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팀/에코글로벌그
가수 팀/에코글로벌그
노래 제목과 곡의 도입부만 들어도 무릎을 탁 친다면, 더불어 가수의 생김새도 또렷하게 기억날 때가 있다. 가수 팀, 그리고 그의 대표곡 ‘사랑합니다’가 꼭 그렇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단 한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이름하여 히트곡이다. 어느 시대를 풍미했던 곡을 갖고 있다는 것, 가수에게 그보다 큰 복은 없을 터다. 2003년 1집 ‘사랑합니다’로 금세 주목받은 팀이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어둠 속 터널을 지나 비로소 빛을 찾았다. 초조하고 불안하기만 했던 지난날의 기억을 접어두고, 가면도 벗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나’를 보여줄 용기도 얻었다. 우리에게 진짜 팀을 들여다볼 기회가 생겼다.

10. 올초부터 신곡을 꾸준히 내고 있다.
팀 : 오는 11월에는 미니음반을 낼 계획이다. 그전에 신곡을 내면서 조금씩 예고하는 거다. 약간 맛보기 식이라고 해야 할까.

10. 물론 곡은 내지만, 활동을 하지 않아서 팬들의 아쉬움도 크다.
팀 : 본 운동을 하기 전에 준비 운동을 하지 않나. 본 운동을 좀 더 잘, 열심히 하기 위해 아티스트로서 싱글 음원으로 웜업(warm-up)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고민 끝에 최근 방송에 나오면서 모습을 비추고 있는데,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서고 싶었다. 깨달은 건, 그간 가면을 쓴 것 같았다. 어느 순간, 대중들 앞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거기에만 매달렸다. 실수하면 사랑을 받지 못할까 봐, 착각을 하고 살았다. 이번에는 있는 그대로 나가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마음을 많이 바꿨다.

10. 말이 쉽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팀 : 맞다. 마치 발가벗은 기분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때, 사람들이 좋아할지 또 싫어할지는 모른다. 어쨌든 그렇게 해야지 내가 가야 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고, 겪어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가수로서는 그 마음도 안으려고 하니까, 많이 바뀌었다. 일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자작곡으로 나왔지만, 우선 팀 안에 메시지가 뭘까 고민을 하면서 곡을 쓰는 거다. 너무 새로운데, 약간 어색한 부분도 있다. 나를 보여주는 것, 과연 맞는 길일까. 여전히 나아가는 중이다. 그래서 하나씩 보여주면서 나도, 듣는 이들도 웜업할 시간을 주고 있는 것 같다.

10. 천천히 또 성급하지 않게, 어쩌면 대중을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
팀 : 팀을 기억하는 대중들의 이미지는 하나다. 이제는 다른 면을 보여드리고 싶고, 팀이란 사람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조금씩 보여주고 싶다. 갑작스럽기 보다 천천히 보여주는 것이 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10. 변화를 맞은 계기가 있었나.
팀 : 생각이 워낙 많은 편인데, 계기라고 딱 어떤 순간은 아니다. 다만, 그간 모래를 꽉 쥐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세게 힘을 줘도 모래는 손에서 빠져나간다. 어느 순간 인기를 얻고 잘 됐지만, 팀으로서의 정체성은 완전히 섞인 거다. 그때부터 혼란이 왔다. 열심히 잘 되는 만큼 나의 가치가 올라가고, 잘 안될 때는 떨어진다고 착각을 하게 된 거다. 그게 마치 모래 같았다. 분명 꽉 잡고 있었는데…

10. 뭔가 훅 생각을 스쳤나 보다.
팀 : 살면서 누군가 내 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다. 그건 누구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거다. 일을 하면서 어느 순간 잘 됐다. 하지만 또 어느 순간은 원하는 대로, 계획한 대로 진행이 안되더라. 힘이 빠졌고, 그때부터 고민을 했다.

10. 위에서 밑을 보기란 쉽지 않다.
팀 : 새로운 곡을 내놓으면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연예인으로서만 아니고, 다른 일을 해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극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 호흡이 있는 한 나는 목적이 있고, 가치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래야 뭘 하든 자유롭게 할 수가 있다. 그걸 깨닫고, 겪는 과정이 오래 걸렸다. 잡고 있는 모래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붙잡고 있는 게 현실이니까.

