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김무열: 원래 코미디 감성을 가지고 있다. 공연이나 뮤지컬의 전통적인 특성도 코미디에 가깝다. 무대에 섰을 때도 그렇고 관객들이 웃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 웃는다는 건 작품에 공감하고 있다는 가장 큰 증거다. 그래서 영화 쪽에서도 코미디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야 만나게 됐다. 코미디 장르의 영화라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10. 코미디 장르에 처음 도전하면서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김무열: ‘김무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코미디 장르에 잘 녹이느냐가 관건이었다. ‘머니백’을 을 찍으면서 고민한 결과, 코미디 장르지만 상황이 주는 희극적 요소는 가져가되 절대 가볍지 않게 진심을 다해 연기하는 데 중점을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웃기려고 하기보다는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물의 절실함이나 절박함을 진실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10. ‘머니백’ 시나리오를 받고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김무열: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웃음 속에 해학과 풍자가 들어있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연기한 민재 캐릭터도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라 공감이 많이 됐다. 가볍게 보면서 웃을 수도 있고, 마지막에는 생각할 거리도 툭 던져주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
10. 민재 캐릭터의 어떤 점에 특히 공감했나?
김무열: 나도 민재처럼 가난한 20대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20대 초반부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민재의 경우 어머니의 수술비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거라 특히 공감이 많이 됐다. 또 편의점에서 날짜 지난 음식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12시가 넘으면 편의점에서 일하는 친구를 기다렸다가 날짜 지난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등을 건네받아서 먹은 적도 많다.
10. 영화 내내 후줄근한 옷차림에 눈은 맞아서 퉁퉁 부은 채로 나온다. 망가진다는 것에 대한 망설임은 없었나?
김무열: 민재를 연기할 때 분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봐도 정말 억울해 보이더라. (웃음) 망가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나보다 오히려 감독님이 많이 했다. 극 초반부터 사채업자에게 얻어맞는 장면이 나와서 눈에 피스를 붙인 채로 끝까지 나왔다. 감독님은 ‘그 얼굴로 나와도 괜찮겠어?’라고 물었는데 내가 ‘끝까지 가져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 동작대교에서 직접 뛰어내렸다던데.
김무열: 맞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 그 장면을 찍는 날 크레인까지 왔다. 영화의 제작 예산이 넉넉하지 못해서 내가 뛸 수밖에 없었다. 몸을 불살라야 했다. 그런데 막상 완성된 영화를 보내 내가 아닌 것처럼 나왔더라. (웃음)
10. 이경영·전광렬·임원희·박희순 등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은?
김무열: 사실 주인공 7명의 분량이 정확히 나뉘어 있어서 촬영장에서 배우들끼리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촬영할 때는 각개전투하고, 제작보고회나 언론시사회를 하면서 그나마 다 뭉치게 됐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니까 ‘내가 대단한 선배들과 함께 작업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할 때도 옆에서 들어보면 다들 치열하게 연기한 게 느껴져서 숨이 막힐 정도다. 때문에 ‘내가 더 잘해야 했는데’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10. 극 중 사채업자 역의 김민교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다. 잘 맞았나?
김무열: 호흡은 너무 잘 맞았다. 특히 형한테 맞는 장면이 많아서 더 가까워졌다. 형이 워낙 외향적인 성격이라 친근하게 잘 대해줬다. 나랑 공통점도 있다. 형도 나도 재미가 없는 사람이다. (웃음) 민교 형이 그동안 코믹한 연기를 많이 해와서 실제로도 재미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재미없다. 대화를 나눌 때는 정말 진지하고 웃음기가 전혀 없다.
10. 극 중 민재처럼 살면서 가장 처절했던 순간은?
김무열: 20대 초반에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직업소개소에 나가 신분증을 내고 기다리는 게 일상이었다. 아저씨들 사이에서 일에 뽑히려고 몸싸움까지 하면서 버티던 그때가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처절하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10. 그런 힘든 생활에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였나?
김무열: 꿈 때문이 아닐까. 그런 절박한 상황에도 연기자의 꿈은 버릴 수 없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하다보니 돈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됐는데 연기를 시작하고부터는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연극과 뮤지컬을 시작하면서 연기에만 몰두하다 보니 돈에 대한 생각을 접을 수 있었다.
10. 작품을 선택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
김무열: 일단 불러주시면 어디든 간다. (웃음) 뭘 가리겠나? 하지만 현실과 이상의 차이는 항상 존재한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 사이에 부딪히는 지점이 있다. 내가 잘 하는 걸 선택해서 이른바 ‘안전빵’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모두가 절대 못 할 거라고 말리는 것에 도전할 것이냐 항상 고민하게 된다.
10. 그럴 때 주로 어떤 결정을 내리나?
김무열: 주로 도전하는 편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기 때문에 여전히 좋은 작품을 찾아 헤매고 있다. 장르나 역할을 가리지 않고 더 다양하게 도전할 생각이다. 고이면 분명 수질이 안 좋아질 테니까. (웃음)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후줄근한 옷 한 벌, 사채업자에게 엊어 맞아 퉁퉁 부은 눈, 세상에서 제일 억울해 보이는 축 처진 눈꼬리까지. 영화 ‘머니백'(감독 허준형)의 김무열은 그렇게 처절하게 망가졌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줬던 깔끔하고 도시적인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이 삶의 끝자락에 선 절박한 청년의 모습만 남았다. 김무열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로 관객을 찾았다.10. 데뷔 후 처음으로 코미디 장르에 도전한 소감은?
