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로맨스’가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그동안 드라마 속 로맨스는 2,30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코믹하면서도 연륜이 묻어나는 중년 배우들의 로맨스가 시청률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SBS ‘언니는 살아있다’ 장서희와 손창민, MBC ‘당신은 너무합니다’ 엄정화와 전광렬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 ‘언니는 살아있다’ 장서희 손창민, 중년의 로코커플
/사진=SBS ‘언니는 살아있다’
중년로맨스가 이토록 설렐 수 있을까. 장서희와 손창민은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를 통해 달달하면서도 풋풋한 로맨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극중 구필모(손창민)는 죽은 아내와 꼭 닮은 민들레(장서희)에게 첫 눈에 반해 대기업 회장임에도 불구하고 민들레의 매니저를 자처, 자신의 신분을 속이면서까지 보살펴주고 있다.
두 사람은 마트, 놀이동산 등 여느 커플과 다름없는 다정한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특히 구필모는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민들레의 스킨십에 혼자 떨려하고 부끄러워하며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 웃음을 자아내고 있는 것. 이처럼 구필모의 일방적인 애정이 가득한 만남이지만 이 모습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당신은 너무합니다’ 엄정화 전광렬, 욕망부부의 탄생
/사진=빅토리콘텐츠
엄정화, 전광렬은 비주얼부터 치명적이다. MBC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극본 하청옥, 연출 백호민)에서 두 사람은 욕망으로 똘똘 뭉친 부부다.
극중 유지나(엄정화)는 시력 잃은 어린 아들을 버린 매정한 엄마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톱스타의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재벌가 입성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은 물론, 아들 이경수(강태오)의 후계자 자리도 위험해진 것. 다행이도 박성환(전광렬)이 마음을 돌리며 두 사람은 무사히 결혼식을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박성환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과거 아내의 죽음과 관련이 있었던 것. 이 사실을 이경수가 눈치 채고 강한 의구심을 품자 그는 이경수를 자신의 아들로 삼아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유지나와의 결혼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서로의 철저한 이익을 위해 결혼을 선택하게 된 두 사람은 매회 욕망 가득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사랑을 가장한 결혼, 그 속에 감춰진 무서운 진신들이 관전 포인트로 꼽히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를 주로 이끌어 가던 커플의 연령대가 바뀌어가고 있는 추세다. 과거 20~30대가 드라마의 큰 축을 담당했다면 최근에는 연기력을 갖춘 중년 배우들이 극중 키를 쥐고 있는 배역들을 맡아 극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가고 있다. 작품 속 주연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며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는 침체돼 있던 드라마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