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배우 진기주가 한경 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진기주가 한경 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려’ 속 채령(진기주)에게도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가 있었다. 종영을 앞두고 밝혀진 왕원(윤선우)을 향한 애달픈 순애보가 전부는 아니었다.

최근 텐아시아와 만난 배우 진기주는 채령이라는 캐릭터와 채령의 사랑 이야기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진기주는 채령과 왕원의 숨은 러브 스토리와 미처 못다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차곡차곡 쌓인 추억을 공유했다.

10. 안타까운 최후를 맞았다.
진기주: 원작이 있어서 결말을 미리 알고 계신 분들도 많았다. 채령이의 반전을 모르셨던 분들은 어떻게 봐주실까 궁금했는데 다행히 의도한대로 채령을 안타깝게 봐주신 분들이 계시더라. 많이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했다.

10. 극 후반에 여러 인물들의 죽음이 그려졌는데, 채령의 죽음이 가장 끔찍했다.
진기주: 황제를 시해한 죄는 정말 큰 죄니까 끔찍한 형벌을 받을 거라고 예상했다. 제가 받은 난장형(신체 부위를 가리지 않고 마구 매로 치는 고문)도 끔찍했지만 중국 원작에서는 큰 솥에 삶아져서 죽게 된다. 둘 다 너무 무서운 벌이다.

배우 진기주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진기주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결말은 마음에 드나?
진기주: 형벌 자체는 끔찍했지만, 이야기는 마음에 든다. 채령이가 그렇게 죽지 않았다면 더 힘들어했을 것 같다. 내가 채령이라도 큰 죄책감 때문에 어떤 벌이든 억울함이나 반발심 없이 잘 받아들였을 것 같다. 해수(아이유)와 직접 얘기해서 오해를 풀지 못한 건 아쉬웠다.

10. 채령의 반전에 시청자들 반응은 어땠나.
진기주: 대부분 ‘어떻게 채령이 네가 그럴 수 있냐’는 반응이더라. 왕욱(강하늘)이나 왕요(홍종현)보다도 나쁘다고 하시고, 또 배신자라고 욕도 하시고 그랬다.(웃음) 원작 내용을 모르셨던 분들은 당황스러우셨을 거다.

10. 왕원과의 러브라인이 너무 짧게 그려져 아쉬웠다.
진기주: 사실 편집된 부분이 조금 있다. 많은 분들이 채령이 짝사랑했다고 생각하시던데 잘린 부분을 보면 생각이 달라지실 거다. 채령이 물에 수은을 타고 바짝 긴장한 채로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마주친 왕원의 미소에 채령도 수줍은 미소로 화답한다.

10. 편집된 장면 중 러브라인이 암시된 장면이 또 있나.
진기주: 가장 먼저 나온 장면은 연화 공주(강한나)한테 매를 맞던 채령이 내려오면서 왕원과 눈을 마주치는 장면이다. 왕원이 이때 채령을 묘하게 쳐다보면서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선 하나의 복선으로 알려졌었다.

10. 잠자는 왕원을 훔쳐보기도 했다.
진기주: 그 장면도 사실 숨은 이야기가 있다. 원래는 채령이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왕원한테 다가가 손을 닦아주는데 그때 왕원이 눈을 뜨고 손길을 기분좋게 받아들이면서 채령을 여자로 보는 장면이다. 부드럽게 웃어주고 다시 편안하게 잠드는 분위기로 촬영됐는데 방송에서는 눈뜨기 전까지만 나왔다.

배우 진기주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진기주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러브라인 외에 또 다른 복선이 있었나.
진기주: 채령이가 해수에게 뭘 그렇게 따라 쓰냐면서 말을 거는 장면이 있다. 해수는 까막눈 채령을 위해 시 내용을 알려주는데 채령이 그걸 듣고 화자를 ‘아저씨’라고 지칭한다. 글을 모른다고 했던 채령이 사실은 글을 읽을 줄 안다는 것과 시를 쓴 이가 누군지 알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복선이었다.

10. 후반 분위기가 초반과 완전히 달랐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진기주: 확실히 후반으로 갈수록 눈물 흘리는 장면이 많았다. 해수 같은 경우 하루 종일 울어야 하는 스케줄표도 있었다. 그때 분위기가 다르긴 했다. 그런데 배우들끼리 워낙 사이가 좋아서 쉬는 중에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희는 후반부를 나름의 반전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뒤에서 점점 슬퍼지면서 다들 안타깝게 꼬이니까. 보시는 분들도 예전의 밝았던 때를 그리워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

10. ‘달의 연인’을 끝낸 소감이 어떤가.
진기주: 다들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바다 건너서 산으로 들로 가고, 길도 없는 험한 산을 오르고 그랬다. 엄청 추운 겨울도 함께 겪고, 눈이 내려야 하는데 맑고, 맑아야 되는데 비오고 해서 고생이 많았다. 별탈 없이 촬영을 마쳤고 방송도 무사히 끝나서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작품을 다 찍어둔 상태에서 모니터링만 하니까 작품 전체를 볼 수 있겠더라. 관점과 시야가 더 넓어진 만큼 다음 작품에선 한층 더 나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차기작 계획은?
진기주: 다음은 현대극을 해보고 싶다. 사실 사극도 지금 한다고 하면 재밌게 할 것 같은데 한참 찍고 있을땐 현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힘들다기 보다는 익숙한 환경이 아니라서 그런지 무슨 회귀 본능처럼 현대극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고려시대에 너무 오래 있었다.(웃음)

10. 채령을 계기로 제대로 악역에 도전하는 건 어떤가.
진기주: 그것도 좋은 것 같다. 대신 다음에는 나 자신을 위한 배신을 해보고 싶다.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또 이왕 악역을 맡았으면 제대로 해서 욕도 들어보고 싶다.(웃음)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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