팀/사진제공=에코글로벌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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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제는 한결 편해졌나. 벗을 준비도 됐고.(웃음)

팀 : 사실 지금도 산을 넘고 있는 중이다. 사랑을 받으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연결되니까. 하지만 내 가치에 대해서 흔들리지는 않으려고 한다. 자신감, 자존감이 높아지고 이제는 스스로 낼 수 있는 목소리와 메시지를 담아 진정성 있는 음악을 들려줘야지란 마음이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인정하면서 그렇게 발가벗는 거다.

10.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있나 보다. 그래서 힘들었던 게 아닐까.
팀 : 사실 완벽주의는 없는데 말이다.(웃음) 완벽할 수가 없으니까 불가능한 일인데, 그걸 바라니까 결론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 실패가 두려웠다. 스스로 인정하기 싫은 부분인데 빨리 깨닫고 실패할 수도 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일어나서 열심히 하면 되지 않나, 이렇게 바꾸는 과정이 오래 걸린 거다. 그래서 공백이 길었다.(웃음) 지금도 산처럼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아까 보다, 또 예전보다 위로 조금씩 올라왔지만, 산을 넘기에는 부족하고 여전히 과정 중이다. 깨닫고, 알고, 의도적으로 이겨내려고 한다.

10. 용기 내는 과정에서 음악에 대한 애정은 더 커진 것 같다.
팀 : 어느 순간 싫었다. 분명 좋아서 시작했지만 일인 것만 같고,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고. 그러니까 음악도 싫어지고 자신이 없었다. 고민 끝에 좀 더 분명해졌다. 정리가 된 거다. 이제는 음악을 할 때도, 균형을 맞춰서 진정성 있게 담아내고, 대중적인 부분도 감안해서 만들려고 한다.

10. 그 연장선이 자작곡으로 이어졌다. ‘그려본다’와 ‘휘파람’ 모두 작곡, 작사에 참여했다.
팀 : 어떻게든 내가 느낀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마음뿐인 상태로 헤매고 있었는데, 옆에서 스태프들이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주고 걸음을 함께 해줬다. 이제야 조금씩 정리가 돼 탄생한 곡들이다. 오랜만에 노래를 완성하고 뿌듯함을 느꼈다. 완성도를 떠나 정말 진정성을 담았다. 첫 번째 ‘그려본다’는 가사도 딱 그 내용이다. 후회, 어둠 안에서 벽을 만나는 것처럼 앞서가려고 하는 두려움 때문에 나아가지 못하다가 빛을 받고 하늘을 바라보며, 날개를 펴겠다는 이야기로, 열심히 하겠다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듣는 사람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 두 번째 ‘휘파람’은 사실 발매 예정에 없던 곡이었는데, 지인이 결혼식에서 불러달라고 요청을 해서 회사 측에 선물로 주고 싶다고 제안했다. 축가 겸 선물로 나온 곡인 거다. 모두 뿌듯했다.

팀/사진제공=에코글로벌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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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게 쉬운 일은 아닌데, 그걸 조금씩 해내고 있는 것 같다.
팀 : 사람들 앞에서는 좋은 이야기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우울해지니까. 그런데 이제는 실수,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럴 때 상대 역시 더 크게 공감하고 위로받고, 힘을 얻으니까.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큰 차이를 얻을 수 있다. 하늘을 바라보면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고, 지금 이 상황은 계절과도 같다. 곧 지나간다.

10. 깨달은 걸 알려주고 싶겠다. 가령 같은 이유로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팀 : 한편으론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런데 모든 게 타이밍이 있다. 음악도 이번에 냈지만, 잘 될지 안될지는 모르는 거다. 다만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할 뿐이다. 즐겁게 살아가며 행복하다고 관점을 바꾸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어렸을 때 알았다면 싶기도 하지만 또 지금이 나의 타이밍인 걸지도 모르지.

10. 국내에는 오랜 공백이 있었다. 그간 해외 활동은 했지만.
팀 : 인도네시아에서 드라마도 했고, 다양한 경험들이 지금의 팀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다시 활동을 하려고 돌아보니, 많은 것들이 바뀌었더라. 일단 주어진 기회이니 집중해야겠다는 마음이다.

