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김준현(왼쪽부터), 소유, 윤도현, 하현우, 이홍기가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tvN 예능 ‘이타카로 가는 길’ 제작발표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 이승현 기자 lsh87@
김준현(왼쪽부터), 소유, 윤도현, 하현우, 이홍기가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tvN 예능 ‘이타카로 가는 길’ 제작발표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 이승현 기자 lsh87@
“제게 이타카는 단순한 지명이 아닙니다. 꿈에 대해서, 우리가 무심결에 흘려보내는 순간의 가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여러분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의 하루 혹은 순간의 가치에 대해 즐겁게 생각해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이타카로 가는 길’에 출연하는 밴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가 이렇게 말했다.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이타카로 가는 길’ 제작발표회에서다.

‘이타카로 가는 길’은 하현우와 윤도현이 SNS에 올린 노래 영상 조회수로 경비를 벌어 터키에서 그리스 이타카섬으로 가는 여정을 다룬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터키로 출국해 20일 동안 4400km를 거쳐 갔다. 여기에 개그맨 김준현, 가수 이홍기와 소유가 여행 중간 합류해 보다 풍성한 음악을 선사한다.

하현우는 프로그램의 기획에 큰 공을 세웠다. ‘이타카’라는 시(時)를 읽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는 그는 MBC ‘복면가왕’으로 인연을 맺었던 민철기 PD에게 “결과보다 과정의 가치를 얘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것이 ‘이타카로 가는 길’의 초석이 됐다. ‘이타카’에 대한 하현우의 애정은 각별했다. “17만 6000원을 주고 새겼다”며 ‘이타카’의 시 구절이 적힌 셔츠를 입고 나와 자랑하기도 했다.

가수 하현우(왼쪽)와 윤도현이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tvN 예능 ‘이타카로 가는 길’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가수 하현우(왼쪽)와 윤도현이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tvN 예능 ‘이타카로 가는 길’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함께 출연하는 윤도현도 하현우가 직접 섭외했다. ‘형이 이 프로그램을 하지 않으면 나도 안 하겠다’는 말로 설득했단다. 하현우는 “나의 허술함이나 나약함을 누군가에겐 보여줘야 하는데 그걸 툭 터놓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윤도현 형님이었다”며 “(여행을 하면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셨다. 지금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도현은 “현우가 이미지 관리를 할 줄 모른다”며 “그런데 그 모습이 시청자에게 호감을 줄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유럽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음악을 연주했다. 한동준의 ‘너를 사랑해’ 같은 포크는 물론이고 그룹 방탄소년단의 ‘DNA’나 워너원의 ‘에너제틱(Energetic)’도 불렀다. 소유와 이홍기의 활약도 대단했다고 한다. 소유는 “많은 분들이 내게서 가성으로 부르는 노래를 연상하실 텐데, 사실 록 음악도 좋아한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다른 모습을 보여줘도 좋아해주실 것 같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건 하현우의 활약이다. 이홍기와 민철기 PD는 “하현우의 재발견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방송에 나가지 못할 말들을 한 시간 씩 늘어놓으며 ‘예능 초보’ 같은 면모를 보였지만, 그의 솔직한 모습이 재미 포인트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하현우는 “이 모든 것이 계획된 것이다. 내가 가진 여러 가지 모습 중에 내가 꺼내고 싶은 모습을 꺼낸 것 뿐”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타카로 가는 길’은 tvN이 새로 만든 일요 예능의 첫 주자로 나선다. KBS2 ‘1박 2일’이나 SBS ‘집사부일체’ 등 쟁쟁한 프로그램들과 경쟁해야 한다. 심지어 민 PD가 과거 연출했던 MBC ‘복면가왕’과도 방송시간이 일부 겹친다. 민 PD는 “시청률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며 “다만 새로운 재미를 찾으시는 분들의 욕구는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타카로 가는 길’은 오는 15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10분 방송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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