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아수라’에서 디테일한 악역을 펼치는 곽도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아수라’에서 디테일한 악역을 펼치는 곽도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곽도원이 영화 ‘아수라’에서 또 한 번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28일 개봉한 영화 ‘아수라’에서 곽도원은 독종검사 ‘김차인’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가 연기한 ‘김차인’은 정의 구현을 주장하는 검사이지만 알고 보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공권력을 등에 업고 각종 악을 자행하는 인물로, 곽도원은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 든 연기를 선보였다.

곽도원이 그간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 ‘변호인’(2013)에서의 악인 연기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아왔던 만큼 이번 ‘아수라’에서의 악인 연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 전작의 무게감을 고스란히 짊어진 곽도원은 이전과는 차별화된 악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대본을 읽고 또 읽으며 캐릭터 분석을 거듭했다.

‘아수라’의 ‘김차인’이 권력에 길들여진 고위 공무원이라는 점에 착안한 곽도원은 직접적인 폭력을 보여줬던 기존 악인들과는 달리 타인이나 물건을 이용하는 등의 간접적인 폭력으로 캐릭터의 비열함을 살렸다. 더욱이 존대와 반말을 섞어 쓰며 말끝을 흐리는 말투를 구사해 권력자의 악행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기도 했다. 오직 자신의 욕망을 취하기 위해 손 한번 더럽히지 않고 살벌한 악행을 저지르는 ‘김차인 검사’는 그래서 더욱 극악무도한 악인으로, 곽도원은 또 한 번의 역대급 악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극 중 ‘김차인’이 미끼로 납치한 ‘한도경'(정우성)을 협박한 후 머리를 한번 슥 쓸어 넘기는 동작은 전작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속 ‘조범석 검사’의 버릇을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이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자 했던 곽도원의 아이디어였다. 이는 곽도원이 연달아 악인을 연기한 덕에 캐릭터들 간의 공통점을 주면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넣은 장면으로, 곽도원은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자그마한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이러한 곽도원의 열정에 ‘아수라’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은 “그는 정말 지독한 ‘연습벌레’ 였다. 그간 보여줬던 연기가 굉장한 연습을 통해 나오는 것이란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계속해서 대사를 숙지하는 모습과, 작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에 스스로 반성하게 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해 ‘아수라’에서 보여줄 곽도원의 모습에 더욱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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