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지난 1일 종영한 tvN ‘무법변호사’는 사적인 원한에서 시작된 복수가 정의구현이 되는 과정을 다뤘다. 주인공인 이준기가 악의 카르텔을 붕괴하려는 것은 선(善)을 구현하려는 사명감 때문이 아니라 권력과 폭력으로 인해 자신의 어머니가 죽임을 당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복수심에서 시작한 악의 처단은 정의 구현이 될 수 있을까.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보이는 ‘무법변호사’의 엔딩은 하지만 중요한 생각거리를 남겼다.
‘무법변호사’는 향판 차문숙(이혜영), 조폭 출신 시장 안오주(최민수)와 그들에게 가족을 희생당한 봉상필(이준기), 하재이(서예지)의 복수를 그렸다. 조폭이던 안오주는 차문숙의 수하 노릇을 하며 기업을 일궜고 시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차문숙은 두 얼굴을 가졌다. 지역에선 ‘마더 테레사’로 불렸지만 권력을 위해 악한 세력과 영합하고 스스로 악의 축이 됐다. 자신의 부와 권력을 쪼개주는 대신 그들의 손을 빌려 걸림돌이 되는 인물을 제거했다. 봉상필과 하재이의 어머니는 이들 손에 희생됐다.
작품은 가상의 도시인 기성시를 배경으로 하지만 동시에 노골적으로 현실을 반영한다. 국밥을 먹으면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하는 안오주의 시장 선거 CF를 보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7인회라는 비선실세를 등에 업고 아버지로부터 이어져온 권력을 수호하려는 차문숙의 모습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연상하지 않는 것은 어렵다.
봉상필과 하재이는 적폐 청산을 부르짖던 촛불 시민을 대변한다. 현실에선 전 정권을 법정에 세우는 데 9년이 걸렸지만 봉상필은 시원시원하다. 조폭이 그의 오른팔이요 사채업자가 그의 왼팔이다. 합법과 위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면서 증거를 모으고 적폐 세력을 압박한다. 촛불 시민들에게 대리 만족을 안겨주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동시에 만화적인 연출로 무게를 덜고 오락성을 강화했다.
작품은 악인들의 몰락으로 끝을 맺었다. 태국인 안마사를 살인 교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남순자(염혜란)는 “차문숙의 지시에 따랐다”고 폭로했다. 자취를 감췄던 안오주는 재판에 나타나 자신이 차문숙을 대신해 사람들을 죽여 왔다고 증언했다. 결국 차문숙과 그를 비호하던 7인회는 구속됐다. 안오주는 자살했다. 봉상필과 하재이는 천승범(박호산) 검사의 제안으로 중앙지검 특수부에서 일하게 됐다.
통쾌하기만 할 줄 알았던 결말인데 제법 긴 뒷맛을 남긴다. 사적인 복수심에서 기인한 불의의 처단을 정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차문숙과 안오주를 벌한 봉상필의 활약에서 어떤 도덕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까. 악의 세력들이 사라진 기성시는 인간다운 도시가 될 수 있을까. 골든시티 재개발에 환호하던 기성시의 시민들은 탐욕이 아닌 정의 위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할 수 있을까. ‘무법변호사’는 질문에 답하는 대신 시청자에게 생각을 맡겼다. 여운이 길게 남는 이유다.
시청률도 ‘해피 엔딩’이다. 방영 내내 5~6%대 시청률을 오가던 ‘무법변호사’는 자체 최고 기록인 8.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로 막을 내렸다. ‘무법변호사’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은 1회부터 16회까지 제작진과 배우들을 달리게 한 원동력이었다”며 “‘무법변호사’가 시청자들의 뇌리에 오래 기억될 작품으로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무법변호사’는 향판 차문숙(이혜영), 조폭 출신 시장 안오주(최민수)와 그들에게 가족을 희생당한 봉상필(이준기), 하재이(서예지)의 복수를 그렸다. 조폭이던 안오주는 차문숙의 수하 노릇을 하며 기업을 일궜고 시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차문숙은 두 얼굴을 가졌다. 지역에선 ‘마더 테레사’로 불렸지만 권력을 위해 악한 세력과 영합하고 스스로 악의 축이 됐다. 자신의 부와 권력을 쪼개주는 대신 그들의 손을 빌려 걸림돌이 되는 인물을 제거했다. 봉상필과 하재이의 어머니는 이들 손에 희생됐다.
작품은 가상의 도시인 기성시를 배경으로 하지만 동시에 노골적으로 현실을 반영한다. 국밥을 먹으면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하는 안오주의 시장 선거 CF를 보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7인회라는 비선실세를 등에 업고 아버지로부터 이어져온 권력을 수호하려는 차문숙의 모습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연상하지 않는 것은 어렵다.
봉상필과 하재이는 적폐 청산을 부르짖던 촛불 시민을 대변한다. 현실에선 전 정권을 법정에 세우는 데 9년이 걸렸지만 봉상필은 시원시원하다. 조폭이 그의 오른팔이요 사채업자가 그의 왼팔이다. 합법과 위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면서 증거를 모으고 적폐 세력을 압박한다. 촛불 시민들에게 대리 만족을 안겨주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동시에 만화적인 연출로 무게를 덜고 오락성을 강화했다.
통쾌하기만 할 줄 알았던 결말인데 제법 긴 뒷맛을 남긴다. 사적인 복수심에서 기인한 불의의 처단을 정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차문숙과 안오주를 벌한 봉상필의 활약에서 어떤 도덕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까. 악의 세력들이 사라진 기성시는 인간다운 도시가 될 수 있을까. 골든시티 재개발에 환호하던 기성시의 시민들은 탐욕이 아닌 정의 위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할 수 있을까. ‘무법변호사’는 질문에 답하는 대신 시청자에게 생각을 맡겼다. 여운이 길게 남는 이유다.
시청률도 ‘해피 엔딩’이다. 방영 내내 5~6%대 시청률을 오가던 ‘무법변호사’는 자체 최고 기록인 8.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로 막을 내렸다. ‘무법변호사’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은 1회부터 16회까지 제작진과 배우들을 달리게 한 원동력이었다”며 “‘무법변호사’가 시청자들의 뇌리에 오래 기억될 작품으로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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