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베테랑 여배우 문소리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판사 역을 맡았다. 아이돌그룹 제국의아이들 출신 박형식은 안방극장을 벗어나 스크린에 데뷔했다. 여기에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신스틸러’로 활약해온 배우들까지 총출동했다. 국내 첫 국민참여재판을 소재로 다룬 영화 ‘배심원들’에서다.
8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배심원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문소리, 박형식, 조한철, 윤경호, 김홍파, 조수향, 김미경, 백수장과 홍승완 감독이 참석했다.
‘배심원들’은 국내 첫 국민참여재판에서 어쩌다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된 보통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2008년 강력 형사사건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은 판사의 판결과 배심원단의 평결 일치율이 90%에 이르자 2012년에는 전체 형사재판으로 확대됐다. 재판의 권한을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함께해야 했던 재판부,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 모두에게 처음이었기에 우려와 설렘, 걱정과 기대가 뒤섞였던 국민참여재판의 첫날은 어땠을까. 영화 ‘배심원들’은 당시 가장 의미 있는 국민참여재판으로 기록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했다.
문소리는 강한 신념을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하는 판사 김준겸 역으로 열연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서너 장 넘겼을 때 ‘도대체 어떻게 된다는 거지?’ 싶었다. 이야기가 궁금했다”며 “가장 좋았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머리와 마음을 모아 무언가를 해내가는 과정과 결과가 뿌듯하고 뭉클했다는 점이다.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판사 캐릭터는 처음이다. 준비하면서 나도 차라리 배심원을 하고 싶었다. 배심원들이 다같이 모여서 리허설 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서 샘났다”고 했다. 또 “나는 혼자 ‘법이란 무엇인가’ 같은 책과 법전만 봤다. 실제 30대 젊은 판사, 김영란 전 대법관 등도 만나보고 국민참여재판에 참관도 했다. 그런데도 ‘그 많은 세월을 법정에서 보내온 사람들의 느낌을 담아낼 수 있을까’ ‘가능한 일일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문소리는 “출연을 결정한 순간부터 크랭크업까지 무언가를 읽는 일을 가장 많이 했다. 판단하는 게 일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많이 읽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법정 세트에 앉아 있으면 상반신밖에 보이지 않아서 내가 할 수 있는 연기가 한정돼 있었다. 호탕하게 웃지도, 울지도 않는다. 고개를 돌리는 거 외에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나를 꽁꽁 묶어 놓은 느낌이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까지 영화를 통해 핸드볼도 했고, 무용도 했고, 온 몸을 비틀기도 했다. 몸 쓰는 걸 좋아하는 배우였는데 꼼짝 못하게 하니 어떻게 해야할 지 당황스러웠다. 무엇보다 태도, 음성, 느낌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법과 원칙에 충실한 강단있는 판사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박형식은 포기를 모르는 청년 창업가로, 8번 배심원인 권남우 역을 맡아 연기했다. 데뷔 이후 첫 영화 출연이다. 그는 “많이 긴장도 되고 설레서 어젠 잠을 못 잤다”며 “지금 이자리에서도, 촬영장에서도 선배들이 정말 힘이 됐고, 의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힘쎈여자 도봉순’ ‘슈츠’ 등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박형식은 여러 명이 주연이나 다름없는 ‘배심원들’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배심원들이 주인공인 영화여서 하고 싶었다. 내가 단독 주연으로 빛나는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겁이 난다. 아직까진 선배들과 함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형식은 “영화를 하면서 배심원 제도에 대해 잘 알게 됐다. 많은 분들이 나처럼 잘 모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소리는 박형식을 처음 만난 느낌에 대해 “처음 봤을 때 너무 맑고 화사했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청년이 오길래 ‘저 사람이 8번 배심원이라고요?’라고 재차 물었다”고 했다. 이어 “여러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에서 맑고 화사한 느낌이 튀진 않을까 싶었다. 만화에서 나온 느낌이었다. 우리 모두 현실에서 나왔는데, 박형식은 비현실적이었다”라며 웃었다.
