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어리다고 얕봤다가는 큰일 난다. Mnet 청소년 힙합 서바이벌 ‘고등래퍼’가 지난 10일 첫 방송된 가운데, 치열한 접전 속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 10대 청소년 래퍼들이 눈에 띈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시리즈의 뒤를 이을 미래의 힙합 스타들을 살펴본다.

◆ “어차피 우승은 김선재?”

‘고등래퍼’ 김선재 / 사진제공=Mnet
‘고등래퍼’ 김선재 / 사진제공=Mnet
참가자들이 뽑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서울 강동 지역대표 선발전 마지막 참가자로 무대에 오른 김선재. 세종고등학교 3학년생이다. “랩으로 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김선재는 비트가 시작되자 유려한 래핑과 여유로운 무대 매너로 단박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위압감을 느꼈다”던 참가자도 나왔다. 물론 김선재를 지켜보던 멘토들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스윙스는 “프로가 되기 직전의 아마추어같았다”고 평했다. 매드클라운은 “오늘 나왔던 참가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지켜봐야할 친구”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선재는 총점 223점을 얻고 강동 지역대표 선발전 1위를 차지했다.

◆ “장용준, 스윙스와 계약?”

‘고등래퍼’ 장용준 / 사진제공=Mnet
‘고등래퍼’ 장용준 / 사진제공=Mnet
소속사 저스트뮤직의 수장 스윙스의 눈에 들었다. 이례적인 일이다. “방송 출연을 싫어하지만 저를 알리기 위해 선택했다”던 세인트폴 국제학교 1학년 장용준이 해냈다. 장용준은 무대에 오르자마자 관객들에게 “재미있냐”고 물었다. 관객들이 그렇다고 답하자 “재미없는 것 같은데?”라고 되물어 눈길을 끌었다. 장용준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계속 가사 실수하고 잘하는 사람은 한두 명씩 나왔다”며 돌직구를 던졌다. 스스로의 실력에 자부심을 드러낸 그는 과연 수준급 래핑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용준의 무대가 끝난 뒤 스윙스는 진지한 얼굴로 “몇 살이냐. 회사 있냐. 없으면 나와 이야기를 하자”고 스카웃 제안을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 “서툴러 매력적인 조니”

‘고등래퍼’ 조니 / 사진제공=Mnet
‘고등래퍼’ 조니 / 사진제공=Mnet
부족하지만 매력적이다. 확실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미국 루터런고 10학년 조니가 멘토 제시와 매드클라운을 반하게 만들었다. 조니는 집 옷장을 뜯어 만든 공간에 녹음 장비를 설치, 음악 녹음부터 편집까지 스스로 해내는 말 그대로 힙합 열정 소년이다. 그는 그 열정을 드러내듯 새빨간 티셔츠와 장갑, 비니를 착용하고 무대에 올라 웃음을 자아냈다. 매드클라운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며 아빠 미소를 지었다. 무대가 시작되자 조니는 부드러운 음색으로 물 흐르듯 랩을 소화했다. 그러나 스윙스의 기대에는 어긋났다. 스윙스는 “라임이 없었다. 라임을 할 줄 모른다는 건 마치 스케이터가 스케이트 끈을 묶을 줄 모르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제시의 의견은 달랐다. 제시는 “라임도 없고 플로우도 이상하다. 그런데 그 열정이 느껴진다. 조니가 처음”이라며 그의 힙합 사랑을 높이 샀다. 한편, 조니는 이날 서울 강동지역 대표 선발전 TOP9로 선정됐다.

이 외에도 ‘고등래퍼’ 첫 방송에는 아이돌 지망생 김선우, ‘차세대 육지담’ 이지은, 꿈을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한 신상익, MC그리로 데뷔한 바 있는 김동현 등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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