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배우 박규리가 한경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박규리가 한경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연기자 박규리. 아직 대중들에게 익숙한 수식어는 아니다. 아역배우로 활동을 했지만 박규리는 지난 2007년부터 그룹 카라로 9년이라는 시간을 활동했다. 수많은 걸그룹에 묻힐 때도 있었고, 신드롬을 일으키며 ‘톱’ 걸그룹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멤버들의 탈퇴와 영입 등 굴곡진 역사를 뒤로 하고 박규리는 지난 1월 카라가 아닌 연기자로 나섰다.

그리고 지난 4월 영화 ‘두 개의 연애’를 선보인 그는 3일 개봉한 영화 ‘어떻게 헤어질까’로 돌아왔다. ‘두 개의 연애’를 함께한 조성규 감독은 박규리의 얼굴에서 새로운 얼굴을 뽑아내고 싶은 마음에 다시 한 번 러브콜을 보냈다. 반려묘인 얌마와의 이별 앞에 무너지는 이정 역을 맡은 박규리는 남다른 감수성을 드러내며 차세대 여우(女優)로서의 매력을 드러냈다.

10. 영화 ‘두 개의 연애’에 이어 ‘어떻게 헤어질까’도 여주인공으로 나섰다.
박규리 : 영광스럽다.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두 개의 연애’와 ‘어떻게 헤어질까’ 속 캐릭터가 다르다. ‘두 개의 연애’를 함께한 조성규 감독님이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끌어내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캐스팅을 제안해줬다. 앞으로 연기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다른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기분 좋은 출발점에 선 기분이다.

10. 극 중 이정은 털털한 모습부터 얌마와의 이별 앞에 무너지는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박규리 : 여행 잡지 기자답게 털털하지만 반려묘인 얌마가 아프고 나서 감정 변화를 심하게 겪게 된다.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혼란스러움을 보여줘야 했다. 어떤 성격을 지니더라도 이별과 아픔이 닥쳤을 때는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지 않나. 감독님과 이정의 감정을 어느 정도로 조절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10. 이번 작품을 위해 고양이 카페어서 거의 살았다고 들었다.
박규리 : 영화를 찍기 전까지는 고양이에게 친근감을 느끼지 못했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지만 고양이는 자유로운 느낌이 강해서 강아지처럼 깊은 정을 나눌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고양이 카페에 계속 들르고 얌마와 같이 촬영을 하면서 어떤 동물과도 정을 나누고 가깝게 지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 고양이를 키우고 싶을 정도로 정이 많이 들었다.

배우 박규리가 한경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박규리가 한경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제목처럼 헤어지는 과정과 그 슬픔을 그렸다.
박규리 : 반려견을 떠나보낸 적이 있어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정의 상황에 공감이 많이 갔다. 어떻게 헤어져야지 올바르게 헤어지는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만 헤어지고 난 이후에 본인의 마음가짐이 중요한 거 같다. 슬프고 아프게만 받아들여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받은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나눠줄 수도 있을 거 같다.

10. 어떻게 연기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건가?
박규리 : 중학교 때 멋진 무대를 보여주는 가수를 보면서 저것도 하나의 연기라고 생각을 했다. 다른 방식의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수를 준비했다. 그래서 내 뿌리가 바뀐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20대 동안 카라라는 꽃을 열심히 피웠다. 또 다른 꽃을 피울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했다. 살면서 여러 가지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자연스럽게 (연기자의 길을) 가게 된 거 같다.

10.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시선이 많이 유해졌지만, 고민도 컸을 것 같다.
박규리 : 워낙 잘하는 분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나. 미쳐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기에 투입된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편견을 없애기 위해 아이돌들이 더욱더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처음부터 연기자였다면 나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카라가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있었다. 감사함이 더 크다. 또 다른 색을 입는 건 내 숙제이다. 억지스럽게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배우 박규리가 한경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박규리가 한경텐아시아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0. 카라 활동을 할 때와 아닐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박규리 : 카라 활동을 할 때는 시간을 쪼개서 연습을 했다. 충실히 임했다고 했지만 100%는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힘을 나눠 사용했다. 지금은 내 시간이 많이 생겼고 연기 활동을 위해 할 수 있는 시간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서 조금 더 충실해 질 수 있었다.

10. 함께 호흡을 맞춘 서준영은 어땠나?
박규리 : 성격이 너무 좋더라. 다가가기 힘들 지도 않고 서글서글했다. 빨리 친해졌다. 영화를 거의 순서대로 촬영했다.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을 해서 호흡도 더 잘 맞았다. 나는 대본을 정석대로 받아들인다면 서준영 같은 경우는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제안하는 걸 좋아한다. 많이 배울 수 있었다.

10. 극 중 이정은 연애에 있어서 적극적인 편이다. 박규리는 어떤가?
박규리 : 실제로 연애에 있어 진취적인 타입은 아니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에게 끌리는 편이다. 만약 내가 먼저 마음이 가게 돼도 극 속 이정처럼 표현을 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내가 마음에 들고 극 중 서준영같은 남자라면 먼저 표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봐줬으면 하는지?
박규리 : 동화책 같은 영화다. 분석할 필요 없이 편안하게 보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고 따뜻하다고 느끼면 가장 좋을 것 같다. 동물도 사람도 좋다. 사랑하는 무언가가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100% 잘 이해하셨다고 생각한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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