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열연한 배우 오승훈이 지난 3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열연한 배우 오승훈이 지난 3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오승훈은 원래 농구 선수였다. 인생의 청사진에 늘 농구 코트가 있었던 소년은 계속된 부상으로 인해 고등학교 1학년 때 농구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도 농구에 대한 상처와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던 그에게 떠오른 것은 드라마 ‘뉴하트’에 대한 기억이었다.

“연기 학원을 갈 용기를 냈던 건 ‘뉴하트’였어요. 고등학교 때 ‘뉴하트’를 보고 흉부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지성 선배의 연기에 감명 받았었거든요.”

그때를 회상하며 스스로 뻔뻔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대뜸 그 당시 가장 유명하다는 연기 학원을 찾아갔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막상 부딪혀 본 연기는 재미가 없었고, 회의감이 들어 3개월 만에 그만뒀다. 밋밋하게 살아가고 있던 그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배우 김갑수, 이미숙, 이범수와 감독 곽현택 등이 심사 위원으로 참여한 SBS 연기자 오디션이었다. 신청했던 것도 잊고 있었던 그에게 오디션을 한번 보지 않겠냐는 전화가 걸려온 것이었다. 오승훈은 동네 양아치 역을 즉흥적으로 해보라는 주문을 받았다. 결과는 탈락이었지만 오승훈은 이로 인해 다시 연기에 대한 열망이 생겼다.

“곽현택 감독님이 제 연기를 보시고선 ‘승훈아, 제비가 아니고 양아치를 연기해야지’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포인트를 잘 못 잡았던 거죠. 하지만 이범수 선배가 저한테 계속 다시 해보라고 기회를 주셨어요. 현장에 있던 PD님이 ‘범수 선배가 너 되게 붙여주고 싶었나보다’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오디션 덕분에 연기에 대한 꿈이 생긴 전 그날 바로 연기 학원으로 달려갔어요.”

새벽 다섯 시에 연기 학원을 찾은 이후 오승훈은 2년 동안 연기 연습만 했다. 농구 선수 때의 승부사 기질이 연기할 때도 발현된 것이냐고 물으니 그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그렇다고 답했다.

“승부사 기질이 굉장히 강해요. 밖으로는 제 감정을 표현하지 않지만, 속에는 만감이 끓고 있죠.(웃음) 곽현택 감독님이 제 얼굴은 부드럽게 생겼는데 눈에는 ‘똘끼’가 가득하다고 할 정도였어요.”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열연한 배우 오승훈이 지난 3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열연한 배우 오승훈이 지난 3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곽 감독의 말처럼,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차민호(엄기준)의 조력자이자 킬러 김석을 맡은 오승훈의 얼굴에서는 킬러 역을 맡을 만큼 험악하거나 강렬한 인상보다 부드러움이 보다 짙게 배어있다. 오승훈은 자신이 “석이처럼 생기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목소리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목소리도 하이톤이라 첫 모니터링에서부터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엄기준 선배한테 조언을 많이 구했죠. 목소리, 눈빛, 시선 처리까지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아 걱정이었는데 선배가 정말 많이 알려주셨어요.”

그는 엄기준은 고민이 있다고 털어놓으면 왜 그 고민이 생겼는지도 단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엄기준 선배가 말이 빠르면 톤도 높아진다고 설명해주면서 ‘어간의 사이를 넓혀보라’고 자세하게 조언해준 것이 기억나요. 호흡을 어떻게 쓰는 지도 알려줘서 초반에 석이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잡는 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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