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공조’ 유해진 스틸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공조’ 유해진 스틸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한 도깨비가 말했다. “누구의 인생이건 신이 머물다 가는 순간이 있다”고. 그 순간을 배우 유해진이 마음껏 누리고 있다.

유해진이 현빈과 함께 주연으로 나선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가 개봉 15일째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같은 날 개봉했던 ‘더킹’에 밀려 줄곧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물렀던 ‘공조’는 설 연휴를 기점으로 1위를 탈환했다. 짜릿한 역전승이 있었기에 더욱 갚진 성과다.

극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현빈과 그의 곁에서 상반된 매력을 발산하는 유해진이 있다.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를 연기한 유해진은 키가 한 뼘이나 더 큰 현빈에게 깐족대는 모습으로 극 초반부터 웃음을 담당했다. 범인을 잡기 위해 명동으로 향하자는 현빈에게 “쇼핑 좋아하는 구나”라며 너스레를 떨었고 현빈의 발목에 위치추적이 가능한 발찌를 채우며 “같은 형사라는 표식”이라고 뻔뻔하게 거짓말했다.

특히 유해진은 아내와 딸, 백수처제에게 시달리면서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뽐냈고 말은 툭툭 내뱉으면서도 애정이 담긴 한 번의 웃음으로 인간미 가득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특유의 편안한 모습과 깊은 내공의 생활밀착형 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해진의 승승장구는 처음이 아니다. 그가 원톱 주연으로 나선 전작 ‘럭키’는 무려 690만 관객을 불러 모은 화제작이었다. 유해진은 앞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럭키’를 통해 오랜 연기생활을 하면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새로운 캐릭터를 흡수하기 위해 전작을 빨리 잊고 떨쳐버리려 노력한다는 그는 “‘럭키’는 말 그대로 행운이었던 작품이다. 매번 행운을 바랄 순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유해진은 이번 ‘공조’ 역시 흥행으로 이끌었다. 원톱은 아니었지만 현빈과 유쾌한 브로맨스를 뽐냈고 앞만 보고 달리는 현빈에게 인간애를 심어주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는 온 몸으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것을 증명했다. 오랜 연기 내공이 만든 결과이기에 단순히 운이라고 치부할 수가 없다.

한편, 유해진이 활약한 영화 ‘공조’는 북한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최초 공조수사가 시작되고,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북한 형사와 임무를 막아야 하는 남한형사의 예측불허 팀플레이를 그린다. 현재 절찬리 상영 중.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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