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아이돌 전성시대. 다시 말하면 아이돌 포화상태다. [10덕 포인트]는 각양각색 매력을 가진 아이돌 바다의 한 가운데서, 어느 그룹에 정착할지 고민 중인 예비 ‘덕후’*들을 위한 ‘입덕’** 안내서를 제공한다. 떠오르는 신인, 그룹 인지도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멤버, 아이돌이라는 편견 때문에 주목받지 못한 명곡과 퍼포먼스까지, 미처 알아보지 못해 미안한 아이돌의 매력을 나노 단위로 포착한다. [편집자주]*덕후: 마니아를 뜻하는 말로, 일어 ‘오타쿠’에서 파생됐다 **입덕: 한 분야의 마니아가 되는 현상
◆ 첫 소절의 힘
글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첫 문장이다. 매력적인 첫 문장이 독자를 보다 오랜 시간 붙들어둘 수 있다. 음악도 그렇다. 도입부부터 귀를 사로잡는 음악이 청중으로 하여금 음악을 끝까지 재생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 뇌리에 박히는 첫 소절로 팬들의 취향을 저격한 보이그룹 활동 곡을 소개한다.
◆ 첫 소절로 취향저격
첫 소절로 취향 저격한 위너 김진우·갓세븐 유겸·몬스타엑스 주헌
◆ ‘릴리 릴리(REALLY REALLY)’ 위너 김진우의 “어디야”
위너 김진우의 ‘릴리 릴리’ / 사진제공=SBS ‘인기가요’
위너가 1년 2개월 만에 내놓은 ‘릴리 릴리’. 멤버 김진우가 맡은 첫 소절 “어디야”는 이 곡의 장르다. “어디야 / 집이야 / 안 바쁨 / 나와 봐”가 그 가사인데, 김진우의 맑은 미성으로 시작하니 곡의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 특유의 청량함이 배가된다. 더불어 무대의 막도 김진우가 열게 되는데, ‘어린 왕자’를 방불케 하는 비주얼과 깨끗한 음색으로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는다.
최근 활동을 성료한 갓세븐의 ‘네버 에버’. 이 곡의 킬링파트는 막내 유겸의 첫 소절 “많이 기다렸지 I’m so sorry”다. 당시 공백을 깨고 컴백한 갓세븐이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같기도 하다.한편, 묘한 긴장감을 주는 퓨처 사운드가 곡을 열고 곧바로 유겸 특유의 날카로운 보컬이 시작된다. 유겸의 쫄깃한 보컬은 귀에 꽂히듯 강한 인상을 남긴다. 갓세븐의 보컬 진영과 재범이 각각 부드럽거나 허스키한 보컬을 자랑하는 데 반해 유겸의 남다른 톤이 ‘네버 에버’에 매력을 더했다.
◆ ‘아름다워(BEAUTIFUL)’ 몬스타엑스 주헌의 “왜 너야”
몬스타엑스 주헌의 ‘아름다워’ / 사진제공=뮤직비디오
데뷔 3년차 몬스타엑스에게 ‘리즈’를 가져다주고 있는 ‘아름다워(뷰티풀)’. 래퍼 주헌이 여는 도입부가 중독적이다. “왜 너야 / 미쳐버릴 것 같아 / 대체 뭐야 / 반해버린 것 같아” 주헌의 강렬하면서도 멜로디가 섞인 래핑이 시작부터 임팩트를 남기는 것. 여기에 바로 이어지는 아이엠의 묵직한 래핑은 주헌과는 상반된 느낌으로 귀를 즐겁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