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연기할 때 배우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이미 실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아 기대하는 눈들이 많은 배우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을 온전히 믿고 그간 쌓아온 실력을 펼쳐 보였을 때 연기는 안정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고, 몰입도도 높아진다. 지난 4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의 여진구가 그랬다. 6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는 확신을 심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에서 처음으로 임금 이헌과 광대 하선의 1인 2역을 연기했다. 이전에도 사극에는 많이 출연했으나 이헌처럼 퇴폐적인 모습이 많이 드러나는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한 것은 처음이다. ‘왕이 된 남자’가 영화 ‘광해’와 동일한 설정에서 출발한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진구는 “감독님이 처음부터 ‘왕이 된 남자’는 ‘광해’의 리메이크가 아니라 재창조라고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원작을 잊자고 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너 하고 싶은대로 하면 돼. 우린 이미 달라’라며 저에게 확신을 심어주셨어요. 원작의 무게는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지고 가주신 것 같아 감사해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해오면서는 몰랐는데, 제가 감독님의 의견에 맞추는 스타일이었다는 것도 알게 됐죠. ‘제 연기를 어떻게 할까요?’에서 ‘저는 이렇게 준비를 했는데 어떻게 찍으실 건가요?’로 태도를 바꾸게 됐어요.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요. 좋은 고집을 ‘왕이 된 남자’가 만들어줬어요.”
여진구가 말하는 좋은 고집이란 자신이 준비해 온 연기를 책임지고 밀어붙일 수 있는 뚝심이다.
“(배우는) 자신의 연기가 맞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할 줄 알아야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전 지금까지 조금 무서워했던 것 같습니다. ‘왕이 된 남자’의 현장에서는 스스로 감당해내는 방법을 훈련할 수 있었어요. 저한테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줬고, 큰 성장을 하게 됐죠.”
여진구는 영화 ‘광해’가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로 하여금 ‘굳이 왜 다시 똑같은 이야기를 할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가 연기를 할 때 가장 집중한 부분도 새롭고 젊은 에너지를 가진 인물을 만드는 것이었다. 가장 많이 연구했고 두려웠던 장면은 1회에서 이헌과 하선이 마주 보는 신이었다고 한다.
“실체가 없는 상태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무서웠어요. 상대역 없이 빈 공간을 보고 연기를 하는 것이니까요. 다행히 방송을 보고 나서 ‘아, 내가 더 욕심을 내서 앞으로 판을 한번 넓게 짜도 되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1회 엔딩이 방영된 다음날 8회를 촬영했기 때문에 조금 아쉬웠습니다.(웃음) 좀 더 일찍 자신감이 생겼더라면 몸을 사리지 않고 더 놀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여진구는 로맨스 연기를 함께 펼쳤던 이세영에게도 감사함을 표현했다. 여진구는 “밝은 에너지가 넘치고 발랄한 성격이어서 현장에서도 먼저 다가와줬다. 이렇게 유쾌하게 촬영한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워낙 아름다우셔서 감정에 이입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어요. 리허설 때도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심쿵’도 많이 했어요. ‘역시 누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하.”
최종회에 자체 최고인 10.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왕이 된 남자’.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긴 결말 또한 화제가 됐다. 여진구는 엔딩에 대해 “만족한다”고 했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워낙 현실적이어서 저나 소운(이세영) 중 하나는 죽는 것이 아닌지 걱정했어요. 사실 아무리 픽션이라고 해도 광대가 왕이 되고 대비와 감정 싸움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니까요. 그나마 둘이 살아서 만나게 해준 것이 감사했습니다.(웃음) 시청자 입장에서는 하선과 소운이 궁 안에서 백년해로하기를 바랐어요. 하하.”
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가 끝나자마자 바로 올해 하반기 방송 예정인 tvN 새 드라마 ‘호텔 델루나’ 촬영에 들어간다. 여진구는 “늘 그랬듯이 이전에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판타지가 섞여있는 장르라 예전같았다면 더 고민했겠지만 ‘왕이 된 남자’가 용기를 줬다고 한다.
