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주목했다.

다보스포럼은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한국 보이밴드가 세계화 4.0 시대에 전하는 시사점’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실었다. 다보스포럼은 세계 정·재계, 학계 유명 인사가 한 데 모이는 토론의 장이다.

포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어와 미국 문화가 아시아와 유럽을 넘어 세계를 지배했다고 했다. ‘아바타’, ‘타이타닉’처럼 최고 수익을 내는 영화는 언제나 할리우드 작품이다. 히트 앨범도 미국에서 제작된다. 대부분 소셜미디어와 IT기업도 미국에 기반을 뒀다. 세계인은 맥도날드, 코카콜라, 스타벅스, 펩시를 먹고 마신다.

미국 문화의 향유는 큰 대가를 치렀다. 한때 1만4천500개에 달한 언어는 7천여개로 감소했다. 2007년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숱한 언어가 소멸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다보스포럼 집계 결과 1천500여개 언어는 그 말을 쓰는 사람이 1천명이 채 안 된다.

다보스포럼은 이러한 흐름에 한국의 방탄소년단과 푸에르토리코 가수 루이스 폰시의 성공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Despacito)가 사랑받은 건 스페인어가 모국어인 사람이 4억3천700만명이란 점에서 그리 놀랍지 않지만, 세계 10대 언어에도 못 드는 한국어 노래로 주목받은 방탄소년단 노래는 매우 독특하다고 했다. 한국이 불과 1세기 전만 해도 문화적, 경제적으로 고립된 ‘은둔의 왕국’이었다고도 묘사했다.

포럼은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상향식이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팬클럽 아미(ARMY)는 자발적으로 방탄소년단 노래나 뮤직비디오를 각국 언어로 번역에 소셜미디어로 전파했다. 이런 노력 끝에 방탄소년단은 올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두 번 정상을 차지했다. 빌보드 ‘소셜 50’ 차트에선 최장 기간 1위를 기록해 팝스타 저스틴 비버를 제쳤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까지 장식했다.

포럼은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방탄소년단이든 루이스 폰시든 혼자 힘으로 문화의 세계화를 막을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이 세계 경제수도 미국에서 타임지 ‘2018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다면, 문화 다양성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반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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