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극한직업’에서 해체 위기 마약반의 만년 반장 고 반장 역으로 열연한 배우 류승룡.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극한직업’에서 해체 위기 마약반의 만년 반장 고 반장 역으로 열연한 배우 류승룡.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여럿이 함께하는 ‘협동 코미디’는 처음이에요. 저를 비롯해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 마약반 형사들과 악당 콤비로 활약하는 신하균, 오정세, 그리고 한 마디 툭 던지는 대사조차 재밌는 배우들까지, 촘촘한 코믹망이 신선했어요.”

배우 류승룡이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극한직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극한직업’은 마약반 5인방이 범인 검거를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류승룡은 넘치는 의욕과 달리 실적이 바닥인 고 반장 역을 맡았다. 고 반장은 언제나 목숨을 걸고 수사에 나서지만 직장에서는 경찰서장에게, 집에서는 아내에게 깨지기 일쑤다. 류승룡은 “코미디는 어렵다”며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코미디는 지양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본을 볼 때 엄청 웃었는데, 자칫 잘못해서 주옥 같은 대사를 못 살리면 제 탓이잖아요. 그게 은근히 스트레스더라고요. 하하. 현란한 드리블보다 골 결정력이 더 중요하잖아요. 진지해서 더 웃기는 상황의 대사들을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배가시키자는 사명감을 가졌죠.”

영화 ‘극한직업’의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극한직업’의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류승룡은 고 반장 역으로 웃음의 중심을 잡고, 마약반 형사 역 배우들은 코믹의 감칠맛을 더한다. 류승룡은 “누구 하나 도드라지는 것 없이 팀으로 웃음을 만들어내 다행이다”라고 자랑했다. ‘극한직업’은 유쾌한 웃음과 통쾌한 액션이 의외로 찰진 조합을 이룬다. 류승룡은 “공명은 태권도 선수 출신이고 진선규도 몸을 잘 쓴다. 이동휘도 꾸준히 액션을 연습했다. 이하늬는 토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칭찬했다.

촬영장에서 류승룡은 후배 배우들에게 차를 끓여주며 살뜰히 챙겼다. 한 걸음 물러서 묵묵히 후배를 도우며 편안한 선배로 다가가려고 노력했단다.

“조언을 아끼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친구들이기에 자기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편하게 해주는 게 제가 할 일이었죠. 공명은 저와 두 바퀴 띠동갑인데 처음에는 바짝 긴장하더라고요. 나중에는 끌어안고 장난도 치고 너무 좋았어요. 제게 와서 ‘형님이라고 불러야 할지 선배님이라고 불러야 할지 고민된다’고 하는 게 너무 귀엽더라고요.”

류승룡은 “배우는 감정의 세공사”라고 말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류승룡은 “배우는 감정의 세공사”라고 말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류승룡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와 ‘7번방의 선물’(2013), ‘명량’(2014)을 흥행시키며 ‘트리플 1000만 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류승룡은 “‘나’에서 시작되는 연기를 하려고 한다”며 “작품마다 중용을 지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배우는 비우는 동시에 채워야 한다는 모순점을 안고 있는 직업이에요. 민첩하게 세월을 담아내고 사람의 마음과 세상을 읽어낼 줄 알아야죠. 스포츠 선수들은 육체로 일을 하고 음악가들은 악기로 일을 하잖아요. 배우는 마음이나 생각으로 일을 하는 감정의 세공사예요. 감정을 어떻게 만질지 신경 써야 하는데 그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죠.”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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