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여러 결의 작가들이 있겠지만, 결국 모든 영화는 자기 자신 안에서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영주’는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지만 준비하고 촬영하고, 개봉을 준비하는 순간마다 달라져 완전히 다른 것이 됐다. 마치 씨앗이 다른 형태의 잎사귀로 맺히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는 감독의 것이기도 하지만 배우의 것이기도 하고, 투자사와 관객의 것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힘을 쏟았으니 모두에게 적어도 ‘아, 하길 잘했다’는 마음을 주고 싶다.
영주를 둘러싸고 있던 현실이 폭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조차도 미숙한 인물이라고 봤다. 그들의 삶 또한 부박하고, 자신의 가족들이 죽은 사건이다. 합의금 문제를 비롯해 각자의 상처가 있을 것이다. 영주는 아이여서 그들과 대척점에 서 있는 풍경으로 그렸다. 가해자를 선한 사람이라기보다는 타인을 보듬을 수 있는 어른다운 사람으로 상상했다. 상문과 향숙에게도 뜻하지 않은 비극이 일어났다. 그 경험 때문에 타인의 아픔을 본능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영주가 왜 돈을 훔쳤는지를 굳이 물어보지 않는다. 애초에 그들은 영주의 정체를 잘 몰랐다. 그들의 눈에 영주는 열아홉 여자애다.
10. ‘열아홉 여자 애‘라고 할 때 미디어에서는 종종 섹슈얼한 이미지를 부여하려고 한다. 혹은 사회에서 그런 위협에 노출된다. ‘영주‘한테서는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고 인간에 대한 선의가 느껴졌다. 의도된 걸까? 플롯을 상상했을 때 그런 생각으로 뻗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가 가야 하는 방향은 그곳이 아니였다. 그래서 상문과 영주가 붙는 장면에서는 굉장히 고민했다. 상문은 ‘누가 와서 날 죽여줘’라고 말하는 폐허가 된 사람이다. 이 장면을 오해하지 않도록 하는 게 나의 관심사여서 실제 촬영에서도 조금 긴장했다. 영화 안에서 영주 부모의 사고가 난 게 5년 전이다. 영주는 그때 성장이 멈춘 아이라고 생각했다. 영주에게 섹슈얼함은 아직 나오지 않은 부분이다.
10. 많은 장면을 삭제했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어떤 형태였나?
원래 이야기는 훨씬 더 길었다. 영주가 누워있는 가해자의 아들을 만나는 서스펜스가 짙게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이었고, (김)향기도 시나리오에서 그 장면을 많이 좋아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향하는 곳을 생각할 때 없는 게 더 좋은 선택이었다. 편집 기간이 1년이었다. 1년 동안 빠진 이야기만으로도 다른 영화를 만들 수 있을 정도다. 내가 만나고 싶은 관객이 누구인가를 생각했다. 나의 욕망 보다 내가 누구에게 이 편지를 주고 싶은 가에 집중했다.
10. 김향기가 향숙과 만두를 먹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따로 의미가 있나?
시장, 만두, 두부. 이게 사실 중요했다.(웃음)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함께 만두 빚는 법을 배운다. 영주는 이제까지 다른 누가 해도 상관없는 노동을 했는데, 이제 두부와 만두 만드는 법을 배우고 성장한다. 뭔가를 창조하는 일을 영주에게 주고 싶었다.
10. 상문과 향숙을 시장의 두부가게 주인으로 설정한 데도 이유가 있나?
10.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걸렸나?
시놉시스의 형태로 있던 건 어린 시절 영화학교에 들어와서부터다. 학교에 들어왔으니 ‘영화, 뭐할까’ 하다가 생각난 거였다. 용기가 나지 않더라. 시간이 흐르고 이제 내 영화를 만들고자 했을 때 작업하는 것들이 모두 ‘영주’와 장르만 다른 프리퀄 같은 느낌이었다. 2014년부터 트리트먼트화 작업을 하다가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 상실, 가족의 잃음. 누구보다 그 비애를 알 것 같아 몸에서 무언가가 올라왔다. 못 쓰겠다고 느꼈다. 영화 ‘비밀은 없다’ 스크립터를 하다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트리트먼트화 작업을 했다. 내 안에서 ‘영주’를 어떻게 완결해야 할지 조금씩 확신이 들었다.
