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406호 프로젝트’ / 사진제공=쇼플러스엔터테인먼트
‘406호 프로젝트’ / 사진제공=쇼플러스엔터테인먼트
네 기분이 들떠서 내 기분도 한껏 들떴다고, 너와 찍은 사진 한 장에도 난 세상을 가졌다고 노래한다. 그런가 하면 너를 사랑한 모든 순간은 나에겐 가장 완벽해진 시간이었단다. ‘406호 프로젝트’의 노래에는 이처럼 싱그러운 낭만이 가득하다. 보컬 김은지의 목소리는 팔도제일의 중저음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어느새 ‘힐링’이라는 코드가 지배하는 인디 음악의 홍수 속에서, 찍어낸 듯 똑같은 음악을 듣는 게 조금 끔찍하게 느껴진 이들에게 ‘406호 프로젝트’(보컬 김은지, 키보드 이소영, 베이스 이수윤)를 권하는 이유다. 외로운 마음, 투정부리고 싶은 마음, 그 어떤 모양의 마음도 포근한 이불처럼 감싸줄 테니.

10. ‘406호 프로젝트’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김은지 : 처음에 소영이랑 팀도 만들고 앨범을 발매해보자고 뜻을 모았는데 작업실이 따로 없고 집에서 시작했었다. 그 집이 406호였다. 그리고 베이스 할 만한 친구를 찾다가 대학교 후배였던 수윤이에게 제안하게 됐다. 그러고보니 ‘406호 프로젝트’가 결성된 지 벌써 3년이 됐다.

10. 보컬 김은지는 ‘알틱(Artik)’이라는 솔로로도 활동했었다.
김은지 :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언젠가 재기를 꿈꾸고 있다.(웃음)

10. 올해 첫 싱글 ‘좋아하면 원래’도 김은지가 작사·작곡을 모두 담당했다. 어떻게 만들어진 곡인가.
김은지 : 가사랑 멜로디랑 같이 쓰는 편이다. ‘좋아하면 원래’는 실화는 아니고 상상해서 쓴 건데, 상상하면서 쓰면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어서 잘 써지더라.
이소영 : 원래 짝사랑 전문가 아닌가.(웃음) 은지가 뼈대를 만들면 저랑 수윤이랑 살을 붙이는 식이다. 천재 작곡가 ‘알틱’이라 뼈대가 워낙 튼튼하다.(웃음)
이수윤 : 은지가 곡을 만드는 걸 보면 너무 천재적이다. 뚝딱뚝딱 만든다.

10. 최근에는 외국에 여행을 다녀왔다고 들었다. 혹시 가고 싶은 해외 뮤직 페스티벌이 있나.
이소영, 이수윤 : 저희 노래를 축제 분위기 나게 편곡해서 브라질 같은 라틴아메리카 국가에서 펼쳐지는 축제에 참석해보고 싶다.

10. 그간 보여줬던 것과 다른 분위기의 노래도 앞으로 들려주고 싶은 생각도 있는지.
김은지 : 해보고 싶다. 저희가 지금까지 비슷한 느낌의 장르의 곡을 들려드리다 보니까 아무래도 시도하는 것이 조금 겁나기는 한다. 그래도 저희가 신나게 연주할 수 있는 록 계열 음악으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기대해달라.(웃음)

‘406호 프로젝트’ / 사진제공=쇼플러스엔터테인먼트
‘406호 프로젝트’ / 사진제공=쇼플러스엔터테인먼트
10. 잠깐 플레이리스트를 습격하겠다.
김은지 : 요즘 영화 OST가 너무 좋더라. 애니메이션 ‘모아나’ OST를 주로 듣고 있고, ‘라라랜드’‘싱’ OST도 즐겨 듣고 있다.

이소영 : ‘406호 프로젝트’의 달달한 노래에 재즈를 입혀보고 싶어서 재즈를 많이 듣고 있다. 저랑 수윤이는 악기 담당이라 가사가 없다. 그래서 저희만이 할 수 있는 연주라는 영역에서 실력을 더 높이기 위해서 알게 모르게 노력을 하고 있다. 피아노 전공자들이 들으면 알 수 있을 정도다.(웃음) 오늘 반복해서 들은 노래는 재키 테라슨(Jacky Terrasson)의 ‘Kiff’다.

