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국시집 여자’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국시집 여자’ / 사진=방송 화면 캡처
‘국시집 여자’ 박병은과 전혜빈의 깊은 감성이 뜨거운 국수처럼 끓었다가 서서히 식었다. 이들의 국수 같은 인연은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6일 방송된 KBS2 ‘드라마 스페셜-국시집 여자(이하 국시집 여자)’에서는 쇼핑몰 사업으로 잘 나가던 남자 진우(박병은)가 대학 시절 국문과 선배 도근(김태우)의 사망 소식에 안동의 장례식장에 찾았다가 의문의 여자 미진(전혜빈)과 만나며 얽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진우는 장례식장에 홀로 앉아 술을 마시는 미진을 보며 묘한 이끌림을 느꼈다. 우연히 미진이 국수집에서 일을 하는 것을 알게 된 진우는 다시 미진을 보기 위해 죽은 도근이 습작한 글을 봐달라는 유족의 부탁을 수락했다. “나 네 글 참 좋아했었는데”라고 말했던 도근을 떠올리며 글에 대한 열정을 꺼내보기도 했다.

앞서 진우는 소설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동창 상규(오대환)를 보며 알 수 없는 질투와 자괴감을 느꼈던 터. 게다가 부인 혜경(심이영)과 한 침대를 사용하지도 않았던 진우는 점차 미진에게 마음을 주게 됐다.

진우는 도근의 소설 ‘이유’의 내용을 미진과 공유하며 가까워졌다. 소설은 갑자기 자살한 남자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여자가 낯선 남자에게 죽은 남자의 체취를 느낀다는 이야기에 미진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졌다.

하지만 둘의 아슬아슬한 만남은 지속되지 않았다. 진우는 도근이 자신뿐 아니라 라이벌 상규에게도 똑같이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상규의 외도녀가 바로 미진이었던 것.

상규와 함께 있는 미진을 본 진우는 “줄 타기 하니 좋았냐. 이런 여자인 줄 모르고 소설 얘기를 다 했다니, 도근 선배에게 미안하다”며 분노했다. 이후 진우는 부인과 함께 미진의 국수집을 찾아 보란 듯이 애정행각을 벌였다.

하지만 부인 혜경은 단번에 진우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그는 진우에게 “자존심이 그렇게 중요하냐? 그래서 상규 씨가 등단하자마자 절필했냐”고 입을 떼며 “나까지 이용하면서 그 여자에게 상처를 주고 싶을 만큼 마음이 아팠냐? 나는 당신이 더 아팠으면 좋겠다. 이제 그만 어른이 돼라”라고 덧붙이고 자리를 떠났다.

이혼을 하게 된 진우 앞에 상규와 그의 외도녀가 나타났다. 이와 함께 반전이 열렸다. 외도녀는 미진이 아닌 다른 여자였다. 알고 보니 진우가 같은 원피스를 입은 외도녀를 보고 미진이라고 오해를 했던 것. 게다가 미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근의 소설 ‘이유’ 역시 미진의 스토리였다.

모든 사실을 안 진우는 안동으로 향했고, 같은 시간 미진은 쏟아지는 폭우를 온 몸으로 맞으며 3년 전 이유 없이 죽은 남자친구를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미진을 다시 만난 진우는 “미안하다. 내가 자격도 안 되면서 꼬시려고 했다. 꼴에 남자가 있는 걸로 오해해서 질투까지 했다. 여기 와서 내가 상처도 줬다”라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미진은 “덕분에 행복해지고 싶어졌다”라는 말을 남기고 문을 닫았다.

1년 후, 진우는 상규를 만나 직접 쓴 장편 소설 ‘환상’을 전달했다. 이어 진우는 “네가 나 도근 선배 글 보라고 추천했다며. 고맙다. 나도 계속 소설 써보려고”라고 말했다.

진우와 미진은 우연히 서울에서 만났다. 눈을 마주치고도 스쳐 지나갔지만, 가슴속의 짐을 내려놓은 진우와 꿈꾸던 행복한 삶을 사는 듯한 미진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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