또 “초반에 고생을 좀 하더니 첫 촬영이 끝났을 때 ‘누나, 감독님이…’라며 다가 왔는데 짧은 시간에 권남우가 돼 있었다. ‘이렇게 하면 안 되느냐. 저렇게 하면 안 되느냐’라고 물어보더라”라며 “모든 배심원(배우들)이 8번 배심원(박형식)을 꼭 끌어안고 가는 과정이 있었다. 첫 영화인데 이런 팀을 만나서 복받은 거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문소리는 “윤경호 씨는 촬영이 끝나고 한 달 뒤에야 ‘이제 누나라고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형식 씨는 첫 촬영이 끝나고 바로 누나라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 외에도 작품마다 강한 존재감을 보인 대세 배우들이 배심원으로 등장해 기대를 더한다. 전작 ‘미쓰백’을 통해 주목받은 백수장이 늦깎이 법대생 윤그림(1번 배심원)을, 연극 무대에서 쌓아올린 남다른 내공을 가진 김미경이 요양보호사 양춘옥(2번 배심원) 역, 드라마 ‘도깨비’와 영화 ‘완벽한 타인’ 등을 통해 신스틸러로 떠오른 윤경호가 무명배우 조진식(3번 배심원)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안방과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는 명품 조연 서정연은 중학생 딸을 둔 전업주부 변상미(4번 배심원) 역을, 조한철은 대기업 비서실장 최영재(5번 배심원) 역을, ‘내부자들’ ‘공작’ ‘국가부도의 날’ 등을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김홍파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무직의 장기백(6번 배심원) 역을, 영화계의 떠오르는 샛별 조수향은 20대 취업준비생 오수정(7번 배심원) 역으로 힘을 실었다.
배우들은 각각 현장 분위기와 팀워크를 칭찬했다. 지난해 여름, 촬영 기간은 짧았지만 법정 세트장에서 동고동락했다. 문소리는 “마치 연극 공연 같았다. 한 공간에서 리허설도 몇 번이나 반복했다. 팀워크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백수장은 “분위기만큼은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어벤져스’와 비교해도 괜찮을 만큼 대단했다”고 말했다.
조수향은 “지금까지 또래들과 작업을 많이 했고 동생들도 많았다”며 “”배심원들’에서는 거의 막내여서 적응도 잘 안 되고, 선배들 앞에서 실수할까봐 걱정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조수향은 “나중에 배우들과 친해진 뒤에는 너무 재미있었다. 촬영장 분위기가 엄청 좋았다”며 “현장에서 선배들을 몰래 훔쳐보며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영화의 흥행 전망에 대해 “느낌이 좋다”며 “윤경호 씨는 우리 영화를 찍고 개봉한 ‘완벽한 타인’이 흥행했다. 딸도 태어났다. 백수장 씨는 결혼을 했다”며 “배우들 집안에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 우리끼리 ‘잘 될 것 같지않아?’라며 마음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김홍파는 “(흥행은) 두말 하면 잔소리”라며 자신했고, 백수장은 “좋은 판결 부탁드린다”고 센스있게 말했다.
‘배심원들’은 오는 5월 개봉할 예정이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8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배심원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문소리, 박형식, 조한철, 윤경호, 김홍파, 조수향, 김미경, 백수장과 홍승완 감독이 참석했다.
‘배심원들’은 국내 첫 국민참여재판에서 어쩌다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된 보통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2008년 강력 형사사건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은 판사의 판결과 배심원단의 평결 일치율이 90%에 이르자 2012년에는 전체 형사재판으로 확대됐다. 재판의 권한을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함께해야 했던 재판부,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 모두에게 처음이었기에 우려와 설렘, 걱정과 기대가 뒤섞였던 국민참여재판의 첫날은 어땠을까. 영화 ‘배심원들’은 당시 가장 의미 있는 국민참여재판으로 기록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했다.