이수윤 : 아이폰 기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나 멜론 1분 듣기를 애용한다. 그런데 멜론 1분 듣기로 얻은 게 있다. 저희 노래는 1분이 넘으면 더 좋아지는데, 요즘 노래는 1분 안에 엑기스가 다 들어있더라.(웃음)

10. 각자에게 영감을 주는 뮤지션이 있다면.
이소영 : 스티비 원더. 분석을 할 수 없는 천재같다. ‘진짜 음악하는 사람’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저의 멘토다.

김은지 : 해외 가수는 저도 스티비 원더. 국내 가수들 중에서는 윤종신·김동률과 같이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가사를 쓸 줄 아는 사람들이다.

이수윤 : ‘앤더슨 팩(Anderson Paak)’이라는 아티스트에게 최근 영향을 많이 받았다. 드러머 겸 래퍼 겸 R&B 싱어송라이터다. 드러머가 쓴 곡이다 보니 리듬이 남다르다. 저 또한 악기하는 사람 입장에서 많은 자극이 됐다. 나중에는 작사·작곡까지 능수능란한 멀티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

‘406호 프로젝트’ (왼쪽부터) 이소영, 김은지, 이수윤 / 사진제공=쇼플러스엔터테인먼트
‘406호 프로젝트’ (왼쪽부터) 이소영, 김은지, 이수윤 / 사진제공=쇼플러스엔터테인먼트
10.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음악적 꿈은 무엇일까.
이수윤 : 라이브 공연도 많이 해보고 싶고, 다른 인디 밴드나 걸그룹과도 컬래버레이션을 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에프엑스랑 협업해보고 싶다.

김은지 : 트와이스나 볼빨간사춘기와 컬래버레이션 해보고 싶다.

이소영 : 은지 목소리가 맑은 중저음인데 볼빨간사춘기 보컬 안지영 분의 목소리도 맑은 톤이라 듀엣하면 잘 어울릴 것 같더라. 또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계절을 느끼면서 공연을 해보고 싶다. 같은 노래라도 사계절과 함께 야외에서 공연을 하면 색다를 것 같다.

10. 각자 가장 애착이 가는 ‘406호 프로젝트’의 노래는.
김은지 : ‘시간이 지나.’ 기타로 처음 써봤던 곡이기도 하고, 스스로 공감하면서 가사를 썼던 내 자신이 생각나기도 하는 곡이다.

이수윤 : 저도 ‘시간이 지나’다. ‘406호 프로젝트’식 발라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슬픈 발라드라도 달콤한 매력이 있는 노래들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가 그런 곡 같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같다. 농도는 카카오 100%.(웃음)

이소영 : ‘기분이 좋아.’ 가사가 굉장히 예쁘다. 작업할 당시에 겨울이었는데도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 곡 작업을 끝내고 나면 내 곡이라도 잘 안 듣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곡은 다른 뮤지션이 만든 것처럼 한동안 한곡 반복 재생해 들을 정도로 좋았다.

10. 사람들에게 ‘406호 프로젝트’의 노래가 어떻게 다가갔으면 좋겠는지.
이소영 : 외출 준비하실 때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화장도 잘 먹는다고 하시더라.(웃음) ‘너와 마신 커피 한잔에도 난 세상을 가졌어’(‘넌 나 어때’ 中) ‘가만있어도 빛나는 너에게 난 사랑만 주기도 바쁜데’(‘기분이 좋아’ 中)같은 가사 덕분인 것 같다. 남자친구 만나러 갈 때 사랑받는 느낌이 든다는 주변의 간증이 있었다.(웃음)

김은지 : 긴 하루를 끝내고 집에 돌아올 때 ‘406호 프로젝트’ 노래가 떠오른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사실 어떤 상황에서든 그 아티스트가 생각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신기하고 감사한 것 같다.

10. 설 연휴에 듣기 좋은 ‘406호 프로젝트’ 노래를 추천한다면.
김은지 : ‘집에 가는 길.’ 히터 틀어놓고 들으면서 가시면 귀경길이 좀 더 즐거우실 것 같다.

10. 올해 목표와 활동 계획은.
김은지 : 정규 앨범을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 공연도 많이 열고 싶다.
이소영, 이수윤 : 오는 4월 ‘해브어나이스데이’(Have A Nice Day/H.AN.D)‘ 페스티벌에 나갈 예정이고, 봄이 오면 콘서트로도 찾아뵐 수 있게 구상 중이다. 팬 분들과 많이 소통할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