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질투의 화신’, ‘공항가는 길’, ‘쇼핑왕 루이’ 포스터 / 사진=SBS, KBS, MBC
‘질투의 화신’, ‘공항가는 길’, ‘쇼핑왕 루이’ 포스터 / 사진=SBS, KBS, MBC
‘질투의 화신’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수 있을까?

수목극이 판을 새롭게 짰다. 현재 승기를 잡은 드라마는 SBS ‘질투의 화신’. 그러나 새롭게 방송된 KBS2 ‘공항가는 길’과 MBC ‘쇼핑왕 루이’의 기세 역시 만만치 않다. 수목극 판도는 어떻게 흘러갈까?

‘질투의 화신’이 경쟁작이었던 KBS2 ‘함부로 애틋하게’와 MBC ‘W’가 종영하자마자 바로 수목극 왕좌에 올랐다. 지난 21일 12.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질투의 화신’은 22일 바로 13.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KBS2 ‘공항가는 길’ 1, 2회는 각각 7.4%와 7.5%를 나타냈고, MBC ‘쇼핑왕 루이’는 1, 2회 각각 5.6%, 6.2%를 찍었다. ‘질투의 화신’이 우위를 점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항가는 길’과 ‘쇼핑왕 루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심상치 않은 만큼 향후 수목극 대전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질투의 화신’ 스틸컷 / 사진=SBS 제공
‘질투의 화신’ 스틸컷 / 사진=SBS 제공
‘질투의 화신’은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 기자와 재벌남이 생계형 기상캐스터를 만나 질투로 스타일 망가져 가며 애정을 구걸하는 양다리 로맨스. 별 볼일 없는 여자에 빠진 ‘잘난’ 두 남자의 모습은 구태의연한 소재로 그간 수없이 다뤄졌다. 그러나 ‘질투의 화신’은 양다리 로맨스, 남자의 유방암 등을 그리며 B급 감성을 추가했다. 여기에 드라마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인 ‘질투’를 집중조명한다. ‘마초’ 이화신(조정석)은 자신을 짝사랑한 표나리(공효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지만 그가 친구인 고정원(고경표)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자 질투에 눈이 멀기 시작한다. ‘질투의 화신’은 이제 표나리를 둘러싼 이화신과 고정원의 본격 대결을 그리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예고했다. 무엇보다 ‘공블리’ 공효진의 사랑스러움과 조정석의 맛깔 나는 연기 여기에 고경표의 젠틀하면서도 부드러운 연기력이 더해지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공항가는 길’ 스틸컷 / 사진=KBS 제공
‘공항가는 길’ 스틸컷 / 사진=KBS 제공
유부녀와 유부남의 애매모한 관계를 그리며 첫 방송 전부터 뭇매를 맞았던 ‘공항가는 길’은 방송 이후 웰메이드 감성 멜로의 탄생이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멜로가 허락한 최고의 감성을 만나다”가 카피인 ‘공항가는 길’은 각각 가정이 있는 최수아(김하늘)와 서도우(이상윤)가 서로를 위로한다는 설정으로 궁금증을 자아냈다. 불륜 미화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베일을 벗은 ‘공항가는 길’은 자식을 해외로 보낸 두 부모가 아파하고, 자신을 자책할 때 서로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공항가는 길’은 영화를 연상케 하는 감각적인 연출과 감성을 자극하는 배우들의 명연기가 어우러지며 깊이를 더했다. 물론 더욱 가까워지는 걸 예고한 최수아와 서도우의 관계를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줄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연출을 맡은 김철규 PD는 “사람과 사람 간의 애매모호한 관계들이 많다. 관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상태다.

‘쇼핑왕 루이’ 스틸컷 / 사진=MBC 제공
‘쇼핑왕 루이’ 스틸컷 / 사진=MBC 제공
‘쇼핑왕 루이’는 클리셰 범벅이었다. 재벌남과 시골 소녀의 운명적인 첫 만남과 기억상실, 출생의 비밀, 후계자 자리를 놓고 펼쳐지는 경쟁 등 그간 드라마에서 줄기차게 봐왔던 소재들이 총집했다. 예측 가능하고 뻔한 소재였지만 ‘쇼핑왕 루이’는 쉽고, 유쾌했다. 강점이 명확했다. 2회 만에 쇼핑왕에서 꽃거지로 전락한 루이(서인국)의 엉뚱 발랄한 매력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냈다. 강원도에서 동생을 찾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 오대산 날다람쥐 고복실(남지현)은 순수하면서도 강단 있는 모습으로 호감도를 높였다. 돋보인 건 바로 서인국의 연기였다. 전작인 ‘38사기동대’에서 능청스러운 사기꾼 역할을 맡은 그는 과잉보호를 받은 화초남에서 기억을 잃은 후 철 없을 정도로 순진무구한 모습으로 모성애를 자극했다. 그가 고복실을 강아지처럼 쫄래쫄래 쫓아다니는 모습은 여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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