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10.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아수라’가 공개됐을 때의 현지 반응이 궁금하다.
정우성: 외국 관객들은 리액션이 솔직하다. 박수치고 싶을 때 박수치고, 울고 싶을 때 울더라. 한국에서 시사회를 하기 전이었는데 자신감이 좀 생겼었다. 그런데 한국 오니 다시 처음부터였다.(웃음) 우리나라에서 언론 시사회를 하면, 감정을 억누르고 과연 ‘이 영화가 흥행할까’란 질문을 기본으로 깔고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영화의 세계관을 물어보는 것보단 흥행에 대한 걱정, 대중성을 가장 최우선에 두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영화를 온전히 평가하는 자세는 아닌 것 같아 아쉽다.
10. ‘태양은 없다’로 인연을 맺었던 김성수 감독과 ‘무사’ 이후 15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났다.
정우성: 같은 촬영장에 있는 것이 정말 좋았다. 김성수 감독이 나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그 의미에 도취되지 않으려고, 되도록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우선 감독이 ‘아수라’라는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는지 그것만 치밀하게 파고들려고 했다. 그렇게 ‘아수라’라는 작품을 완성한 다음에 우리의 재회가 주는 의미에 대해 따로 축배를 들고 싶었다.
10. 김성수 감독과의 믿음으로 시나리오가 완성되기도 전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정작 시나리오를 받은 뒤에는 걱정이 한가득이었다고 들었다.
정우성: 김성수 감독이 이거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해서 믿고 결정했다. 그런데 보통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대부분의 텍스트들은 그 텍스트의 느낌과 뉘앙스로 접근하는데, ‘아수라’는 그 텍스트 뒤에 숨겨진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행과도 같았다. 어떤 느와르에도 도경 같은 주인공이 없으니까 참고할 캐릭터도 없었다. 예전 같으면 시나리오 받고 “감독님 이러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도경이 너무 찌질하지 않아?” 이랬을 텐데, 이번엔 한번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따로 질문도 안 했다. 그저 감독님이 감춘 도경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10. 오랜만에 함께 작업한 거라 김성수 감독 또한 열정이 대단했을 것 같다.
정우성: 김성수 감독의 스타일은 계속 고민한다는 것이다. 현장 분위기는 감독이 만드는 것인데, 김성수 감독이 워낙 뜨겁고 열정적인 사람이다. 그만큼 현장이 치열했고, 그래서 이 영화에 더 애정을 쏟았다. 현장의 뜨거운 맛이 영화에 옮겨진 것이고.
10. 김성수 감독은 이번이 정우성과 마지막 작업인 것처럼 얘기하더라.
정우성: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더 열정적으로 하셨던 것 같다. 게다가 ‘아수라’는 자기가 꼭 하고 싶었던 영화였으니까, 다음 작품은 없다는 심정으로 일하셨던 것 같다. 또, 그렇게 해야 다음 작품이 찾아오는 것이기도 하고.
10. 영화를 봐도 감독이 정우성을 극한으로 몰아붙였다는 느낌을 준다.(웃음) 애초에 청소년 관람불가를 각오하고 촬영했었지만 편집된 장면도 많다고 하더라. 힘들게 촬영했는데 편집돼서 아까운 장면은 없었나?
정우성: 굉장히 부상을 입으면서 촬영을 했던 시퀀스 중에서 편집된 것도 있다. 그렇지만 편집된 분량이 아깝진 않다. 작품의 밸런스를 고려해서 감독이 편집한 것이니 그 선택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만약 편집으로 인해 ‘안남’이란 ‘아수라’의 가상 도시를 제대로 전달 못한다면 아쉬웠을 것이다.
10. 감독판이 만들어진다면 편집된 부분을 볼 수 있을까.
정우성: 따로 디렉터스컷을 만들 생각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보다 다른 형태로 ‘안남’을 확장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말은 했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10.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아수라’가 공개됐을 때의 현지 반응이 궁금하다.
정우성: 외국 관객들은 리액션이 솔직하다. 박수치고 싶을 때 박수치고, 울고 싶을 때 울더라. 한국에서 시사회를 하기 전이었는데 자신감이 좀 생겼었다. 그런데 한국 오니 다시 처음부터였다.(웃음) 우리나라에서 언론 시사회를 하면, 감정을 억누르고 과연 ‘이 영화가 흥행할까’란 질문을 기본으로 깔고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영화의 세계관을 물어보는 것보단 흥행에 대한 걱정, 대중성을 가장 최우선에 두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영화를 온전히 평가하는 자세는 아닌 것 같아 아쉽다.
10. ‘태양은 없다’로 인연을 맺었던 김성수 감독과 ‘무사’ 이후 15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났다.
정우성: 같은 촬영장에 있는 것이 정말 좋았다. 김성수 감독이 나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그 의미에 도취되지 않으려고, 되도록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우선 감독이 ‘아수라’라는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는지 그것만 치밀하게 파고들려고 했다. 그렇게 ‘아수라’라는 작품을 완성한 다음에 우리의 재회가 주는 의미에 대해 따로 축배를 들고 싶었다.
정우성: 김성수 감독이 이거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해서 믿고 결정했다. 그런데 보통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대부분의 텍스트들은 그 텍스트의 느낌과 뉘앙스로 접근하는데, ‘아수라’는 그 텍스트 뒤에 숨겨진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행과도 같았다. 어떤 느와르에도 도경 같은 주인공이 없으니까 참고할 캐릭터도 없었다. 예전 같으면 시나리오 받고 “감독님 이러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도경이 너무 찌질하지 않아?” 이랬을 텐데, 이번엔 한번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따로 질문도 안 했다. 그저 감독님이 감춘 도경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10. 오랜만에 함께 작업한 거라 김성수 감독 또한 열정이 대단했을 것 같다.
정우성: 김성수 감독의 스타일은 계속 고민한다는 것이다. 현장 분위기는 감독이 만드는 것인데, 김성수 감독이 워낙 뜨겁고 열정적인 사람이다. 그만큼 현장이 치열했고, 그래서 이 영화에 더 애정을 쏟았다. 현장의 뜨거운 맛이 영화에 옮겨진 것이고.
10. 김성수 감독은 이번이 정우성과 마지막 작업인 것처럼 얘기하더라.
정우성: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더 열정적으로 하셨던 것 같다. 게다가 ‘아수라’는 자기가 꼭 하고 싶었던 영화였으니까, 다음 작품은 없다는 심정으로 일하셨던 것 같다. 또, 그렇게 해야 다음 작품이 찾아오는 것이기도 하고.
정우성: 굉장히 부상을 입으면서 촬영을 했던 시퀀스 중에서 편집된 것도 있다. 그렇지만 편집된 분량이 아깝진 않다. 작품의 밸런스를 고려해서 감독이 편집한 것이니 그 선택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만약 편집으로 인해 ‘안남’이란 ‘아수라’의 가상 도시를 제대로 전달 못한다면 아쉬웠을 것이다.
10. 감독판이 만들어진다면 편집된 부분을 볼 수 있을까.
정우성: 따로 디렉터스컷을 만들 생각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보다 다른 형태로 ‘안남’을 확장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말은 했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