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총력전을 펼쳤다”

이번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트랜스포머’ 연출에서 손을 떼는 마이클 베이 감독은 시리즈 사상 최고 금액인 3000억원(2억 6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작품에 투입했다. ‘파괴지왕’이라는 명성으로 자자한 마이클 베이 감독답게 영화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 채워졌다.

영화는 중세와 현대, 우주는 물론 육해공을 넘나드는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마치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봤어’라는 생각이 담긴 듯하다. 고전과 액션, 영웅담 그리고 ‘트랜스포머’ 시즌 1, 2에 출연해 존재감을 드러낸 메간 폭스를 떠올리게 하는 두 명의 여주인공까지,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그야말로 물량공세를 퍼부었다.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트랜스포머들의 고향 행성인 사이버트론을 되살리기 위해 지구에 있는 고대 유물을 찾아 나선 옵티머스 프라임과 이로 인한 인간과의 파할 수 없는 갈등을 그리는 작품.

시즌4에 출연했던 케이드 예거(마크 월버그)가 다시 출연했다. 그는 폐차장을 운영하며 오토봇을 돌보면서 살아간다. 지구에서는 트랜스포머 대응부대 TRF가 트랜스포머들을 잡아들인다.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오토봇 코그맨을 따라 에드먼드 버튼 경(안소니 홉킨스)을 만나게 되는 케이드 예거는 그로부터 수천 년에 걸친 트랜스포머의 비밀을 듣게 된다. 에드먼드 버튼 경은 고대 트랜스포머의 비밀을 지켜 온 수호자다.

이와 동시에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 우주로 날아간 옵티머스 프라임이 인류를 위협하는 적으로 등장하고, 케이드 예거는 범블비와 함께 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한다.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때리고 부순다. 변신하고 합체한다. 추적하고 추격한다. 화면 전환이 쉴 새 없이 빠르게 이뤄진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 마지막 연출작이라고 공표한 만큼 말 그대로 모든 걸 쏟아냈다. 그러나 워낙 많은 걸 담으려다 보니 내용이 산만하다.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에는 모든 것이 넘쳐난다.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중세부터 현재까지, 방대한 세계관을 담다 보니 이 마저도 모자랐던 모양이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다는 과유불급이 떠오른다. 다양한 걸 보여주려다 보니 이야기의 핵심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과유불급의 늪이다.

지난 2007년 개봉한 ‘트랜스포머’는 변신 로봇이라는 상상력 그리고 거대한 액션과 스케일을 선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자동차에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정교하면서 섬세한 CG로 구현하며 영화 특수효과 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트랜스포머’는 그 자체로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엇다. 어린 시절 상상 속에만 존재할 것 같은 로봇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며 쾌감을 안겼다. 시리즈 4편에 걸쳐 국내에서만 총 2800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러나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혹평도 이어졌다. 신선함은 떨어졌다. 부족한 개연성은 수많은 변신 로봇들의 액션으로 보완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에는 시나리오 작가만 12명을 고용했지만 이야기가 뭉치지 못하고 파편화된 조각처럼 흩어졌다. 마치 ‘왕좌의 게임’과 ‘트랜스포머’, ‘우주 전쟁’을 한꺼번에 보는 느낌이다. 옵티머스 프라임의 손쉬운 배신과 인간과 로봇의 관계는 얽히고설켰다.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신 없이 이야기가 흘러간다. 물론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로봇의 혈투는 오락용으로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닥치는 대로 때려 부수며 시원함을 선사한다. 여기에 새로운 여주인공의 매력 역시 돋보인다. 역사학자 로라 하드독과 고아 소녀 이사벨라 모너는 극의 활력소 역할을 해낸다. 마치 메간폭스의 지적인 버전과 소녀 버전을 보는 듯하다.

21일 개봉했다. 러닝타임 150분. 12세 이상 관람가.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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