10. 팬들의 기다림도 이제 행복이겠다. 관점이 달라졌으니.
팀 : 예전엔 ‘언제 나와요?’ ‘빨리 나오세요’라는 말들이 전부 부담이었다. 이젠 감사하다.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감사하다. ‘사랑합니다’도 워낙 사랑받은 곡이라 더 잘해야지라는 부담이 늘 있었는데, 지금은 마냥 영광이다. 그런 곡이 있다는 것 자체로 얼마나 좋은 일인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10. 11월에 내는 음반도 기대된다.
팀 : 이번 ‘그려본다’처럼 어둠을 이겨내 희망을 갖겠다는 내용일 수도 있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작업하고 있다. 중요한 건 진정성을 놓치진 않을 거다.

10. 새 미니음반으로는 방송 활동도 할 계획이라고 하니, 설레겠다.
팀 :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되더라. ‘사랑합니다’가 큰 인기를 얻었을 때도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했더니, 축복과도 같은 인기를 얻었다. 11월이 기대되는 건 준비하면서 어떤 곡이 나올까 두근거리는 것과 완성돼 나왔을 때 보람과 뿌듯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완벽하지 않아도, 그게 ‘나’이다.

10. 올초에는 MBC ‘일밤-복면가왕’으로 이목을 끌었다.
팀 : 기술적으로 쉽게 이야기를 한다면, 마스크를 쓰니까 얼굴과 시선이 어디를 가도 괜찮고,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온전히 노래에 집중할 수 있는 자리가 된 거다. 정체성에 혼란이 오고 어느 순간 가면을 쓰고 있었다는 깨달음을 얻었지 않나. 이런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는 착각 같은 그 가면을. ‘복면가왕’에서 그 가면을 벗겠다는 것이었다.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처음엔 두려웠는데, 오랜만에 무대에서 재미와 자유를 느꼈다.

10. 다른 풍경처럼 느껴졌겠다.
팀 : 내가 잘 살면 사랑받을 수 있는 거다. 그간 나는 만족하지 못 했다. 이렇게까지 힘들 수 있는 건가 싶었고, 물론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자유가 있어야 한다는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나서, 진정 내가 바랐던 팀의 자유로운 모습이 나오더라. 이런 내 모습, 싫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것마저도 인정하고 바꾸고 이겨낼 거다. 그렇게 열심히 살면, 그 안에서 자유를 얻고 훨씬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다.(웃음)

팀/사진제공=에코글로벌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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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앞으로의 삶이 더 기대된다.

팀 : 지금도 벅차다.(웃음) 하나하나 깨닫고, 산을 넘고 스스로 ‘잘했다’고 다독이고 있다. 그러고 나면, 또 다른 산이 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살고 있다. 목적지가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즐겁다. 한때는 누구의 탓을 하고 싶을 정도로 불안했다. 이제 와서 돌아보니, 모두 감사한 일들이었다. 인격을 고칠 수 있는 좋은 경험!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그걸 위해 싸우고 있다.

10. 어떤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까.
팀 : 새로운 모습을 약속하는 것보다 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때도 팬들이 함께 해준다면, 영광이다. 긴 여정을 함께 해주시며 지켜봐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하다.

10. 어느덧 가수로 산지 10년이 넘었다.
팀 : 과거에 인터뷰를 하면서 10년 후 팀의 모습을 묻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잘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은 있다. 그때로부터 10년 후인 지금의 팀이 부끄럽지는 않다. 또다시 10년 후를 묻는다면,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10. 가수가 아닌 남자로서 팀의 인생에도 변화가 있을까.
팀 : 변화의 산을 넘어가는 것이 하나가 아니라 모든 분야에 해당된다. 일과 가족, 연애 모든 것이다. 산으로 표현하면 가족산, 일산, 또 관계적인 산도 있다. 친구산, 연인산 등. 음악인으로서의 팀도 찾아 나서는 과정이지만, 남자로서도 역시 그렇다.

10. 가수 팀을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겠다.
팀 : 한창 활동했을 때 저의 모습을 모르는 분들이 많으니까, 조금씩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또 기억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때는 신비주의였다면 이제는 다 보여줘야 하더라(웃음). SNS도 활발하게 하는 편이 아닌데,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웃음) 오는 11월 새 음반을 내고 TV를 통해서도 활발하게 활동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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