마약 사건이라는 소재는 최근 버닝썬 사태와 유사한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감독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은 아니다”라며 “초고를 썼을 때가 2016년이다. 편집하면서 사건을 접했다. 신기하기도 했고 당혹스럽기도 했다. ‘양자물리학’은 마약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진 않는다. 찬우의 긍정적인 생각으로 위기와 고난을 극복해 가는 게 핵심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감독은 “인터넷으로 자료조사를 했다. 당시 권력층의 자제들이 클럽 룸에서 마약을 하는 사건이 있다는 기사들을 많이 접했다”며 “나는 클럽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데 20대 연출부들이 요즘 클럽에는 룸이 없다고 하더라. 클럽에서 마약하는 게 비현실적인 설정이라 생각해 고치려고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해수가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박해수가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박해수는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인생의 신조로 삼는 이찬우 역을 맡았다. ‘양자물리학’을 통해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그는 “걱정도 되지만 재밌게 준비했던 과정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극중 이찬우를 ‘유흥계의 화타’라고 정의했다. 박해수는 “화타는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로, 못 고치는 병이 없는 명의다. 이찬우는 죽어가는 업소도 살리는 능력의 소유자”라며 “그의 능력은 자기 주문에서 나온다. 이빨로 세계로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빨 액션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구강액션과의 차이를 묻자 박해수는 ”구강 액션은 고급스러운 표현이다. 이빨 액션은 훨씬 가볍고 익살스럽다“고 말하며 웃었다.

가장 기억나는 장면으로는 국밥집 장면을 꼽았다. 박해수는 “서예지 씨와 말끔히 차려입고 새벽에 야시장에서 국밥을 먹는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의 상처들이 보이는 부분이 영화의 메시지를 많이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예지도 “내가 처음으로 속내를 내비치는 장면이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공감했다.

배우 서예지가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서예지가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서예지는 정재계를 아우르는 황금인맥을 구축한 클럽 매니저 성은영으로 분한다. 서예지는 “사법고시를 패스할 만큼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도 지녔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액션 연기도 선보인다. 그는 “위험에 처한 찬우를 구하는 장면에서 액션이 있었다. 대역 배우가 대기하고 있었지만 직접 하는 게 더 멋있어 보일 것 같아 그냥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성들 사이에서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캐릭터다. 그런 카리스마적인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배우 김상호가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김상호가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김상호는 털어도 먼지 하나 나오지 않는 청렴경찰 박기헌을 연기한다. 김상호는 “범죄 정보과 소속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다보니 힘 있는 사람들의 정보도 알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김상호는 “취조실 장면”이라며 “화려하거나 중요한 장면은 아니지만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배우 김응수가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김응수가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김응수는 조폭 출신 사업가 정갑택 역을 맡았다.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는다.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는다. 돈을 불리는 게 그의 삶의 이유”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김웅수는 ‘양자물리학’ 속 자신의 명대사는 “돈 좀 불려줘요, 우아하게”라며 대사를 그대로 재연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응수는 출연진 사이에서 말재간이 좋은 배우로 꼽혔다. 박해수는 “응수 선배님의 언변술을 한 번 들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세상에 저렇게 감각이 좋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치켜세웠다.

배우 이창훈이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이창훈이 13일 오전 서울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양자물리학’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lsh87@
이창훈은 부패한 검사 양윤식 역을 맡았다. 그는 “캐릭터를 연구할 때 야비한 검사의 느낌보다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평범한 인물로 보이게 하고 싶었다. 그래야 이 캐릭터의 욕망들이 입체적으로 보일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창훈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봄밤’에서 공시생 역할을 맡았다. 이에 이창훈은 “드라마를 재밌게 보신 분들은 내가 공시를 포기하고 사시를 본 뒤 검사가 됐구나 생각할 것 같다”고 재치 있게 답변했다.

김응수는 이창훈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김응수는 “창훈 씨가 내 머리를 치면서 모욕을 주는 장면이 있다. 현장에 갔는데 창훈 씨가 ‘아무리 영화지만 어떻게 대선배 머리를 치냐며 배우를 포기하면 포기했지 할 수 없다’며 감독과 싸우고 있었다. 계속 쭈뼛거리기에 내가 그냥 세게 하라고 했다. 근데 촬영에 들어가니 머리끄덩이를 잡더라. 그건 시나리오에 없었다. 그때 정말 치욕스러웠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이에 이창훈은 “2주 전부터 굉장한 스트레스였다. 촬영 날 아침에 도착했는데 선배님이 전날 골반이 아프셔서 목발을 짚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도 촬영 때는 감정을 살려서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촬영 후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해명했다.

이 감독은 “나는 액션을 최소화 하려고 했는데 창훈 씨가 먼저 이 감정이라면 머리끄덩이를 잡아 댕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오히려 창훈 씨를 말렸다. 그런 장면을 유도하지 않았다”라고 발을 빼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서예지는 “뻔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영화이니 기대 많이 해 달라”고 했다. 이창훈은 “과학 영화 아니다. 유쾌 통쾌한 영화”라고 강조했다. 박해수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으니 믿고 봐 달라”고 요청했다.

‘양자물리학’은 오는 9월 19일 개봉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