“이번에는 이헌처럼 치명적이고 어둡지 않고, 굉장히 현실적인 감정을 가진 호텔리어를 맡았어요. 부드럽고 인간미가 있는 남자죠.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연기를 새롭게 받아들이게 됐어요. 저 자신을 전보다 훨씬 믿을 수 있게 됐고요. 그래서 한 번 더 저를 믿고 조금은 패기있고 거침없이 선택했습니다. 상대 배우인 이지은(아이유) 씨도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도 들었어요.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에서 처음으로 임금 이헌과 광대 하선의 1인 2역을 연기했다. 이전에도 사극에는 많이 출연했으나 이헌처럼 퇴폐적인 모습이 많이 드러나는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한 것은 처음이다. ‘왕이 된 남자’가 영화 ‘광해’와 동일한 설정에서 출발한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진구는 “감독님이 처음부터 ‘왕이 된 남자’는 ‘광해’의 리메이크가 아니라 재창조라고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원작을 잊자고 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너 하고 싶은대로 하면 돼. 우린 이미 달라’라며 저에게 확신을 심어주셨어요. 원작의 무게는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지고 가주신 것 같아 감사해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해오면서는 몰랐는데, 제가 감독님의 의견에 맞추는 스타일이었다는 것도 알게 됐죠. ‘제 연기를 어떻게 할까요?’에서 ‘저는 이렇게 준비를 했는데 어떻게 찍으실 건가요?’로 태도를 바꾸게 됐어요.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요. 좋은 고집을 ‘왕이 된 남자’가 만들어줬어요.”
여진구가 말하는 좋은 고집이란 자신이 준비해 온 연기를 책임지고 밀어붙일 수 있는 뚝심이다.
“(배우는) 자신의 연기가 맞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할 줄 알아야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전 지금까지 조금 무서워했던 것 같습니다. ‘왕이 된 남자’의 현장에서는 스스로 감당해내는 방법을 훈련할 수 있었어요. 저한테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줬고, 큰 성장을 하게 됐죠.”
여진구는 영화 ‘광해’가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로 하여금 ‘굳이 왜 다시 똑같은 이야기를 할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가 연기를 할 때 가장 집중한 부분도 새롭고 젊은 에너지를 가진 인물을 만드는 것이었다. 가장 많이 연구했고 두려웠던 장면은 1회에서 이헌과 하선이 마주 보는 신이었다고 한다.
“실체가 없는 상태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무서웠어요. 상대역 없이 빈 공간을 보고 연기를 하는 것이니까요. 다행히 방송을 보고 나서 ‘아, 내가 더 욕심을 내서 앞으로 판을 한번 넓게 짜도 되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1회 엔딩이 방영된 다음날 8회를 촬영했기 때문에 조금 아쉬웠습니다.(웃음) 좀 더 일찍 자신감이 생겼더라면 몸을 사리지 않고 더 놀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워낙 아름다우셔서 감정에 이입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어요. 리허설 때도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심쿵’도 많이 했어요. ‘역시 누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하.”
최종회에 자체 최고인 10.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왕이 된 남자’.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긴 결말 또한 화제가 됐다. 여진구는 엔딩에 대해 “만족한다”고 했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워낙 현실적이어서 저나 소운(이세영) 중 하나는 죽는 것이 아닌지 걱정했어요. 사실 아무리 픽션이라고 해도 광대가 왕이 되고 대비와 감정 싸움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니까요. 그나마 둘이 살아서 만나게 해준 것이 감사했습니다.(웃음) 시청자 입장에서는 하선과 소운이 궁 안에서 백년해로하기를 바랐어요. 하하.”
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가 끝나자마자 바로 올해 하반기 방송 예정인 tvN 새 드라마 ‘호텔 델루나’ 촬영에 들어간다. 여진구는 “늘 그랬듯이 이전에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판타지가 섞여있는 장르라 예전같았다면 더 고민했겠지만 ‘왕이 된 남자’가 용기를 줬다고 한다.
“이번에는 이헌처럼 치명적이고 어둡지 않고, 굉장히 현실적인 감정을 가진 호텔리어를 맡았어요. 부드럽고 인간미가 있는 남자죠.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연기를 새롭게 받아들이게 됐어요. 저 자신을 전보다 훨씬 믿을 수 있게 됐고요. 그래서 한 번 더 저를 믿고 조금은 패기있고 거침없이 선택했습니다. 상대 배우인 이지은(아이유) 씨도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도 들었어요.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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