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안재홍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안재홍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딱히 웃기려 노력하지 않아도 보는 이로 하여금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한다. 같이 호흡을 맞춘 배우조차 “연기를 할 때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왔다”고 증언할 만큼 마성의 매력을 지녔다.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에서 이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안재홍의 이야기다. 안재홍은 자신이 가진 매력을 십분 발휘하며 코미디 장르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예리한 추리력의 막무가내 임금 예종(이선균)과 천재적 기억력의 어리바리 신입 사관 이서(안재홍)가 한양을 뒤흔든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과학수사를 벌이는 코믹수사활극. 안재홍은 이 작품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상업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잘 봤어요. 속도감도 있고 유쾌하게 잘 나온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일반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궁금해서 일반 관객 시사회장에 몰래 들어가서 반응을 지켜본 적도 있어요. 관객 연령대가 굉장히 다양했는데 다행히도 반응이 좋았어요. 영화를 있는 그대로 즐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죠.”

배우 안재홍/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안재홍/사진=이승현 기자 lsh87@
2014년 독립영화 ‘족구왕’을 통해 충무로에 혜성처럼 등장한 안재홍은 그 후에도 독립 영화, 상업 영화 가리지 않고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왔다. 그리고 그는 2015년 운명처럼 만난 ‘응답하라 1988’의 정봉역을 통해 대중의 엄청난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안재홍은 지금 주목받는 주연으로 성장했다.

“첫 상업영화기도 하고 이렇게 큰 버짓의 영화는 처음이라 겁이 나기도 했어요. 그런데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단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야기 속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죠. 또 이선균 선배와 함께 한 작품에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저한테는 큰 의미였어요.”

안재홍과 이선균은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 임금과 신하로 호흡을 맞췄다. 캐릭터들 간의 케미가 관건인 영화에서 두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군신(君臣) 케미’를 완성했다.

“초반에는 선균 선배와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거여서 긴장을 많이 했었어요. 촬영장에서도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저도 모르게 계속 얼어있었죠. 선균 선배가 봤을 때는 그런 모습이 답답할 수도 있었는데 자꾸 대화를 걸어주시고 배려해주셨어요. 덕분에 저도 점점 현장에 적응하고 작품에 집중할 수 있었죠. 이런 점들이 영화에도 잘 녹아들어서 예종과 이서의 앙상블이나 케미 같은 부분이 잘 살았던 것 같아요.”

배우 안재홍/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안재홍/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안재홍은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비상한 재주를 겸비했지만 어딘가 2% 부족한 어리바리 신입 사관 이서 캐릭터를 연기했다. 지금까지 여러 작품에서 보여줬던 안재홍 특유의 코믹 연기가 이 작품에서 빛을 발했다. 하지만 안재홍만의 이서가 완성되기까지 그는 수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대중들에게 코믹한 이미지로 많이 알려져서 역할도 그런 역할이 주로 들어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코믹한 이미지를 피하고 싶거나 거부감이 들거나 하지는 않고 뭐든지 제가 맡은 역할은 잘 해내고 싶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안 보여드렸던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이서 캐릭터도 다른 작품에서 제가 자주 보여드렸던 이미지와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전과는 다르게 보여야지’하는 마음 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충실하면서 캐릭터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영화와 드라마, 두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안재홍은 어느 하나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했다. “영화 드라마는 물론이고 연극도 하고 싶어요. 가능하면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싶어요. 이런 경험들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 같아요.”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