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또 사극을 해서 이전 캐릭터와 겹칠까 고민이 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는 사극이라는 장르 자체에 큰 매력을 느낍니다. 한복이 잘 어울린다는 얘기만 들어도 기분이 좋고요. 무엇보다 대본을 보고 지금까지 부각되지 않은 영조의 젊은 시절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습니다.”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해치’(연출 이용석, 극본 김이영) 기자간담회에서 정일우는 이렇게 말했다. ‘해치’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 이금(정일우)이 열정 가득한 과거 준비생 박문수(권율), 사헌부 열혈 다모 여지(고아라), 저잣거리의 떠오르는 왈패 달문과 함께 힘을 합쳐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이산’ ’동이’ ‘마의’ 등의 극본을 맡은 김이영 작가와 퓨전사극 ‘일지매’, 미스터리 스릴러 ‘마을 – 아치아라의 비밀’ 등을 연출한 이용석 PD가 의기투합했다.
최근 대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일우는 ‘해치’를 첫 복귀작으로 선택했다. 그는 “군복무 기간 동안 복귀작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김이영 작가님이 쓴 ‘해치’는 기존 작품들에서 통상적으로 다뤄졌던 영조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점이 매력적이라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권기에 엄한 할아버지 캐릭터로만 다뤄진 인물이 영조였다. 젊은 영조를 부각한 작품은 적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연기할 때도 영조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려고 했다. 무엇보다 영조 캐릭터 자체를 연기하는 것이 영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입체적으로 연기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 이금은 모든 등장 인물과 연결 고리가 있고, 관계마다 톤이 다 달라서 멘붕이 올 때도 많았다. 그런데 그걸 보여줘야만 한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일지매’ 등에 이어 또 다시 사극에 출연하는 데 대해서는 “비슷한 느낌으로 똑같은 것을 보여드릴까봐 걱정이 되기는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한복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어쨌든 사극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기 때문에 또 다시 (출연)제의가 들어온 거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젊은 남자 배우들이 사극을 많이 안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나는 사극이라는 장르 자체에 큰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한복이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어도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군 복무 이후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정일우는 “대체 복무를 한 곳이 요양원이었다. 치매 환자들이 대부분이었고, 돌아가실 때 까지 병원에 계시는 분들이 가시는 곳이었다. 내가 보살피던 분들이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인생의 끝자락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예전에는 ‘이 캐릭터에 몰입해야 하는데’ 하고 안절부절했지만 이제는 거리를 두고, 작품 전체를 보면서 작품에 어떻게 스며들고 작가님이 의도한 캐릭터와 어떻게 접점을 찾을 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조’라는 역사적 인물에 공감이 되느냐고 묻자 그는 “내가 영조처럼 인생에 큰 굴곡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쇼크를 받았던 게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을 때였다. 시한폭탄 같은 병이라고 하더라. 그때 이후로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래서 오늘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자고 했다. 나를 가두고 절제하는 데서 벗어나 좀 더 인생을 즐기고 사람들 앞에 편하게 나를 내보여도 괜찮겠다 싶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거니까. 이금 또한 큰 사건을 겪으면서 변화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캐릭터다. 그런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해치’를 위해 참고한 작품으로는 영화 ‘사도’를 꼽았다. 그는 “송강호 선배님이 연기한 아버지 영조 역할을 집중해서 봤다. 하지만 유아인 씨가 연기한 사도 역을 더 열심히 본 것 같다”며 “아들은 아버지의 모습을 닮는다. 내가 연기하는 젊은 청년 영조 또한 사도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을 참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우리 작품은 새로운 ‘픽션’이다. 그래서 다른 작품을 참고하기보다는 무엇보다 작가님과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다”며 “현장에서는 캐릭터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하면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첫 촬영이 술에 취하는 연기였다. 감독님이 ‘네가 한국에서 술 취한 연기 제일 잘한다’고 하시더라. 군 복무 전에는 소주를 2잔 이상 못 마셨다. 복무하면서 퇴근 후에 동료들이랑 술 한 잔 하며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그 연기를 잘 하게 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군 복무 이후 촬영 현장에서 가장 달라진 점으로는 “주 68시간 촬영 제도”를 들었다. 그는 “우리 촬영장이 그걸 꼭 지킨다. 밤샘 촬영이 없어서 좋다. 과도기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유의하는 점은 사극이지만 현대극의 성격도 섞였다는 점”이라며 “대사의 톤도 기존의 사극처럼 (현대의 말투를) 크게 절제하는 부분은 없앴다”고 했다. 또 “사헌부, 지금으로 따지자면 검찰의 이야기도 다룬다. 사헌부의 비리를 캐내는 것”이라며 “현대의 문제를 조선시대의 모습에 투영해서 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한다. 이금과 여지의 멜로, 박문수와의 브로맨스도 재미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치’는 오는 2월 11일 오후 10시 ‘복수가 돌아왔다’ 후속으로 처음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해치’(연출 이용석, 극본 김이영) 기자간담회에서 정일우는 이렇게 말했다. ‘해치’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 이금(정일우)이 열정 가득한 과거 준비생 박문수(권율), 사헌부 열혈 다모 여지(고아라), 저잣거리의 떠오르는 왈패 달문과 함께 힘을 합쳐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이산’ ’동이’ ‘마의’ 등의 극본을 맡은 김이영 작가와 퓨전사극 ‘일지매’, 미스터리 스릴러 ‘마을 – 아치아라의 비밀’ 등을 연출한 이용석 PD가 의기투합했다.