영주를 보호해줄 부모가 없는 것과 어른 역할을 해줄 사회가 부재한 것으로 나눠 생각했을 때, 당연히 후자의 문제가 크다. 하지만 영화가 해피엔딩이냐 아니냐는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보고 나서 개운한 영화가 좋을 때도 있지만 그런 영화를 의도하지 않았다. 먹먹하게 하고 싶었다. 누군가 “차성덕이란 감독의 태도가 현실은 차갑게 보는데 인물에 대해서는 따뜻하게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 찬사라고 생각했다. 희망은 사람한테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회와 현실은 더 나빠지면 나빠질 테니까. ‘그렇다면 뭐, 어떻게’라고 툭툭 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은 진화한다는 말이 있다. 개개인의 연대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영주가 가해자의 허약함을 목도하고, 다시 털고 일어나는 장면을 성장으로 봤다. 나에게는 해피엔딩인 영화다.
10. ‘성장’이란 단어는 종종 왜곡된다. ‘영주’를 만들면서 생각했던 ‘성장’이란 뭘까.
10. 이경미 감독의 영화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 두 편에서 스크립터로 일했는데.
이경미 감독의 작품을 두 개나 하게 될 줄 몰랐다.(웃음) ‘영주’ 모니터링도 따로 부탁하지 않았다. 짠 하고 나타나서 ‘이런 거 만들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한 번은 참고 참다가 ‘영주’ 초기 회차에서 연락드렸다. ‘감독님, 외롭네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응, 원래 감독의 일은 외로움을 견디는 거더라’라고 얘기하셨다. 그게 큰 힘이 됐다. “모두가 원래 이렇게 외로운 거라면 나는 지금 괜찮은 거구나’ 했다. 그러면서 그때 감독님이 힘들었겠구나 하고 거꾸로 생각하게 됐다. 이경미 감독님은 힘든 상황이 오면 웃으시는 분이다. ‘미쓰 홍당무’ 때 배운 게 딱 하나 있다. ‘화내서 뭐해, 인상 써서 뭐해, 힘들면 웃자’라는 거.(웃음) 정말 힘들 걸 이겨내는 건 그 명랑함인 것 같다. 바닥을 치는 명랑함.
10. ‘사라진 밤‘을 비롯해 ‘영주’도 가난한 약자 캐릭터가 주인공인 점이 인상적이다.
가난이라기보다는 삶의 조건에 관심이 많다. 삶은 전시된 것이거나 가꿔진 게 아니다. 감춰진 식탁보 밑을 들춰내는 게 영화의 역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보고싶어하지 않고 시선이 가 닿지 않는 욕망과 사건을 굳이 보는 것. 그걸 영화가 대신한다고 생각하면 재밌다. ‘사라진 밤’과 ‘영주’ 모두 풍족하지는 않지만 주인공들이 갖고 있는 결핍·고립이 내 마음을 끈다. 이런 인물들이 파고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10. 영화 ‘툴리’ ‘국가 부도의 날’ 등 여성 주연 영화가 개봉된다. ‘영주’는 작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따로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영주는 작다. 하지만 밀도가 있고 단단하다. 명확한 직구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독특하고 힘있는 영화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영화관에서 한 번 잘 봤다고 털고 나올 수 있진 않지만 계속 영주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국가 부도의 날’도 ‘툴리’도 정말 재밌을 것 같다. 다 다른 영화다. 상황만 되면 다 보셨으면 좋겠다. 특히나 영주는 저예산 영화인 만큼 나의 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스무살 무렵, 문득 부모를 죽게 한 가해자의 얼굴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이야기를 쓰고 넘어가지 않으면 모든 것이 ‘영주’의 프리퀄이 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자기고백적인 이야기가 되는 것은 경계했어요. 취재를 통해 살면서 뜻하지 않은 사건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장되길 원했습니다.”10.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한 영화를 완성한 소감은?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영주’를 쓰고 연출한 차성덕 감독의 말이다. ‘영주’는 10대 소녀가장 영주가 부모의 교통 사고 가해자를 찾아가는 성장 영화다. 10대 시절 사고로 부모를 떠나보낸 차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해 전혀 다르게 완성됐다. 복수를 위해 찾아간 가해자에게 위로받는다는 내용은 담담한 분위기 속에서도 묘한 긴장감을 자아내지만, 영화는 결국 그와는 다른 온기와 다독임을 전한다.이런 영화를 만든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싶었다. 한 시간 남짓한 대화에서 골똘히 생각하고 즐겁게 영화를 말하는 그에게서 얼마나 ‘영주’와 영화를 생각해왔는지가 느껴졌다.
