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줄 요약
장난희(고두심)는 한동진(신성우)의 사무실로 쳐들어가 그의 머리채를 잡고 화를 낸다. 이 일을 뒤늦게 알게 된 박완(고현정)은 엄마가 어릴 적 자신에게 약을 탄 음료를 먹인 일을 떠올리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또 넘기지 않을 것을 결심한다. 오충남(윤여정)은 조희자(김혜자)와 잘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이성재(주현)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문정아(나문희)는 김석균(신구)과 이혼을 하겠다고 친구들에게 선언한다. 난희를 만나러 간 완은 서연하(조인성)가 장애인이 되어 헤어졌다고 하며, 어릴 적 왜 자신을 죽이려 했냐고 묻는다.
리뷰
어른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소소한 기쁨, 반성 섞인 슬픔을 안겨주었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완의 이야기 특히 연하와의 연애 스토리가 더 화제가 됐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회에서 디마프 속 젊은 세대, 관찰자 역할을 하고 있는 완과 엄마 난희의 이야기가 제대로 시작됐다.
이혼 결심을 한 정아와 같이 살 생각에 들떴다가 실망한 희자의 심경 변화 속 귀여움과 우리 엄마를 보는 듯한 현실감, 화가 난 희자의 마음을 잘 들여다봐주며 이해시킨 정아의 우정, 정아가 이혼을 결심한 건 모르고 딸에게서 온 고맙다는 문자를 끝없이 자랑하는 석균, 성재에게 좋아한다고 말한 충남이 희자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말해 삼각관계를 막아버린 이야기 등 소소한 웃음거리들은 곳곳에 있었다. 심지어 난희의 동생과 엄마 오쌍분(김영옥)여사의 대화까지 웃음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번 회를 관통하는 난희와 완의 이야기는 언제 터질지 몰라 더 집중하게 했다.
난희에게 두들겨 맞고도 술에 취해 상처에 취해있던 완은 정신을 차리고 술병을 치우고 청소를 하며 이전의 완, 말 잘 듣는 딸로 돌아오려는 걸까 싶었다. ‘정확히 엄마에게 말해줄 때다. 더 이상 내 인생에 끼어들지 말라고, 엄마와 한바탕 내 인생을 걸고 붙을 때가 왔다. 더는 피하지 않겠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완의 결심은 어디로 가고 엄마의 소원이라는 엄마와 엄마 친구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완은 연하의 이야기를 꺼내며 또 쏘아붙이는 난희에게 이제껏 꼭꼭 숨겨둔 연하의 이야기를 하며 충격을 준다. “장애인이 돼서 내가 버렸다”며 무표정한 완의 얼굴은 오히려 상처로 꽁꽁 벽을 쌓은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취재를 이유로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며 “난 너무나 또렷이 기억나는데. 그 때 왜 나 죽이려고 했어”라는 질문까지 아무렇지 않게 던진다.
난희가 완과 함께 죽으려고 약을 먹고 먹였던 사건은 아마도 완을 말 잘 듣는 딸로 만들었을 것이고, 난희에게는 자신을 투영시킨 존재인 완을 향한 집요한 사랑을 키워가게 했을 것이다. ‘엄마의 소원이라니 써보자’던 소설을 위한 취재가 난희의 마음을 끝도 없이 헤집어놓게 되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서늘한 완의 얼굴과 놀라서 흔들리는 난희의 눈빛은 극명한 대비를 보여준다. 꼭꼭 숨겨두었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 하지만 언젠가는 꼭 열렸어야 할 것이었다. 오히려 더 일찍 이런 시간이 이 모녀에겐 있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완의 소설, 드디어 꺼내게 된 연하의 이야기와 과거의 상처들은 난희-완 모녀전쟁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지, 서로의 상처를 어떻게 그리며 풀어갈지 궁금해진다.
수다포인트
-여자들의 의리에 실망하고는 의리 제대로 보여준 희자 이모! 그런데 다음 주에 여행가네요?
-‘밭일할 생각은 안하고 밤일할 생각만 하고!’ 라임 제대로 보여주는 할미넴 오쌍분(김영옥)
-충남 이모, 조카들이라도 착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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