최근 대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일우는 ‘해치’를 첫 복귀작으로 선택했다. 그는 “군복무 기간 동안 복귀작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김이영 작가님이 쓴 ‘해치’는 기존 작품들에서 통상적으로 다뤄졌던 영조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점이 매력적이라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권기에 엄한 할아버지 캐릭터로만 다뤄진 인물이 영조였다. 젊은 영조를 부각한 작품은 적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연기할 때도 영조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려고 했다. 무엇보다 영조 캐릭터 자체를 연기하는 것이 영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입체적으로 연기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 이금은 모든 등장 인물과 연결 고리가 있고, 관계마다 톤이 다 달라서 멘붕이 올 때도 많았다. 그런데 그걸 보여줘야만 한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복무 이후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정일우는 “대체 복무를 한 곳이 요양원이었다. 치매 환자들이 대부분이었고, 돌아가실 때 까지 병원에 계시는 분들이 가시는 곳이었다. 내가 보살피던 분들이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인생의 끝자락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예전에는 ‘이 캐릭터에 몰입해야 하는데’ 하고 안절부절했지만 이제는 거리를 두고, 작품 전체를 보면서 작품에 어떻게 스며들고 작가님이 의도한 캐릭터와 어떻게 접점을 찾을 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조’라는 역사적 인물에 공감이 되느냐고 묻자 그는 “내가 영조처럼 인생에 큰 굴곡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쇼크를 받았던 게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을 때였다. 시한폭탄 같은 병이라고 하더라. 그때 이후로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래서 오늘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자고 했다. 나를 가두고 절제하는 데서 벗어나 좀 더 인생을 즐기고 사람들 앞에 편하게 나를 내보여도 괜찮겠다 싶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거니까. 이금 또한 큰 사건을 겪으면서 변화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캐릭터다. 그런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우리 작품은 새로운 ‘픽션’이다. 그래서 다른 작품을 참고하기보다는 무엇보다 작가님과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다”며 “현장에서는 캐릭터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하면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첫 촬영이 술에 취하는 연기였다. 감독님이 ‘네가 한국에서 술 취한 연기 제일 잘한다’고 하시더라. 군 복무 전에는 소주를 2잔 이상 못 마셨다. 복무하면서 퇴근 후에 동료들이랑 술 한 잔 하며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그 연기를 잘 하게 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군 복무 이후 촬영 현장에서 가장 달라진 점으로는 “주 68시간 촬영 제도”를 들었다. 그는 “우리 촬영장이 그걸 꼭 지킨다. 밤샘 촬영이 없어서 좋다. 과도기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유의하는 점은 사극이지만 현대극의 성격도 섞였다는 점”이라며 “대사의 톤도 기존의 사극처럼 (현대의 말투를) 크게 절제하는 부분은 없앴다”고 했다. 또 “사헌부, 지금으로 따지자면 검찰의 이야기도 다룬다. 사헌부의 비리를 캐내는 것”이라며 “현대의 문제를 조선시대의 모습에 투영해서 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한다. 이금과 여지의 멜로, 박문수와의 브로맨스도 재미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치’는 오는 2월 11일 오후 10시 ‘복수가 돌아왔다’ 후속으로 처음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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