김무열: 원래 코미디 감성을 가지고 있다. 공연이나 뮤지컬의 전통적인 특성도 코미디에 가깝다. 무대에 섰을 때도 그렇고 관객들이 웃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 웃는다는 건 작품에 공감하고 있다는 가장 큰 증거다. 그래서 영화 쪽에서도 코미디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야 만나게 됐다. 코미디 장르의 영화라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10. 코미디 장르에 처음 도전하면서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김무열: ‘김무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코미디 장르에 잘 녹이느냐가 관건이었다. ‘머니백’을 을 찍으면서 고민한 결과, 코미디 장르지만 상황이 주는 희극적 요소는 가져가되 절대 가볍지 않게 진심을 다해 연기하는 데 중점을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웃기려고 하기보다는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물의 절실함이나 절박함을 진실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10. ‘머니백’ 시나리오를 받고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김무열: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웃음 속에 해학과 풍자가 들어있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연기한 민재 캐릭터도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라 공감이 많이 됐다. 가볍게 보면서 웃을 수도 있고, 마지막에는 생각할 거리도 툭 던져주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
10. 민재 캐릭터의 어떤 점에 특히 공감했나?
김무열: 나도 민재처럼 가난한 20대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20대 초반부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민재의 경우 어머니의 수술비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거라 특히 공감이 많이 됐다. 또 편의점에서 날짜 지난 음식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12시가 넘으면 편의점에서 일하는 친구를 기다렸다가 날짜 지난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등을 건네받아서 먹은 적도 많다.
김무열: 민재를 연기할 때 분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봐도 정말 억울해 보이더라. (웃음) 망가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나보다 오히려 감독님이 많이 했다. 극 초반부터 사채업자에게 얻어맞는 장면이 나와서 눈에 피스를 붙인 채로 끝까지 나왔다. 감독님은 ‘그 얼굴로 나와도 괜찮겠어?’라고 물었는데 내가 ‘끝까지 가져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 동작대교에서 직접 뛰어내렸다던데.
김무열: 맞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 그 장면을 찍는 날 크레인까지 왔다. 영화의 제작 예산이 넉넉하지 못해서 내가 뛸 수밖에 없었다. 몸을 불살라야 했다. 그런데 막상 완성된 영화를 보내 내가 아닌 것처럼 나왔더라. (웃음)
10. 이경영·전광렬·임원희·박희순 등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은?
김무열: 사실 주인공 7명의 분량이 정확히 나뉘어 있어서 촬영장에서 배우들끼리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촬영할 때는 각개전투하고, 제작보고회나 언론시사회를 하면서 그나마 다 뭉치게 됐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니까 ‘내가 대단한 선배들과 함께 작업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할 때도 옆에서 들어보면 다들 치열하게 연기한 게 느껴져서 숨이 막힐 정도다. 때문에 ‘내가 더 잘해야 했는데’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10. 극 중 사채업자 역의 김민교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다. 잘 맞았나?
김무열: 호흡은 너무 잘 맞았다. 특히 형한테 맞는 장면이 많아서 더 가까워졌다. 형이 워낙 외향적인 성격이라 친근하게 잘 대해줬다. 나랑 공통점도 있다. 형도 나도 재미가 없는 사람이다. (웃음) 민교 형이 그동안 코믹한 연기를 많이 해와서 실제로도 재미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재미없다. 대화를 나눌 때는 정말 진지하고 웃음기가 전혀 없다.
김무열: 20대 초반에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직업소개소에 나가 신분증을 내고 기다리는 게 일상이었다. 아저씨들 사이에서 일에 뽑히려고 몸싸움까지 하면서 버티던 그때가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처절하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10. 그런 힘든 생활에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였나?
김무열: 꿈 때문이 아닐까. 그런 절박한 상황에도 연기자의 꿈은 버릴 수 없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하다보니 돈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됐는데 연기를 시작하고부터는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연극과 뮤지컬을 시작하면서 연기에만 몰두하다 보니 돈에 대한 생각을 접을 수 있었다.
10. 작품을 선택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
김무열: 일단 불러주시면 어디든 간다. (웃음) 뭘 가리겠나? 하지만 현실과 이상의 차이는 항상 존재한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 사이에 부딪히는 지점이 있다. 내가 잘 하는 걸 선택해서 이른바 ‘안전빵’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모두가 절대 못 할 거라고 말리는 것에 도전할 것이냐 항상 고민하게 된다.
10. 그럴 때 주로 어떤 결정을 내리나?
김무열: 주로 도전하는 편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기 때문에 여전히 좋은 작품을 찾아 헤매고 있다. 장르나 역할을 가리지 않고 더 다양하게 도전할 생각이다. 고이면 분명 수질이 안 좋아질 테니까. (웃음)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