여러 결의 작가들이 있겠지만, 결국 모든 영화는 자기 자신 안에서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영주’는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지만 준비하고 촬영하고, 개봉을 준비하는 순간마다 달라져 완전히 다른 것이 됐다. 마치 씨앗이 다른 형태의 잎사귀로 맺히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는 감독의 것이기도 하지만 배우의 것이기도 하고, 투자사와 관객의 것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힘을 쏟았으니 모두에게 적어도 ‘아, 하길 잘했다’는 마음을 주고 싶다.
10. 극 중 영주의 고모부가 가장 폭력적인 사람이고, 가해자인 상문(유재명)과 그의 아내 향숙(김호정)이 어른스러운 인물이다.
영주를 둘러싸고 있던 현실이 폭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조차도 미숙한 인물이라고 봤다. 그들의 삶 또한 부박하고, 자신의 가족들이 죽은 사건이다. 합의금 문제를 비롯해 각자의 상처가 있을 것이다. 영주는 아이여서 그들과 대척점에 서 있는 풍경으로 그렸다. 가해자를 선한 사람이라기보다는 타인을 보듬을 수 있는 어른다운 사람으로 상상했다. 상문과 향숙에게도 뜻하지 않은 비극이 일어났다. 그 경험 때문에 타인의 아픔을 본능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영주가 왜 돈을 훔쳤는지를 굳이 물어보지 않는다. 애초에 그들은 영주의 정체를 잘 몰랐다. 그들의 눈에 영주는 열아홉 여자애다.
10. 많은 장면을 삭제했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어떤 형태였나?
원래 이야기는 훨씬 더 길었다. 영주가 누워있는 가해자의 아들을 만나는 서스펜스가 짙게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이었고, (김)향기도 시나리오에서 그 장면을 많이 좋아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향하는 곳을 생각할 때 없는 게 더 좋은 선택이었다. 편집 기간이 1년이었다. 1년 동안 빠진 이야기만으로도 다른 영화를 만들 수 있을 정도다. 내가 만나고 싶은 관객이 누구인가를 생각했다. 나의 욕망 보다 내가 누구에게 이 편지를 주고 싶은 가에 집중했다.
시장, 만두, 두부. 이게 사실 중요했다.(웃음)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함께 만두 빚는 법을 배운다. 영주는 이제까지 다른 누가 해도 상관없는 노동을 했는데, 이제 두부와 만두 만드는 법을 배우고 성장한다. 뭔가를 창조하는 일을 영주에게 주고 싶었다.
10. 상문과 향숙을 시장의 두부가게 주인으로 설정한 데도 이유가 있나?
가해자가 어떤 모습으로 살까 상상했을 때, 이들이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만드는 일을 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음식을 만드는 일은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부라는 소재는, 콩을 불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음식이다. 똑같은 사람이 같은 시간을 들여서 만들더라도 매번 나오는 두부가 조금씩 다르다고 하더라. 그래서 감옥에서 출소할 때 새 사람이 되라고 두부를 준다고 한다. 영화의 주제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밖에도 따끈한 두부를 먹을 때의 온기, 음식을 나누는 것의 힘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시놉시스의 형태로 있던 건 어린 시절 영화학교에 들어와서부터다. 학교에 들어왔으니 ‘영화, 뭐할까’ 하다가 생각난 거였다. 용기가 나지 않더라. 시간이 흐르고 이제 내 영화를 만들고자 했을 때 작업하는 것들이 모두 ‘영주’와 장르만 다른 프리퀄 같은 느낌이었다. 2014년부터 트리트먼트화 작업을 하다가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 상실, 가족의 잃음. 누구보다 그 비애를 알 것 같아 몸에서 무언가가 올라왔다. 못 쓰겠다고 느꼈다. 영화 ‘비밀은 없다’ 스크립터를 하다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트리트먼트화 작업을 했다. 내 안에서 ‘영주’를 어떻게 완결해야 할지 조금씩 확신이 들었다.