이어 “판사 캐릭터는 처음이다. 준비하면서 나도 차라리 배심원을 하고 싶었다. 배심원들이 다같이 모여서 리허설 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서 샘났다”고 했다. 또 “나는 혼자 ‘법이란 무엇인가’ 같은 책과 법전만 봤다. 실제 30대 젊은 판사, 김영란 전 대법관 등도 만나보고 국민참여재판에 참관도 했다. 그런데도 ‘그 많은 세월을 법정에서 보내온 사람들의 느낌을 담아낼 수 있을까’ ‘가능한 일일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문소리는 “출연을 결정한 순간부터 크랭크업까지 무언가를 읽는 일을 가장 많이 했다. 판단하는 게 일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많이 읽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법정 세트에 앉아 있으면 상반신밖에 보이지 않아서 내가 할 수 있는 연기가 한정돼 있었다. 호탕하게 웃지도, 울지도 않는다. 고개를 돌리는 거 외에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나를 꽁꽁 묶어 놓은 느낌이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까지 영화를 통해 핸드볼도 했고, 무용도 했고, 온 몸을 비틀기도 했다. 몸 쓰는 걸 좋아하는 배우였는데 꼼짝 못하게 하니 어떻게 해야할 지 당황스러웠다. 무엇보다 태도, 음성, 느낌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법과 원칙에 충실한 강단있는 판사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힘쎈여자 도봉순’ ‘슈츠’ 등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박형식은 여러 명이 주연이나 다름없는 ‘배심원들’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배심원들이 주인공인 영화여서 하고 싶었다. 내가 단독 주연으로 빛나는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겁이 난다. 아직까진 선배들과 함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형식은 “영화를 하면서 배심원 제도에 대해 잘 알게 됐다. 많은 분들이 나처럼 잘 모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소리는 박형식을 처음 만난 느낌에 대해 “처음 봤을 때 너무 맑고 화사했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청년이 오길래 ‘저 사람이 8번 배심원이라고요?’라고 재차 물었다”고 했다. 이어 “여러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에서 맑고 화사한 느낌이 튀진 않을까 싶었다. 만화에서 나온 느낌이었다. 우리 모두 현실에서 나왔는데, 박형식은 비현실적이었다”라며 웃었다.
또 “초반에 고생을 좀 하더니 첫 촬영이 끝났을 때 ‘누나, 감독님이…’라며 다가 왔는데 짧은 시간에 권남우가 돼 있었다. ‘이렇게 하면 안 되느냐. 저렇게 하면 안 되느냐’라고 물어보더라”라며 “모든 배심원(배우들)이 8번 배심원(박형식)을 꼭 끌어안고 가는 과정이 있었다. 첫 영화인데 이런 팀을 만나서 복받은 거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문소리는 “윤경호 씨는 촬영이 끝나고 한 달 뒤에야 ‘이제 누나라고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형식 씨는 첫 촬영이 끝나고 바로 누나라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 외에도 작품마다 강한 존재감을 보인 대세 배우들이 배심원으로 등장해 기대를 더한다. 전작 ‘미쓰백’을 통해 주목받은 백수장이 늦깎이 법대생 윤그림(1번 배심원)을, 연극 무대에서 쌓아올린 남다른 내공을 가진 김미경이 요양보호사 양춘옥(2번 배심원) 역, 드라마 ‘도깨비’와 영화 ‘완벽한 타인’ 등을 통해 신스틸러로 떠오른 윤경호가 무명배우 조진식(3번 배심원)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안방과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는 명품 조연 서정연은 중학생 딸을 둔 전업주부 변상미(4번 배심원) 역을, 조한철은 대기업 비서실장 최영재(5번 배심원) 역을, ‘내부자들’ ‘공작’ ‘국가부도의 날’ 등을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김홍파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무직의 장기백(6번 배심원) 역을, 영화계의 떠오르는 샛별 조수향은 20대 취업준비생 오수정(7번 배심원) 역으로 힘을 실었다.
조수향은 “지금까지 또래들과 작업을 많이 했고 동생들도 많았다”며 “”배심원들’에서는 거의 막내여서 적응도 잘 안 되고, 선배들 앞에서 실수할까봐 걱정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조수향은 “나중에 배우들과 친해진 뒤에는 너무 재미있었다. 촬영장 분위기가 엄청 좋았다”며 “현장에서 선배들을 몰래 훔쳐보며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영화의 흥행 전망에 대해 “느낌이 좋다”며 “윤경호 씨는 우리 영화를 찍고 개봉한 ‘완벽한 타인’이 흥행했다. 딸도 태어났다. 백수장 씨는 결혼을 했다”며 “배우들 집안에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 우리끼리 ‘잘 될 것 같지않아?’라며 마음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김홍파는 “(흥행은) 두말 하면 잔소리”라며 자신했고, 백수장은 “좋은 판결 부탁드린다”고 센스있게 말했다.
‘배심원들’은 오는 5월 개봉할 예정이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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