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한국 최초 비언어극 ‘난타’에 출연한 배우 류승룡의 말이다. 그는 13일 오후 5시 서울 충정로 난타 전용관에서 열린 ‘난타’의 2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1997년 초연이 성황리에 끝난 뒤 1998년 오디션을 봤다. 정식이 아닌 여유 멤버로 뽑혔고, 부단히 노력해서 무대에 올랐다”고 회상했다.
‘난타’는 배우 겸 제작자 송승환이 만든 작품으로, 한국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그린다. 초연 이후 전 세계 57개국 310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류승룡을 비롯해 김문수, 김원해, 장혁진 등 현재는 영화, 드라마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특히 류승룡은 1998년부터 5년간 배우로, 이후 3년간은 연출로 ‘난타’에 참여했다. 그는 “20년 전 배우들이 피와 땀, 눈물로 만든 좋은 공연”이라며 “가장 뜨겁게 집중했고, 우리의 청춘을 고스란히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난타’를 빼놓고는 인생을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걸 배웠다. 덕분에 코미디 감각과 담대함이 생겨 연기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며 “지금까지 공연하고 있는 배우들도 응원하며, 앞으로도 굳건히 지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원해 역시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시기에 했던 작품이며, 모든 걸 쏟아부었다”면서 “20년 동안 유지되고 있다니 뿌듯하다. 반면 관객 감소로 문을 닫는 상설 극장도 있다고 해서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열정으로 좋은 공연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배우들은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었다. 김원해는 “유럽 공연을 마치고 미국 보스턴으로 이동했는데 뉴욕에서 911 테러가 일어났다. 보스턴 지역의 전 호텔이 수사를 받았다. 꼼짝없이 호텔에 갇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느 날은 장이 좋지 않아 무대 위에서 위험할 뻔 했다”고 웃었다.
제작자 송승환은 “사실 가장 어려울 때 20주년을 맞았다. 충정로 전용관이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바람에 오는 12월 문을 닫는다”며 “초연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최근 개설한 태국을 비롯해 하와이, 파타야 등에서 전용관을 만들어 공연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난타’는 현재 명동과 홍대·제주, 해외는 태국 방콕에 상설 극장을 운영하며 공연 중이다.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오는 15일까지 2인 이상 예매 시 40% 할인한다. 명동, 홍대, 제주 전용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