10. 영주에게 부모가 없는 상황이 더 큰 문제일까, 물질적으로 부족한 현실이 더 문제일까. 이를 생각할 때 ‘영주’를 마냥 해피엔딩으로 볼 수 없었다.
영주를 보호해줄 부모가 없는 것과 어른 역할을 해줄 사회가 부재한 것으로 나눠 생각했을 때, 당연히 후자의 문제가 크다. 하지만 영화가 해피엔딩이냐 아니냐는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보고 나서 개운한 영화가 좋을 때도 있지만 그런 영화를 의도하지 않았다. 먹먹하게 하고 싶었다. 누군가 “차성덕이란 감독의 태도가 현실은 차갑게 보는데 인물에 대해서는 따뜻하게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 찬사라고 생각했다. 희망은 사람한테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회와 현실은 더 나빠지면 나빠질 테니까. ‘그렇다면 뭐, 어떻게’라고 툭툭 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은 진화한다는 말이 있다. 개개인의 연대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영주가 가해자의 허약함을 목도하고, 다시 털고 일어나는 장면을 성장으로 봤다. 나에게는 해피엔딩인 영화다.
영화에서 성장이란 무언가를 성취하고 극복하는 ‘아메리칸 드림’이나 ‘한강의 기적’은 아니다. 요즘의 성장은 그럴 수가 없다. 비관주의 일수도 있지만, 내 안의 구멍을 직면하는 일만이 할 수 있는 성장이라 생각한다. 인간승리로 영주가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갈 수도 있겠지만 힘든 과정이다. 대신 영주가 ‘난 여기서 끝이야’라고 말하는 대신 ‘그래? 그럼 더 나아가보자’라고 말하길 원했다. 앞으로의 영주의 삶은 달라질 것은 없어도, 더 나아갈 힘이 생겼다.
10. 이경미 감독의 영화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 두 편에서 스크립터로 일했는데.
이경미 감독의 작품을 두 개나 하게 될 줄 몰랐다.(웃음) ‘영주’ 모니터링도 따로 부탁하지 않았다. 짠 하고 나타나서 ‘이런 거 만들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한 번은 참고 참다가 ‘영주’ 초기 회차에서 연락드렸다. ‘감독님, 외롭네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응, 원래 감독의 일은 외로움을 견디는 거더라’라고 얘기하셨다. 그게 큰 힘이 됐다. “모두가 원래 이렇게 외로운 거라면 나는 지금 괜찮은 거구나’ 했다. 그러면서 그때 감독님이 힘들었겠구나 하고 거꾸로 생각하게 됐다. 이경미 감독님은 힘든 상황이 오면 웃으시는 분이다. ‘미쓰 홍당무’ 때 배운 게 딱 하나 있다. ‘화내서 뭐해, 인상 써서 뭐해, 힘들면 웃자’라는 거.(웃음) 정말 힘들 걸 이겨내는 건 그 명랑함인 것 같다. 바닥을 치는 명랑함.
10. ‘사라진 밤‘을 비롯해 ‘영주’도 가난한 약자 캐릭터가 주인공인 점이 인상적이다.
가난이라기보다는 삶의 조건에 관심이 많다. 삶은 전시된 것이거나 가꿔진 게 아니다. 감춰진 식탁보 밑을 들춰내는 게 영화의 역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보고싶어하지 않고 시선이 가 닿지 않는 욕망과 사건을 굳이 보는 것. 그걸 영화가 대신한다고 생각하면 재밌다. ‘사라진 밤’과 ‘영주’ 모두 풍족하지는 않지만 주인공들이 갖고 있는 결핍·고립이 내 마음을 끈다. 이런 인물들이 파고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10. 영화 ‘툴리’ ‘국가 부도의 날’ 등 여성 주연 영화가 개봉된다. ‘영주’는 작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따로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영주는 작다. 하지만 밀도가 있고 단단하다. 명확한 직구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독특하고 힘있는 영화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영화관에서 한 번 잘 봤다고 털고 나올 수 있진 않지만 계속 영주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국가 부도의 날’도 ‘툴리’도 정말 재밌을 것 같다. 다 다른 영화다. 상황만 되면 다 보셨으면 좋겠다. 특히나 영주는 저예산 영화인 만큼 나의 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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